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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안 중간 어딘가에 자리한 그곳. 푸른 바다가 넘실거리는 대신 광활한 갯벌이 펼쳐져 있고, 세련되지 않은 투박한 매력이 가득해 더 정겨운 곳. 한 발자국 내딛으며 일상에서의 휴식을 취하기 딱 좋은 동네, 홍성에 다녀왔다.


 

갯벌과 바다, 등대가 한눈에 보이는 남당항


1 오후에는 배가 정박해 있다 2 새조개와 대하를 상징하는 조각물 3 봄철에는 바지락과 쭈꾸미를 넣은 해물 칼국수가 일품이다


 

수수한 매력과 맛에 취하다

한적한 홍성에 들어섰다. 홍성역에서 출발한 지 30분 만에 도착한 곳은 남당항. 조금 이른 도착이었는지 남당항에 늘어선 식당가에서는 하루를 준비하는 움직임으로 분주했다. 공백 가득한 주차장을 본 순간 아차 싶었다. 가을과 겨울에 특히 먹거리와 볼거리가 가득한 곳이라는 것이 문득 떠올랐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봄을 지나 여름으로 향해가던 뜨거운 6월의 남당항은 조용하고 수수한 매력이 가득했다. 


남당항은 홍성 서쪽에 자리한 작은 어촌인 남당리에 위치했다. 천수만 건너로 안면도가 보이고 잔잔한 수면 위로 떨어지는 석양이 아름다워 홍성 8경 중 6경으로 지정됐다. 내리 쬐는 햇볕으로 반짝이는 물빛만 봐도 석양으로 물들었을 때의 풍경을 감히 상상할 수 있었다.


남당항의 경치만큼 유명한 것이 ‘맛’이다. 항구에서 갓 수확한 싱싱한 수산물로 유명해 매년 가을에는 대하, 겨울에는 새조개를 맛보러 오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천수만에서 잡아 올린 대하는 가을이 제철인데, 덕분에 매년 9월 중순부터 10월초까지 대하축제가 열린다. 또 다른 특산물인 새조개는 새처럼 빠르다는 의미의 조개다. 조개의 모양이 새의 부리처럼 생기기도 했는데, 육질이 쫄깃하고 단맛이 나는 특징이 있어 겨울철 별미로 꼽힌다. 뜨거운 육수나 물에 살짝 데쳐 먹는 샤브샤브로 가장 많이 먹으며 새조개 제철인 매년 겨울 남당항에서도 새조개 축제를 연다. 워낙 유명해 홍성은 몰라도 축제가 열리는 남당항은 아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라고. 새조개도 대하도 없는 느지막한 봄에는 바지락과 쭈꾸미가 그 자리를 대신한다. 통통하게 살 오른 쭈꾸미와 싱싱한 바지락을 넣은 해물 칼국수는 깔끔한 국물 맛만으로도 일품이다.





속동갯벌마을에서는 외지인들이 신청하면 갯벌체험을 할 수 있다



1 모섬에서 속동전망대로 걸어가는 약 100m의 소나무길 2 그림이 있는 정원 곳곳에는 가격을 매길 수 없는 소나무가 가득하다 

3 속동전망대 곳곳에는 무언가 이루어지길 바라는 돌탑이 쌓아져 있다


 

갯벌과 바람 그리고 석양

서해의 매력은 넓디넓은 갯벌에서도 찾을 수 있다. 남당항에서 10분만 이동하면 갯벌의 매력을 흠뻑 느낄 수 있는 속동갯벌마을이 나온다. 속동갯벌마을은 천수만에 위치한 농어촌마을이다. 서해안의 특징을 살려 시작한 갯벌 체험은 여행객들에게도 인기다. 갯벌 체험을 목적으로 마을을 방문하는 여행자들을 위해 봄에는 유채꽃을, 가을에는 코스모스를 볼 수 있는 단지도 조성했다.


이곳의 명당은 천수만을 한 눈에 바라볼 수 있는 속동전망대. 주차장에 들어서기만 해도 소나무 사이 힐끗  천수만이 보인다. 전망대 위에서 어떤 풍경이 펼쳐질지 지레 짐작했더랬다. 아니나 다를까 전망대에 올라서니 한 눈에 천수만을 담을 수 있었다. 전망대 사이로 시원한 바람이 불었고, 아이들과 어른들이 한 데 모여 주전부리를 하고 있었다. 갯벌 체험이 아니더라도 잠시 머물러 시간을 보낼 장소로는 충분했다.


전망대 우측에는 소나무로 가득한 작은 섬이 있다. 모섬이다. 본래는 마을과 연결된 육지였는데, 오랜 시간 파도로 인해 흙이 깎여 나가면서 지금의 섬이 되었다. 속동전망대에서부터 시작된 나무 계단은 모섬까지 약 100m 정도 이어져 있다. 모섬 정상의 전망대까지 연결돼 있는데 이곳의 전망대는 배 모양으로 꾸며져 ‘타이타닉 포토존’으로도 불린다. 해송으로 둘러싸인 모섬의 꼭대기에서는 갯벌의 운치를 완벽하게 느낄 수 있다. 해질녘 어스름한 시간이라면 더없이 만족스럽다.



 



1 그림이 전시된 미술관 앞 잠시 쉬어갈 수 있도록 마련된 노란 벤치 2 곳곳에서 야생화를 만날 수 있다


 

정성 가득한 수목원

해송을 따라 걷는 길이 짧아 아쉬웠던 참에 홍성 8경 중 4경에 속하는 ‘그림이 있는 정원’에 도착했다. 460여 종의 목본류와 870여종의 초본류 등이 어우러져 있어 봄부터 겨울까지 다양한 모습을 만날 수 있는 이곳은 개인이 꾸며 놓은 수목원이지만 어엿한 홍성 8경 중 한곳이다.


정원이란 집 앞의 작은 뜰을 말하는데, 사실 이곳을 정원이라고 부르기에는 다소 몸집이 크다. 축구장 면적의 12.5배(8만9,449m²)에 달해 여유롭게 둘러보려면 넉넉히 세 시간 이상 투자해야 한다. 눈을 뗄 수 없는 야생화와 곳곳의 소나무들은 분명 누군가 정성스럽게 가꾼 티가 난다. 아들을 생각하는 아버지의 마음이 담겨 있었기 때문일 테다.


그림이 있는 정원의 시작은 병상에 누워있는 아들을 위해서였다. 30년 전, 대학 시절 불의의 사고로 전신이 마비된 아들을 위해 아버지가 꾸미기 시작한 것.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이 전부였던 아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나무 한 그루, 꽃 한 송이를 심으며 정원을 가꿔나갔고, 그 모습을 보던 아들 역시 입으로 붓을 잡고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어느덧 구필화가로 활동하게 됐고, 완성한 작품들은 당시 수목원 내 미술관에 전시되었다. 2005년에 문을 열어 몇 년간 운영했지만 안타깝게도 3년 전부터 새로운 주인과 함께하고 있다. 그래도 여전히 곳곳에는 아버지의 정성이 듬뿍 담긴 나무들이 가득하다. 이제 수목원 내 미술관에서 아들의 작품은 볼 수 없지만 다양한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수목원에는 미술관부터 온실 식물원, 전통가구 전시장, 돌탑정원, 폭포에 카페테리아까지 곳곳에 재미 요소를 갖췄다. 곳곳에 배치된 색색의 벤치는 나무, 꽃들과 어우러지고, 걷다 쉬기를 반복할 수밖에 없다. 코끝을 스치는 산바람, 귓가에 맴도는 물소리와 새소리를 듣고 있으면 도시에서의 흔적이 옅어지는 기분이다. 


시기별 수목원의 분위기를 알아채는 것도 매력이다. 봄에는 수선화부터 진달래와 튤립이 자리하고 여름에는 뜨거운 햇볕을 막아줄 우직한 나무들이 푸르다. 야트막한 수목원 정상에 자리한 정자는 가을철 오색 단풍을 즐기기에 더 없이 적합한 곳이다.








이곳엔 꼭!

광천토굴새우젓시장


홍성의 광천시장은 조선시대부터 번성해왔다. 한때 주춤했던 시장을 다시 되살린 것이 바로 ‘토굴새우젓’. 폐광된 토굴에서 새우젓을 숙성·발효시키는 방법으로, 일정한 온도(14도)에서 숙성시킨 덕분에 새우젓의 맛과 향이 타 지역의 새우젓보다 뛰어났다. 덕분에 전국에서 소비되는 새우젓의 70%를 담당할 정도로 흥하게 됐고, 매년 가을철이면 토굴새우젓을 사기 위해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 김장철 직전인 10월 중순경에는 토굴새우젓과 광천김을 주제로 한 축제도 펼쳐진다. 광천역 바로 앞에 위치해 있어 열차를 이용해 홍성을 방문한다면 필수 코스다. 시장 인근에는 무료 주차장이 잘 구비돼 있어 자동차를 이용하더라도 주차 걱정 없다.



 

글·사진=양이슬 기자 ysy@traveltimes.co.kr




출처/트래비(여행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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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홍성군 서부면 남당리 863 남당항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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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에는 영적인 기운이 있나 보다. 

섬이라는 한 글자에서 느껴지는 단절감은 신비롭고 미묘하다. 

외롭지만 외롭고 싶을 때, 

스스로 고립되기 위해 세 섬을 찾았다. 

봄날이었다. 




▲ 여수 오동도에는 동백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이른 봄부터 새빨간 동백꽃을 만나볼 수 있다



▲ 지난 3월, 거금도 거금 생태 숲에서 매화를 만날 수 있었다. 그밖에 수많은 희귀 식물을 만나볼 수 있다



▲ 여수 케이블카



▲ 자산공원과 돌산공원 사이 해상 케이블카를 탑승하면 오동도까지 도달한다. 오동도는 0.12㎢ 크기의 작은 섬이다

 


그리운 꽃섬, 오동도


꽃 피는 바다가 그리운 날엔 여수를 떠올린다. 이렇게 거친 바닷바람을 맞으면서도 새빨간 꽃 한 송이가 동그랗게 피어난다. 여수의 시화, 동백꽃이다. 


동백꽃은 봄날의 여수 시내 곳곳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하지만 진정 꽃길을 걷고 싶다면 오동도에 가는 것이 맞다. 오동도는 섬 모양이 오동잎처럼 보이고 오동나무가 유난히 많아 오동도라고 불리게 됐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사실은 동백나무가 훨씬 많다. 따뜻한 남도의 기후 덕분에 약 200여 종의 상록활엽수가 숲을 만들었는데 그중에서도 특히 동백나무가 군락을 이루며 자라 섬은 온통 동백꽃으로 범벅이 됐다. 우리나라에서 동백꽃이 가장 많이 피어나는, 그야말로 ‘꽃섬’이다.


오동도 동백꽃은 순결하다. 오동도에 동백꽃이 피게 된 유래가 증명한다. 아주 오랜 날 오동도에는 어여쁜 부인을 둔 어부가 있었다. 어부가 배를 타고 바다에 나간 어느 날 도적떼를 만난 어부의 부인은 정조를 지키기 위해 벼랑에서 몸을 던졌다고 한다. 이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남편은 오동도 기슭에 부인을 정성껏 묻었는데 그해 겨울 무덤가에는 빨간 동백꽃이 피어났단다. 그래서인지 오동도에는 어여쁜 꽃을 두고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시가 유난히 많다. 


작은 섬이다. 굳이 면적으로 따지면 고작 0.12㎢ 정도다. 느린 걸음으로 한 바퀴를 돌아도 한 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다. 오동도까지는 해상케이블카로 간다. 2014년 12월, 자산공원과 돌산공원 사이 1.5km의 바다를 건너는 해상 케이블카가 탄생했다. 케이블카 옆으로는 거북선대교와 돌산대교가 눈에 들어온다. 여수 그리고 바다. 두 단어의 조합만으로도 충분히 낭만이 넘치는 풍경을 360도로 감상할 수 있는 시간은 너무 짧아 아쉽기만 하다. 


 





▲ 거금 생태 숲 관찰로를 따라 구름다리까지 오른다. 건너편에는 다도해가 끝없이 펼쳐져 있다



▲ 녹동항에서 바라본 거금대교. 일몰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가슴이 뻥 뚫린다, 거금도


길에도 끝이 있다. 쭉쭉 뻗은 27번 국도는 거금도 금산면에서 장장 246.9km 도로의 막을 내린다. 전라북도 군산에서부터 전라남도 고흥 끝자락까지 이어지는 27번 국도는 아름다운 드라이브 코스로 유명하다. 화려한 명성과 달리 27번 국도가 끝나는 지점인 오천항은 소박한 섬마을의 진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돌바위를 후다닥 훑고 지나가는 돌게 몇 마리 너머로 고깃배가 여럿 정박해 있다. 탁 트인 어촌마을에 이따금 불어오는 봄바람이 향긋하다. 


사실 거금도 역시 더 이상 배를 타야만 갈 수 있는 단절된 섬이 아니다. 2009년 고흥 녹동항과 소록도를 잇는 소록대교 개통에 이어 2011년 소록도와 거금도를 연결하는 거금대교가 완공됐다. 독특한 점은 복층 교량으로 지어졌다는 거다. 자동차 전용도로 아래로 보행자와 자전거가 다닐 수 있는 길이 따로 있다. 총 길이 2,028m. 부담 없이 바다를 걸을 수 있는 길인 셈이다. 


섬은 숲을 품고 있다. 거금도에는 바다에 떠 있는 고래 등 모습을 한 592m의 낮은 산, 적대봉이 있다. 고흥군에서는 적대봉에 자라는 희귀한 산림식물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보전하기 위해 2013년 거금 생태 숲을 조성했다. 식물을 최대한 훼손하지 않고도 관찰로부터 구름다리, 생태 숲 전시관 등을 갖췄다. 관찰로를 따라 돌계단을 하나하나 오르면서 쉽게 볼 수 없었던 나무며 꽃 이름을 한 번씩 읊조리게 된다. 정상으로 치는 구름다리까지는 약 30분. 그 앞에는 셀 수 없는 다도해가 펼쳐져 있다. 섬 너머 섬이 이렇게나 많다.


 





▲ 소록도 구석구석 과거 한센병 환자들이 손수 가꾼 정원과 길이 아름답다



▲ 국립소록도병원에는 미카엘 대천사가 한센균을 무찌르는듯한 모습의 구라탑이 있다. 탑에는 ‘한센병은 낫는다’는 구호가 적혀 있다


 

언젠가는 마주할 소록도 


이름 참 예쁘다, 소록도. 어린 사슴을 닮았다 하여 얻은 이름이다. 녹동항에서 불과 1km 거리로 손에 잡힐 듯 가까이 있다. 하지만 소록도는 2009년 소록대교가 개통되기 전까지 사람이 살고 있는 섬 중 가장 단절된 땅이었다. 과거 한센병 환자들이 강제로 격리됐던 섬에는 지금도 남아 있는 약 500여 명의 한센병 환자들이 슬픈 추억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 


한센병 환자들이 투병했던 국립소록도병원으로 들어가기 전 세상에서 가장 슬픈 길을 걸었다. 주차장을 지나 병동까지 이어지는 길이다. 한센병 환자들에게는 한 달에 한 번 가족을 만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는데, 전염을 우려해 이 길을 사이에 두고 서로 안부를 묻는 정도의 짧은 만남만이 가능했단다. 양쪽으로 소나무가 빼곡하게 우거진 길은 손 한번 제대로 잡아보지 못했던 그들의 안타까움이 서려 있다. 병동으로 가까워질수록 숙연함에 고개를 숙인다. 참혹했던 감금실을 지나 병동에서 일어났던 일들과 생활을 고스란히 담아 놓은 생활전시관에서는 먹먹함에 손을 꽉 움켜쥐게 된다. 환자들의 눈물은 섬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지금은 평화롭고 단아한 정원과 중앙공원은 성치 않은 환자들이 손수 나르고 심어 가꾼 공간이다. 100년의 시간을 함께 견뎌온 나무 한 그루 한 그루에는 관록이 쌓여 있다. 


소록도는 마주하고 싶지 않을 테지만 언젠가 한 번은 마주해야 하는 땅이다. 잔혹한 일들이 벌어졌던 과거의 어두운 시간을 돌아보며 반성하기도, 깨달음을 얻기도 하는 ‘다크 투어리즘’의 목적지다. 섬을 한 바퀴 돌고 나오는 길, 미카엘 대천사가 날카로운 창으로 한센균을 찌르는 것 같은 모습의 구라탑이 눈에 선하다. ‘나병에서 구한다’는 뜻이다. 구라탑에 적혀 있는 ‘한센병은 낫는다’는 구호를 주문처럼 외워버렸다.





여수+거금도&소록도 여행 이모저모


 


▶Food  

새콤달콤 서대회무침 

여수에서는 납작한 생선 서대를 식초를 더한 매콤한 양념으로 새콤달콤하게 무쳐낸다. 꼬득꼬득하게 말려 굽거나 조림으로 먹기도 하는데 여수에서는 회무침으로 더 유명하다. 껍질과 뼈를 잘 발라내 살코기로만 각종 채소와 함께 버무린다. 가정식 백반에 서대회무침 한 접시면 막걸리 한 사발이 꿀떡 꿀떡 들어가기 마련이다. 


해양식당

- 주소: 전남 여수시 중앙로 72-24

- 문의: 061 663 3303  






  


바다가 낳은 먹거리 

여수를 대표하는 수산시장인 교동시장은 지난 1월 설 명절을 앞두고 일어난 화재로 상처를 입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고 빠른 복구 작업이 한창이다. 본건물 앞에 임시 장터가 열렸다. 각종 싱싱한 해산물을 비롯해 건어물 등 바다가 품은 먹거리를 모두 만나볼 수 있다. 



여수 교동시장 

- 주소: 전라남도 여수시 교동시장1길 15-10

- 문의: 061 666 3778






 


▶Activity

바다를 옆에 두고 라이딩 

여수 해양레일바이크는 기록을 가지고 있다. 국내 최초 전 구간 바다를 끼고 달리는 레일바이크다. 3.5km 레일을 따라 바닷길이 쭉 이어진다. 천천히 페달을 밟으며 큰 힘을 들이지 않아도 라이딩을 즐길 수 있다. 반환점을 돌기 위해서는 터널을 통과해야하는데 LED 조명으로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즐거움을 더한다. 사계절 내내 즐길 수 있는 액티비티로 여행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티켓은 온라인으로 사전 구매시 빠른 입장이 가능하다. 



여수 해양레일바이크

- 주소: 전라남도 여수시 망양로 187

- 문의: 061 652 7882

- 홈페이지: www.여수레일바이크.com






 


▶Place   

별이 쏟아지는 고흥

유일한 미지의 세계는 우주다. 그 끝을 아직 헤아리지 못한 지구별 사람들은 까마득한 세계가 궁금하기만 하다. 고흥 우주천문과학관은 우주를 탐하기 위한 최첨단 장비를 갖췄다. 800mm 주망원경을 비롯해 보조망원경, 천체투영실을 통해 우주를 바라보는 기회를 마련했다. 밤에는 각종 별자리를 관측하고 낮에는 천체투영실에서 가상 별자리 여행을 떠날 수 있다. 


고흥 우주천문과학관

- 주소: 전라남도 고흥군 도양읍 장기산 선암길 353

- 문의: 061 830 6690~7

- 홈페이지: star.goheung.go.kr




여수+거금도&소록도 상품은 1박2일 동안 여수와 고흥의 주요 관광지를 들를 뿐만 아니라 여수해양케이블카, 여수해양레일바이크, 고흥우주천문과학관 등 이곳이 아니면 경험할 수 없는 매력들도 만날 수 있다. 맛도 빼놓을 수 없다. 서대회무침 등 바다 향 가득한 이곳만의 별미도 여행의 맛을 더한다. 서울에서 KTX로 이동하기 때문에 한결 편리하다. 요금은 성인 4인1실 기준 20만9,000원부터다.


 


글·사진=손고은 기자 koeun@traveltimes.co.kr 




출처/트래비(여행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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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남도 여수시 중앙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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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강남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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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뜬다는 경기 서부권 맥주들을 두루 맛보았다.

맥주 한 잔 한 잔, 각기 다른 이야기들이 거품 위로 떠올랐다.




SEONGNAM   

도심 속 마이크로 브루어리

더 부스 판교 브루어리(THE  BOOTH  PANGYO  BREWERY)


2012년 11월, ‘한국 맥주가 대동강 맥주*보다 맛없다’는 기사를 썼던 <이코노미스트> 서울 특파원 다니엘 튜더(Daniel Tudor). 이후 그는 서울 녹사평에 ‘더 부스(The Booth)’라는 수제맥주 집을 차렸고, 뒤이어 경기도 판교에 브루어리가 생겼다. 더 부스 판교 브루어리는 국내에서 가장 작은 도심 속 ‘마이크로 브루어리’다. 마이크로 브루어리란 우리나라 주세법 상 발효조 탱크가 75㎘로 제한된 공간에서 맥주를 만드는 소규모 양조장을 말하는데, 탱크 규모가 약 10만 킬로리터에 달하는 대기업들에 비하면 그야말로 ‘마이크로’인 셈이다. 


총 여덟 가지 맥주 중 ‘국민 아이피에이(Kukmin IPA)’는 ‘2017 대한민국 주류대상’에서 크래프트 에일 맥주 대상을 수상한 더 부스의 자랑거리다. 뉴 웨스트코드 스타일의 크래프트 비어는 기존 제품보다 홉(Hop) 향이 더욱 진하게 나고 파인애플, 망고, 파파야 향의 신선함을 느낄 수 있다. 더 부스의 맥주를 처음 접한다면, 대동강 페일 에일(Pale Ale Taedonggang Mikkeller)부터 마셔 보자. 상큼한 과일향이 풍겨 나와 특히나 봄과 잘 어울린다. 


 * 대동강 맥주│북한에서 가장 많이 제조하는 맥주로, 상류층이 주로 마신다고 알려져 있다.


 

- 주소: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운중로 225번길 14-3 101  

- 전화: 031 1544 4723

- 홈페이지: thebooth.co.kr

- 오픈: 화~금요일 17:00~22:30, 토~일요일 14:00~22:30(월요일 휴무) 


 




ANSAN   

‘복’스러운 맥주

크래머리(KRAEMERLEE)


독일 대사관에서 인정한 맥주가 안산에? 독일에서 온 브루마스터 ‘크래머(Kramer)’와 두 한국인 ‘리(Lee)’ 브루마스터 이원기 대표, 이지공 대표가 만나 탄생한 크루머리는 맥주의 원료로 오직 보리와 홉, 물만 사용한다는 맥주순수령을 지키고 있다. 실제 독일 대사관 행사에서 대표 맥주로 소개될 만큼 크래머리의 맥주는 그 정통성을 인정받았는데, 스승이 제자에게 대대로 레시피를 전수하는 전통 도제 방식*을 고수한다는 것에서 역시 장인정신이 묻어난다.


크래머리가 특히나 추천하는 맥주는 ‘싱글 아이피에이(Single IPA)’와 ‘복(BOCK)’. 맥아 하나, 홉 하나만을 넣어 양조하는 싱글 아이피에이에는 국내에선 처음으로 독일산 폴라리스(Polaris) 홉*이 사용됐다. 복은 다른 곳에서는 쉽게 맛볼 수 없는 특별한 맥주다. 독일에서 유래한 라거 맥주의 일종으로, 알콜 도수가 높고 맥아가 많이 함유돼 맛이 진한 게 특징. 앰버 복(Amber Bockbier), 바이젠 복(Weizen Bockbier), 프리미엄 복(Premium Bockbier) 등 크래머리는 다양한 복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 전통 도제 방식│마에스터와 도제 사이, 소수의 인력을 통해 비밀 레시피가 전수되었던 중세 유럽의 방식  

* 폴라리스 홉│독일에서 재배되는 홉의 종류. 민트, 파인애플, 박하향이 나는 것이 특징이다.


 

- 주소: 경기도 안산시 상록구 원당골 5길 17

- 오픈:  월~금요일 09:00~18:00  

- 전화: 010 2496 5429

- 홈페이지: kraemerlee.com





 


SUWON   

맥주 전후 아빠의 표정

레비 브루잉 컴퍼니(LEVEE BREWING COMPANY)


‘레비(Levee)’는 영어로 제방을 의미한다. 브루어리가 위치한 수원 망포동에는 오래 전 실제로 제방이 있었고, 지금도 지하에 물이 흐르고 있다니 이름처럼 제대로 ‘물 만난’ 양조장이다. 레비 브루잉 컴퍼니는 2002년 부산에서 시작해 수원까지 올라온 크래프트 비어 1세대 브루어리로, 맥주를 마시기 전과 후 아빠의 표정을 표현한 로고는 실제로 배우용 대표의 딸이 직접 그린 거라고. 


총 여섯 가지 메뉴 중 ‘레비 콜쉬(LEVEE KOLSCH)’는 독일 쾰른 지방의 전통 맥주 스타일로, 풋사과와 배의 향이 깔끔하게 떨어지는 피니시를 느낄 수 있다. ‘레비 소라치 에이스(LEVEE SORACHI ACE)’는 레몬, 라임 자몽, 딜*의 맛과 향이 조화를 이루고 있어 특히 여성들에게 인기 만점이다. 레비 브루잉 컴퍼니의 맥주를 한번에 모두 알고 싶다면, 무제한 메뉴를 주문해 보시길. 3시간 2만7,700원이면 위트(WHEAT), 콜쉬(KOLSCH), 스타우트(STOUT), 아이피에이(IPA)를 무제한으로 마실 수 있고 테이크아웃도 가능하다.


 * 딜│허브의 한 종류로 한국에서는 소회향이라 불린다.



- 주소: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영통로 103 뉴엘지프라자 203호

- 전화:  031 202 9915

- 홈페이지: www.leveebrewing.company

- 오픈: 월~목요일, 토요일 18:00 ~24:00, 금요일 18:00~01:00(일요일 휴무)


 





GOYANG   

한판 신명나게 놀아 보자

플레이그라운드 브루어리 (PLAYGROUND BREWERY)


양반과 천민, 상민 모두 어울려 노는 별신굿놀이처럼 맥주로 한‘판’ 제대로 놀아 보자는 생각으로 뭉친 이곳은 이름하야 플레이 그라운드 브루어리. 하회별신 굿탈 놀이의 캐릭터들을 브랜드화해 맥주 이름도 양반탈, 중탈, 각시탈 등에서 따 왔다. 양반탈을 모티브로 한 ‘더 젠틀맨(The Gentleman Lager)’은 ‘소맥’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한 플레이 그라운드의 대표 메뉴로. 알콜 함량은 7.6도 정도 된다. 각시탈에서 착안한 ‘더 미스트레스(The Mistress)’는 맥주 입문자들에겐 다소 생소한 세종(Saison)* 스타일이지만, 프렌치 이스트(French Yeast)의 아로마향을 첨가해 대중적인 맛을 구현했다.


 *세종│벨기에에서 탄생한 농주. 우리나라 막걸리처럼 걸쭉하고 시큼한 맛이 난다.


 

- 주소: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이산포길 246-11

- 전화: 031 912 2463 

- 홈페이지: www.playgroundbrewery.com

- 오픈: 화~일요일 11:30~22:00 (월요일 휴무)


 



 


진하게 담긴 시간의 맛

브루하우스 더 테이블 (BREWHOUSE THE TABLE)


1994년 종로에서 펍을 시작한 더 테이블이 경기도 고양에 브루어리를 오픈했다. 일산에서 맥주사업을 시작하자고 제안한 어머니, 양조시설을 설비하는 친형, 브루어리를 운영하는 윤재원 대표까지. 온 가족이 함께하는 더 테이블에는 이들의 23년 세월이 진득하게 담겼다. 독일 카스파리(CASPARY) 사의 양조시설로 생산되는 이곳의 맥주는 총 16종. 특히 IPA 레시피를 자체 개발해 만든 더 테이블 IPA는 2년 연속 대한민국 주류대상 수상이라는 화려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허니 브라운 에일(Honey Brown Ale)은 국산 꿀을 첨가해 발효시켜 달달한 향이 나고, 고흥 산 유자로 만든 유자에일(SH Yuza Ale)은 유자와 맥주의 환상적인 궁합을 자랑한다.  



- 주소: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백마로 504

- 전화: 070 8241 2939

- 홈페이지: www.brewhousethetable.co.kr

- 오픈: 월~금요일 16:00~02:00, 토~일요일 14:00~02:00


 



이 글을 쓴 오윤희 트래비스트는  

여행과 맥주를 두루 좋아하는 직장인이다. <트래비>에 브루어리를 소개한다는 명목으로 맥주에 푹 빠져 사는 중이다. 올 한 해는 전국 방방곡곡 브루어리를 다니며 맥주 여행에 대한 글을 쓸 예정이다.



글 Traviest 오윤희  에디터 김예지 기자  사진 Traviest 오윤희, 더 부스 판교 브루어리, 크래머리, 레비 브루잉 컴퍼니, 플레이그라운드 브루어리, 브루하우스 더 테이블



출처/트래비(여행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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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iwan Lantern Festival


첫 번째 타이완 여행을 떠올린다. 로맨틱한 크루즈 여행이었다. 

하지만 저녁 6시만 되면 신데렐라처럼 배로 돌아가야만 했고, 그 화려하다는 

타이완의 야경은 구경조차 못해 아쉬움이 컸다. 그 아쉬움을 달래려는 듯, 

두 번째 타이완 여행은 ‘야경’이 주제다. 

정월대보름의 타이완 등불축제를 운명처럼 여행했다.

 


▲ 타이완 등불축제의 밤, 거대한 등불 사이로 오색찬란한 불꽃이 수를 놓는다


▲ 해가 지자마자 찾아오는 마법의 시간 ‘매직아워’에 사진을 찍으면 등불과 하늘의 노출을 동시에 살릴 수 있다

 



로맨틱한 등불의 향연  

타이완 등불 축제

 

타이완 사람들의 등불 사랑은 유별나다. 새 건물보다는 낡고 오래된 건물을 마주치기가 쉬운 타이완의 도시들은 밤만 되면 화려하게 변모한다. 골목마다 각양각색의 오색찬란한 등불이 불을 밝힌다. 


타이베이에서 고속열차로 1시간 30분 거리에 있는 윈린현(雲林縣)을 찾아갔다. 올해로 28회, 등불축제의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타이완 등불축제를 보기 위해서다. 축제의 무대인 후웨이(虎尾) 지구는 손님맞이로 분주했다. 음력 1월15일은 1년 중 달이 가장 크고 밝은 날이다. 달을 보며 한 해의 안녕을 기원하고 소원을 비는 날로 한국에선 ‘정월대보름’, 타이완에선 ‘원소절(元宵節)’이라 부른다. 원소절은 중국의 오랜 전통에서 시작되어 무려 20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타이완에서는 원소절에 등불을 켜고 찹쌀로 만든 동그란 새알심 ‘탕위안(汤圆)’을 먹으면서 둥글둥글 화목하게 살아가기를 기원한다. 원소절 타이완 각 지역에서는 특색 있는 행사들이 펼쳐지는데, 모두 빛에 관한 축제들이다.


점등식과 함께 축제가 개막하는 오후 5시. 아직 어둠이 내리진 않았지만 축제장은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윈린 고속철도역 주변의 농업박람회 생태단지 곳곳에 설치된 3,000여 개의 등불 조형물이 관람객들을 반겼다. 유모차를 끌고 나온 가족, 손을 꼭 잡은 연인 등 수많은 사람들이 조형물을 구경하고 그 앞에서 사진을 찍고 있었다.


축제의 장에 먹거리가 빠질 수 없다. 행사장 한쪽에선 타이완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야시장이 넓게 펼쳐져 있었다. 꼬치구이, 대왕오징어 튀김, 구운 옥수수, 타피오카 펄을 넣은 밀크티 등 다양한 먹거리가 발길을 붙잡았다. 한국인들 사이에선 호불호가 갈리는 취두부 향과 고수 향도 곳곳에서 진하게 풍겨 나왔다.

 

 

▲ 화려한 색감, 어마어마하게 큰 등불의 크기에 한 번 놀라고, 눈썹까지 움직이는 등불의 디테일에 두 번 놀란다


▲ 비상하는 봉황을 바라보며 새해 소원을 빌어 본다



타이완 등불축제의 가장 큰 특징은 해마다 그 해에 해당하는 십이지신(十二支神)이 주등이 된다는 점이다. 2017년은 정유년(丁酉年), 그에 걸맞게 올해의 주등은 봉황이다. 봉황이 머리를 들고 날아오르는 모습을 형상화한 거대한 주등 ‘봉황래의(鳳凰來儀)’는 4D 굴절방식으로 제작됐다. 어떤 각도에서든 천변만화(千變萬化)의 광학적 효과를 느낄 수 있다. 

 

 

▲ 미국 디스커버리 채널이 ‘세계 최고의 축제 가운데 하나’로 조명한 타이완 등불 축제

 

▲ 정유년(丁酉年) 닭의 해답게, 달걀 모양의 등불이 관람객들에게 가장 큰 인기를 끌었다



주등이 점화되는 순간을 놓치지 않기 위해 사람들의 카메라가 일제히 한곳을 향했다. 주등이 환히 불을 밝히는 순간, 사람들의 소망도 높이 비상한다. 곳곳에서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등불 앞에서 사진을 찍고 즐기고 있었다. 올해 등불축제는 윈린의 다원문화와 토지를 기반으로 한 ‘친환경’을 스토리로 내세웠다. 로하스, 고향, 인형극, 연희, 종교기복, 공예전통 등 윈린현의 상징들과 독특한 자연 생태, 친환경 과학기술, 민속 문화 등을 등불로 표현했다.


어둠이 내려앉자 빛의 축제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불이 들어온 등불의 영롱한 색이 마음을 설레게 했다. 아이들도 신이 난 듯 포켓몬, 아이언맨, 토토로 등 애니메이션 캐릭터 등불 사이를 뛰어다니며 놀기에 여념이 없었다. 끝없이 걸려 있는 등불 아래로 엄청난 인파들이 오갔다. 우리나라 불꽃축제만큼 복잡하고 사람이 많은데도 행사장은 질서정연하다. 샤오츠(小吃·가볍고 간단한 길거리 음식)를 먹기 위해 길게 늘어선 줄 앞에서 새치기하는 사람도 없고, 앞사람에 가려 등불이 잘 안 보인다고 언성을 높이는 사람도 없다. 행사장에 서서 조금이라도 머뭇거리고 있으면 안내요원이 바로 말을 걸어온다. “좀 도와 드릴까요?” 그들의 몸에 밴 친절을 대하면 절로 기분이 좋아진다.


밤이 깊을수록 축제의 분위기는 더욱 무르익는다. 밤하늘을 화려하게 장식하는 등불 아래 간절히 소원을 비는 타이완 사람들의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까만 밤하늘 위로 레이저빔이 정신없이 춤을 추었고, 색색의 등불 사이로 오색찬란한 불꽃이 수놓았다. 수천 발의 폭죽을 하늘로 쏘아 올릴 때마다 마음에도 불꽃이 팡팡 터졌다.

 

 


타이완 등불축제의 유래


타이베이의 주요 사찰들은 언젠가부터 원소절을 앞두고 아름답게 장식한 화등(花燈)을 밝히는 행사를 열곤 했다. 이 특별한 화등 장식을 구경하러 타이완 각지에서 몰려드는 관람객의 수가 엄청나게 늘어나자, 각 사찰에 거는 화등을 한곳에 모아 좀 더 편하게 감상할 수 있게 하자는 의견이 모였다. 타이완 교통부 관광국 주관으로 1990년, 한장소에 화려한 등을 모아 전시하는 행사가 처음 열렸다. 그렇게 시작된 행사는 오늘날 주민들과 세계 각국의 방문객들이 함께 즐기는 타이완 등불축제로 발전하게 됐다. 

 

 


야시장 안 스린츠시엔꽁(士林義誠宮)의 등불


예로부터 타이완의 대다수 사람들은 도교나 불교를 믿었다. 그 때문에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사원 주변으로 시장이 형성됐다. 스린 야시장도 마찬가지다. 야시장 안에 위치한 도교 사원인 ‘스린츠시엔꽁(士林義誠宮)’의 화려한 등불은 큰 볼거리다. 사원 계단에 앉아 길거리 야식을 먹는 사람들을 구경하는 것도 재미있다.   

 



글·사진 Travie writer 유호종  에디터 고서령 기자



출처/트래비(여행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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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맥주 한 잔의 혼술로 하루를 마무리하는 

자칭 ‘맥주덕후’가 오직 맥주 하나만 보고 훌쩍 떠났다.

무수한 혼술족들이여, 오늘만은 함께할 준비가 되셨는가?

맥주 거품처럼 풍성한 제주 곳곳의 브루어리 탐방.


 



 

크래프트 비어계의 남다른 제주


혹시 ‘크래프트 비어=수제 맥주’라는 당연한 오해를 하고 있진 않은지? 엄밀히 말하면 크래프트 비어(Craft Beer)는 그냥 수제 맥주가 아니라 소규모 양조장에서 ‘장인정신’으로 만든 맥주를 의미한다. 한국에서 본격적으로 크래프트 비어 산업이 성장한 건 지난 2014년 4월, 소규모 양조장에 관한 규제가 완화된 이후부터다. 이전에 대기업들의 주 무대였던 주류시장에 독창적이고 창의적인 개성을 가진 브루어리들이 하나둘 들어서기 시작했다. 브루어리가 약 4,000여 개에 달한다는 미국에 비하면 60개 정도의 브루어리를 가진 우리나라는 아직 걸음마 단계지만, 그중에서도 제주는 걸음마 보폭이 남다른 우량아라 할 수 있다.



 


제주 자연과 정신을 담아

제스피 (JESPI)


제주 천혜의 자연을 맥주에 담아내는 곳. 제주에서 자란 천연 보리와 100여 회의 화산활동으로 생성된 천연화산암반수로 맥주를 제조한다. 2010년 오픈한 뒤 현재 연간 85톤 정도의 생산 설비로 맥주를 생산하고 있는 제스피는 올해 들어 부쩍 그 존재감을 드러냈다. 지난 2월 ‘대한민국 주류대상 크래프트비어 부문’을 수상한 데 이어 세계 3대 주류 품평회 중 하나인 ‘유러피안 비어 스타 2016(European Beer Star 2016)’에도 출품한 것. 제주 내 대형 호텔이나 펍에서 만날 수 있다는 제스피는 오직 제주에만 있는 맛이기에 더욱 귀하고 특별하다.


제스피 브루어리에 가면 실제 양조하는 작업 공간을 둘러볼 수 있다. 맥아분쇄부터 발효와 숙성, 저장까지 맥주 초보자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직원이 직접 친절히 설명해 준다. 양조장 견학이 끝나면 라거(Lager), 페일에일(Pale Ale), 바이젠(Weizen), 스타우트(Stout), 스트롱에일(Strong Ale), 총 5종류의 맥주를 시음할 수 있는데 각각 도수와 바디감이 다르다. 맥주 입문자에겐 탄산이 가미돼 가볍게 마시기 좋은 라거를, 진한 맛을 원하는 맥주 고수에겐 중후하고 풍부한 맛이 일품인 스트롱에일을 추천한다. 


 

제스피 브루어리

주소: 서귀포시 남원읍 서성로 684-22

오픈: 월~금요일 10:00~16:00(주말 휴무, 최소 2일 전 예약 필수)

전화: 064 780 3582 

홈페이지: brand.jpdc.co.kr/jespi




제스피 매장

주소: 제주시 연동 신대로 16길 44 (수)신제주 종합시장 1층

오픈: 16:00~01:00(연중무휴)

전화: 064 713 7744



 





제주의 대표 맥주

제주지앵 (JEJUSIEN)


이만큼 제주일 순 없겠다. 이미 SNS에서 자자한 입소문을 타고 제주의 대표 맥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주인공은 바로 제주지앵의 ‘감귤맥주’. “제주를 대표하는 맥주란 어떤 맥주일까?”라는 질문에 아주 간단명료하게 답하기로 한 두 고등학교 동창이 함께 브루어리를 만들었다. 서울에서 열린 비어 페스티벌에서도 제주지앵 맥주가 가장 먼저 동이 났다며 자랑스럽게 이야기하는 강규언, 문성혁 두 대표의 눈엔 맥주와 제주를 향한 하트로 그득했다. 


제주지앵 브루어리의 외관은 양조장 하면 흔히 떠오르는 공장이나 창고의 비주얼과는 사뭇 다르다. 다른 브루어리들과는 다르게 일반 가정집 지하를 개조해 만들어 더욱 정감 가고 친근한 느낌이다. 이곳에선 라이트(Light)와 헤비(Heavy), 두 종류의 맥주를 양조하는데 라이트는 말 그대로 가벼운 에일(Ale) 맥주, 헤비는 강한 풍미가 느껴지는 맥주다.


산뜻한 감귤 향에 은은한 꿀맛이 가미된 라이트는 주로 젊은 여성에게, 진한 목 넘김으로 중후한 맛이 있는 헤비는 남성과 중년층에게 인기가 많다고. 아쉽게도 현재 브루어리 투어는 따로 운영하지 않지만, 제주 시내 베스트웨스턴호텔 1층에 위치한 ‘탭하우스 더코너(Taphouse The Corner)’에서 제주지앵을 만날 수 있다는 건 더할 나위 없는 희소식이다. 크래프트 비어를 사랑하는 당신, 제주 여행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로 ‘알딸딸한 제주지앵 되기’는 어떨지.


 

제주지앵 브루어리

주소: 제주시 청귤로3길 42-7

전화: 064 724 3650

인스타그램:  jejusien_official




탭하우스 더코너

주소: 제주시 도령로 27 베스트웨스턴호텔 1층

오픈: 월~토요일 18:00~01:00(일요일 휴무)

전화: 064 744 2007




오직 ‘제주’다운 맥주로 승부하겠다는 일념으로 똘똘 뭉친 두 친구. 그들은 진정한 제주지앵이다.


 



 


서울태생 맥주의 제주살이

맥파이 (MAGPIE)


에릭(Eric)과 티파니(Tiffany), 핫산(Hassan)과 제이슨(Jason). 그저 맥주를 좋아하던 미국, 캐나다 친구 네 명이 모였다. 2012년 창립 이후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맥파이는 크래프트 비어의 시초 격 브랜드라 할 수 있다. 처음에 서울 이태원에서 사업을 시작한 이들은 현대미술관으로 잘 알려진 ‘아라리오뮤지엄’의 투자로 제주에 양조장을 설립했다. 기존에 다른 브루어리에 위탁해 양조하다가 직접 맥주를 생산하고 공급할 수 있게 된 맥파이는 ‘BREWED ON JEJU, BORN IN SEOUL’이라는 슬로건으로 본격적인 제주살이를 시작했다.


맥파이는 영어로 ‘까치’라는 의미로, 좋은 소식을 몰고 오는 까치처럼 좋은 맥주 문화를 국내에 널리 알리고자 하는 뜻을 담고 있다고. 원대한 꿈만큼이나 맥파이 브루어리의 내부도 시원시원한데, 감귤 창고와 포장 공장을 개조해 만든 빈티지한 공간이 모던하면서도 감각적이다. 주말에만 진행하는 브루어리 투어에서는 양조시설과 과정을 볼 수 있는 것은 물론 맥아 샘플을 직접 보고 먹어 볼 수 있다. 페일에일(Pale Ale), 포터(Porter), 아메리칸 휘트(Wheat), 아이피에이(IPA)부터 고스트(Ghost), 가을가득(Full of Fall) 등 독특한 이름의 맥주들까지. 이곳의 모든 맥주에서 맥파이만의 톡톡 튀는 감각과 위트가 듬뿍 느껴진다.  



맥파이 브루어리

주소: 제주시 동회천1길 23

오픈: 토~일요일 12:00~20:00

전화: 02 749 2849

홈페이지: www.magpiebrewing.com

브루어리 투어: 13:00, 15:00, 17:00(사전 예약제)

가격: 1만원(맥주 한 잔 포함)

이메일: brewery@magpiebrewing.com




맥파이 매장

주소: 제주시 탑동로2길 3, 1층

오픈: 화~일요일 17:00~01:00(월요일 휴무)

전화: 064 720 8227



 

맥파이 브루어리 담당자 이설희 매니저

서울 경리단길 맥파이 매장 옆에서 레스토랑을 운영하던 그녀는 맥파이의 단골손님이었다. 그리고 결국 그 매력에서 헤어 나오지 못해 맥파이의 일원이 되었다. 



 *이 글을 쓴 오윤희 트래비스트는 예술과 여행을 좋아하는 직장인이다. 도저히 마시는 데만 그칠 수가 없어 맥주 제조 공부를 시작했으며, 앞으로도 맥주에 대한 글을 계속 써 내려갈 생각이다.


 


글 Traviest 오윤희  에디터 김예지 기자  사진제공 Traviest 오윤희, 제스피, 제주지앵, 맥파이





출처/트래비(여행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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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해서 무엇 하랴. 어지러운 시절이다. 들려오는 소식들은 차마 쉽게 믿을 수 없고, 들어보면, 그러나 믿지 않을 도리도 없다. 온통 엉망이고, 모든 것이 뒤죽박죽이다. 한참 동안 포털 사이트의 뉴스들을 보다가, 카톡으로 시국을 이야기하다가,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짐을 꾸렸다. 여행이 치유이고 처방이라면, 내가 가장 시급한 환자였다. 어디로 갈까. 어디로 가서 달래 줘야 하는가. 나는 순한 것들과 만나고 싶었다. 그렇게 해서 선택한 곳. 목적지는 순천이었다. 그곳에서 나는 다섯 개의 순順과 만났다. 

  



첫 번째 만남 / 순천(順天)의 순. 


순천을 글자 뜻 그대로 해석하면 순한 하늘이라는 의미가 된다. 하늘이 순하다니, 나는 그것을 ‘사람들이 살기 좋은 지역’이라는 의미로 받아들였다. 순천 지역 곳곳마다 청동기 유적들이 대량으로 출토되고 수백기의 고인돌들이 분포하는 것으로 볼 때, 아주 오래 전부터 그곳에 사람들이 편안한 마음으로 살아온 것으로 보인다. 1,228m 백운산과 조계산이 있고, 600만톤의 물을 담고 있는 주암호와 상사호가 있는 도시. 고흥반도와 여수반도가 두 팔로 감싸 안은 듯 은밀하고 온화한 바다, 순천만이 있는 도시. 여수를 지나 순천에 처음 닿았을 때, 나는 말했다. 여기 참 부드럽다. 무언가 따뜻하다. 벌써 마음이 위로된다. 오길 잘했다.


 


두 번째 만남 / 온순(溫順)의 순. 


낙안읍성으로 향했다. 관광을 위한 모델하우스가 아니라 조선시대부터 정말 사람이 그대로 살고 있는 마을. 그 낮은 초가지붕들 아래 되도록 천천히 걸으며 오래된 시간들과 만나고 싶었다. 현대의 시간들을 잊고 싶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초가지붕 위에서 옛 방식 그대로 지붕을 고치고 있는 사람들. 마당에 널린 빨래와 서로 안부를 묻는 사람들의 표정. 순한 얼굴의 강아지들. 아직도 매달려 있는 붉은 감들. 어디선가 까치의 울음소리들. 내가 살았던 집인 양 모든 집들에 눈길 주며 걷다가 마을 뒷편 언덕에 올랐다. 와. 마을이 다 내려다보인다. 마을이 아니라 둥근 빵들이 서로 기대며 앉아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렇다. 서울과 대도시만 대한민국은 아니다. 아파트와 에스컬레이터와 첨탑만이 현대의 풍경은 아니다. 저기 그저 마음이 편안해지는 사람들의 마을을 보라. 누가 더 높지도 않고, 누가 더 넓지도 않다. 그런 것들이 좋아서 그곳에 오래 앉아 있을 때 어디선가 남도의 민요 한자락이 흘러나왔다. 일하면서 부르는 노동의 노래. 누가 들으라고 부르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달래며 부르는 노래. 앉아서 듣는다. 


 




세 번째 만남 / 귀순(歸順)의 순.


순천만에 닿으니 그곳은 이미 새들의 하늘이다. 귀순하듯 다시 모두 돌아온 것이다. 매년 돌아오는 새들만 1만5,000여 마리. 그곳에 사는 새들은 숫자를 다 셀 수 없을 정도다. 내가 갔을 때 개꿩, 민물도요 등이 왔었고, 한겨울 추위와 함께 흑두루미, 노랑부리저어새 등이 온다는 말을 들었다. 사람들은 고개를 하늘로 향하고, 새의 군무에 따라 저절로 시선이 옮겨가거나, 가만히 앉아서 바다 위에 조용히 떠 있는 새들을 관찰하고 있었다. 수학여행을 온 듯한 어린 중학생들과 칠순 잔치 겸 함께 온 할머니 할아버지들께서 줄지어 걷고, 그 위로 새들이 함께 또는 홀로, 그러나 하늘 가득 날고 있었다. 여기는 무엇이어서 새들이 알고 날아오는가. 순한 하늘이어서 오는 게 아닐까. 그렇다면 내가 순천에 온 이유와 새들이 돌아온 이유는 같은 것. 혹여 철새로 와서 텃새로 머무는 새들도 있으려나. 그때 잠시 일었던 내 마음처럼.


 

 



네 번째 만남 / 순응(順應)의 순.


갈대를 바라보고 서 있으면 저절로 마음이 무엇인가에 순응하게 된다. 바람이 불어오면 그 쪽으로 서걱이며 눕고, 바람이 돌아가면 한참 후에 다시 일어나 마른 잎을 흔드는 그 갈대의 순응. 순천만 안쪽 530만 평방미터에 가득한 갈대들이, 북슬북슬한 씨앗 뭉치를 흔들며 한 번은 금빛으로, 한 번은 투명함으로 흔들리며 내게 말해주고 있었다. 내가 바람에 순응할 수 있는 것은, 이 갯벌 아래 깊이 뿌리 내리고 있기 때문. 그러니 너도 삶에 깊이 뿌리 내린 후, 그 강력한 힘으로 세상에 순응하라. 손님처럼 다녀가는 바람에게는 순응하고, 생의 근간을 침범하며 오는 밀물과 썰물에게는 저항하라. 그 목소리를 들으며 그곳에 내가 있었고, 530만 평방미터의 노을이 있었고, 넓디넓은 잎의 오케스트라가 있었다. 온통 은빛. 온통 샤샤샥 서걱임.


 


다섯 번째 만남 / 순서(順序)의 순.


무엇이 더 중요한 것인가. 서울로 올라간다면 나는 무엇을 더 먼저하고, 무엇을 미룰 것인가. 순천의 순한 하늘 아래 걸으며 나는 나의 순서를 재배열할 수 있게 되었다. 그것이 여행 아니던가. 마음의 순서를 바꾸는 일. 휩쓸리는 일부터 하지 말고 잔잔한 일 먼저 하는 것. 밀리면서 가지 말고 단 한 걸음이어도 내가 가야 할 곳으로 가는 것. 때론 기다리지 말고 먼저 다가서는 일. 가능하면 카톡보다 음성통화를 하고, 가능하면 가십 연예기사보다는 시집 한 권을, 가능하면 주말의 허비가 아니라 짧은 여행을. 1박 2일 동안의 순천은 내게 그렇게 알려 줬다. 순서가 중요한 것이라고. 하고 싶은 것을 먼저 하고, 불필요한 것들을 하지 않는 것. 즉시의 쾌감보다 은근한 풍성함이 더 소중하게 느껴지는 날이 온다고. 그것이 삶이라고. 삶의 순서라고.   


 


글 Travie writer 최성규  사진 트래비CB  에디터 천소현 기자


 


출처/트래비(여행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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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구치현에 대체 뭐가 있는데요?


“따뜻한 나라에 가고 싶다.” 매섭게도 추웠던 요 근래, 따스한 날들이 너무도 절실했던 탓일까. 1시간 조금 넘게 비행기를 타고 도착한 우베(宇部) 공항에서 가장 먼저 피부로 와 닿은 건 훈훈한 공기였다. 입고 있던 두꺼운 외투를 벗어던지는 것으로 여행의 스타트를 끊었다. 딱 한 계절만큼 시간을 돌린 것처럼, 다시 만난 온기가 낯설지만 더없이 반가웠다. 


여행 전 자칭 일본여행 전문가라는 주위 사람들에게 먼저 물었다. 혹시 ‘야마구치현(山口県)’에 대해 아냐고. 그들에게마저 생소했나 보다. 스마트폰으로 지도를 검색한 후에야 ‘아, 여기 있는 곳이구나’ 하며 확신 없이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야마구치현은 일본 혼슈(本州)의 서쪽 끝에 위치해 있다. 간몬해협(關門海峽)*, 그러니까 바다 아래 터널로 규슈(九州)와 연결되어 있다고 설명하는 편이 더 빠르겠다. 위도 상에서 보면 우리나라 부산보다도 남쪽에 있어 겨울철에도 영하로 기온이 떨어지는 일이 거의 없다. 귤이나 녹차, 따뜻한 물에서 사는 복어가 특산품인 것도 이 때문이다.


그렇다고 야마구치현의 매력이 온화한 날씨에만 있진 않다. 아직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그래서 보여 주고 들려주고 싶다. 나뭇잎 가득한 한낮의 정원과 다다미방, 바다 밑으로 가라앉은 슬픈 기억과 황홀했던 초밥의 세계도. 도쿄나 오사카가 조금 식상해진 당신에겐 특히나 더, 이번 여행에 대해 조곤조곤 말해 주고 싶다. 대도시와는 또 다른 소소한 감성들이, 어쩌면 더 일본다운 일본이 여기에 있다고.

    

*간몬해협│일본 규슈와 혼슈 사이에 있는 해협. 바다 아래 터널이 뚫려 연결되어 있다.


 



▲ 핑크색 플라밍고들이 나란히 산책하고 있다



▲ 도키와동물원에서 만난 원숭이 가족들. 아이처럼 마음이 들떴다



▲ 도키와공원의 야외 조각 전시 공간. 잔잔한 호수가 작품을 더 돋보이게 한다



/우베(宇部)


봄이 아니라도 좋아

도키와 공원


언젠가 눈부신 야경 사진을 하나 본 적이 있다. 깜깜한 프레임을 빈틈없이 꽉 채운 벚꽃 사진. 이후 알고 보니 사진 속 장소는 ‘일본 벚꽃명소 100선’ 중 하나인 도키와공원(ときわ公園)이었고, 언젠가 꼭 한번 가보리라 기대 어린 다짐을 했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번 여정 중 도키와공원에 그리 큰 기대를 하지 않은 것 또한 이 사진 때문이었다. 이 계절에 벚꽃을 볼 수 없다는 건 당연지사이기에. 꽃이 없다면 도대체 무엇이 있을까, 의아한 마음이 앞섰다.


그러나 벚꽃 없는 도키와공원도 충분히 좋다는 걸 깨닫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공원 내 자리한 동물원에서 원숭이 가족과 눈과 마주쳤을 때부터, 이미 마음이 들썩였기 때문이다. 도키와동물원에는 인도원숭이, 사자꼬리원숭이 등 세계에서 모인 각종 원숭이들을 비롯해 알파카, 미어캣 등 총 34여 종의 동물들이 살고 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동물원이 좀 특이하다. 자칫하면 동물이 담을 넘어올 것만 같은 거리에도 철망이나 인공적인 시설물을 설치하지 않았고, 서로 다른 종의 동물들을 한곳에 두기도 했다. 동물원 관계자에게 물어보니, 자연 그대로의 환경을 조금이나마 살리고자 하는 취지에서란다. 사람을 위한 장소지만, 동물의 마음도 헤아려야 하지 않겠냐며. 어딜 가나 볼 수 있는 흔한 동물원이라 할 수도 있지만, 세심한 마음 씀씀이만큼은 흔치 않은 동물원이다.


동물원을 나오고 보니 공원의 또 다른 한편에 초록색 잔디가 드넓게 펼쳐져 있다. 도키와공원의 조각 전시 공간이다. 우베는 사실 일본 내에서 ‘조각의 도시’로 알려져 있다. 조각이라 하면 유럽에서 들여 온 작품이 대다수였던 1960년대에 일본의 조각 문화가 처음으로 꽃피었던, 우베는 말하자면 일본 조각의 발상지다. 1961년부터 꾸준히 작품들을 전시해 온 도키와공원은 일본 조각 예술가들의 장이 되었고, 이중에서 채택된 작품은 우베 국제조각 비엔날레에도 출품되고 있다.


공원을 나서기 전, 현지 가이드가 뭔지 모를 하얀색 조각 작품 앞으로 데려갔다. 설명을 듣기 전에 우선 앉아 보라는 재촉에, 등을 대고 앉았다. 자연스레 고개가 젖혀지며 하늘과 구름이 눈에 들어온다. 하늘을 이렇게 들여다본 적이 언제였던가, 아무 말 없이 잠시 멍해졌다. 다시 일어나 작품명을 본 순간, 더 이상의 설명은 필요가 없었다. 작품의 이름은 ‘Let's See the Sky하늘을 보자’였다.


 



▲ 동심을 새록새록 불러 일으키는 도키와공원의 관람차 


 


도키와공원

- 주소: 4-1 Norisada, Ube 755-0003, Yamaguchi Prefecture, Japan

- 오픈: 매일 09:00~17:00

- 전화: +81 836-54-0551


 



▲ 수많은 도리이들이 꼭 새빨간 물결을 이루는 것 같다



▲ 도리이 하나하나에는 신사를 짓는 데 기부한 사람들의 이름이 적혀 있다



▲ 종이 운세 뽑기의 흔적들. 하나 뽑아 볼 걸, 지금도 아쉽다



/나가토(長門)


한밤의 꿈에서 시작된 물결

모토노스미이나리 신사


어부 오카무라는 간밤에 꿈을 꾸었다. 흰 여우가 나와 말했다. 바다가 저리도 잠잠한 이유는 모두 여우 신 덕분이니, 신을 위한 공간을 마련하라고. 신의 계시라고 생각한 오카무라는 그날로 마을사람들의 기부를 받아 마침내 신사를 지었다.


1955년, 시네마현의 다이코다니이나리 신사(太鼓谷稻成神社)에서 분령한 모토노스미이나리(元乃隅稲成神社) 신사가 이곳 나가토(長門)에 생긴 비화다. ‘이나리(稲荷)’는 여우라는 뜻이니, 말 그대로 여우 신을 모시는 곳이다. 얽힌 이야기도 독특하지만, 더욱 인상적인 건 신사로 향하는 길이다. 일본에서는 신사 입구마다 서 있는 기둥 문을 ‘도리이(鳥居)’라 부르는데, 모토노스미이나리 신사엔 도리이가 1개도 2개도 아닌 무려 123개나 있다. 본래 도리이란 ‘새가 쉬어 가는 곳’이라는 의미라는데, 그렇다면 이곳엔 100마리가 넘는 새가 쉬고 있는 게 아닌가. 한 걸음 한 걸음 신사로 향하는 동안, 1마리도 2마리도 아닌 123마리의 빨간 새들이 이곳을 쉼터로 찜한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신사 앞으로 시원하게 펼쳐진 바다 풍경이 그 어느 신사의 주변과 비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다웠다. 푸른 바다와 빨간 도리이가 함께 만들어낸 장관으로 모토노스미이나리 신사는 ‘CNN이 선정한 일본 명승지 31선’으로 선정되었다.


수많은 문을 통과한 끝에, 드디어 아담한 신사가 등장했다. 곳곳에 여우 모양이 새겨진 신사 앞에서 몇몇 사람들이 기도를 하고 있었다. 그 옆에는 주렁주렁 종이쪽지들이 매달린 나무가 하나 보였는데, 이른바 ‘운세 뽑기’의 흔적들이란다. 신사 앞에 놓인 종이를 뽑아 ‘길’이 나오면 나무에 묶어 신에게 보이며 운을 기원하고, ‘흉’이라면 집에 그 기운이 들어오지 못하게 나무에 묶어 둔다고. 종이를 하나 뽑아 볼까 망설였지만, 혹시 흉이라도 나오면 어쩌나 걱정스런 맘에 그냥 발길을 돌렸다.


운세 뽑기를 하진 않았지만 신사를 나서는 길에 소원을 빌 기회가 있었다. 신사 뒤쪽에 따로 떨어져 있는 도리이 꼭대기에 소원을 비는 상자, ‘사이젠(賽銭箱)’이 있었기 때문. 돈을 넣는 데 성공하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말에 몇 번을 시도했지만 저 높이 매달린, 그것도 아주 조그만 상자에 동전을 넣기란 쉽지 않았다. ‘그래, 어디 소원 성취가 쉬운 일인가!’ 아쉬운 맘을 헛헛하게 달래며 돌아섰지만, 내심 후회가 되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종이라도 뽑아서 나무에 묶어 두는 건데!’



모토노스미이나리 신사

- 주소: 498 Yuyatsuo, Nagato 759-4712, Yamaguchi Prefecture, Japan

- 전화: +81 837 23 1137






 Travel Info  


AIRLINE

민트처럼 산뜻한

에어서울 AIR SEOUL


서울에서 야마구치현으로 바로 갈 수 있는 길이 뚫렸다. 에어서울이 작년 11월 말부터 인천-우베 노선 운행을 시작한 것. 신규 기종을 도입해 전반적으로 깔끔한 환경에 좌석 사이의 간격이 여유롭고, 좌석마다 개인 모니터도 장착되어 있다. 군데군데 새겨진 에어서울의 민트색 로고에서 산뜻한 분위기가 나고, 모니터로 보여 주는 항공정보 영상은 귀여운 캐릭터가 등장하는 웹툰 형식이라 새롭다. 또 하나 좋은 건, 위탁수화물이 23kg까지 가능해 여행지에서 빵빵하게 가방을 채워 올 수 있다는 점. 서울-우베 노선은 2017년 3월25일까지 운항한다.




TRANSPORTATION

야마구치현은 교통이 그리 편리하지 않다. 시내버스가 있긴 하지만 배차 간격이 매우 길어 보통 여행자들은 택시나 렌터카를 이용한다. 우베공항에서 나오면 바로 옆쪽에 렌터카 센터가 있다.


 


ACCOMMODATION

정겹고 소박한 료칸

야마무라 별관(ゆとりの宿 山村別館) 


유모토 온천(湯本溫泉)은 나가토시에 있는 아담한 온천장으로, 마을의 조그마한 강을 중심으로 료칸들이 죽 늘어서 있다. 아직은 외국인 여행자보다는 주위 일본 사람들이 즐겨 찾는 곳이라 관광지라기보다는 일본의 정겨운 시골 분위기가 난다. 그중 야마무라 별관은 현대적이고 세련되진 않았지만 전통적이면서도 소박하다. 실내탕과 노천탕을 갖추고 있고, 조식과 저녁 가이세키懐石도 전반적으로 깔끔하고 정갈하다. 가이세키에는 이 지역에서 유명한 복어 회와 탕이 포함되어 있다.


- 주소: 533-1 Fukawa Yumoto, Nagato 759-4103, Yamaguchi Prefecture, Japan

- 전화: +81 837-25-3011





CAVE

동굴 안에 후지산이

아키요시(秋芳) 동굴


일본의 대표적인 카르스트 대지인 ‘아키요시다이 국정공원(秋吉臺國定公園)’에 있는 대형 동굴이다. 우베시와 나가토시 사이의 미네시(美祢市)에 위치해 있으며, 고생대 산호초가 석화되어 만들어진 ‘아키요시다이’와 함께 공원 내에 자리하고 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80m 지하로 내려가면 버섯 바위, 호박 바위 등 다양한 석회암 바위들을 볼 수 있는데 그중 ‘후지산 바위’와 ‘천개의 접시’는 관광객들이 유독 붐비는 포토 스폿이다. 후지산 바위는 마치 후지산 위에 구름이 걸쳐 있는 모양이며, 천개의 접시는 석회물이 위에서부터 흘러 접시처럼 차곡차곡 쌓인 형상이다. 동굴을 다 돌아보는 데는 30분 정도 소요된다.


- 주소: Akiyoshi, Mine 754-0511, Yamaguchi Prefecture, Japan

  




ISLAND

해상 알프스

오미지마(青海島)

일본 사람들 사이에서 스쿠버 다이빙 스폿으로 잘 알려져 있는 곳으로, 나가토시의 대표적인 해안 명소다. 갈매기 바위 등 독특한 기암괴석들이 이루어낸 장관으로 ‘해상 알프스’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섬으로 들어가는 입구 쪽 주차장에는 오미지마의 마스코트로 불리는 고양이가 있는데, 종종 할아버지가 부는 트럼펫 연주에 따라 방문객을 위한 재롱을 부리기도 한다.


- 주소: Senzaki, Nagato 759-4106, Yamaguchi Prefecture, Japan / 전화: 81 837 23 1137




글 김예지 기자 사진 Travie photographer 문미화

출처/트래비(여행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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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곳만 가고, 아는 것만 안다면 여행자가 아니겠죠. 

화창한 가을날의 토요일을 가득 채워 줄 충청남도 여행 이야기. 

먼저 가 보겠습니다. 


 



기다림에서 그리움으로

태안군


3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태안에는 광활한 해변이 아름답게 펼쳐진다. 해변에는 114개의 크고 작은 섬들이 있는데, 그중 안면도에는 유독 안타까운 이야기가 전해진다. 원정 나간 남편을 한없이 기다리던 부인이 끝내 바위가 되었고 이후 부인 바위 옆에 또 다시 바위가 생겼다는, ‘꽃지 할미 할아비 바위’ 이야기다. 기약 없는 기다림이 곧 그리움으로 굳어 버린 바위. 그 사이로 해가 떨어지는 일몰은 ‘서해의 3대 낙조’로 유명하다. 태안반도의 북쪽에 위치한 또 다른 명소, ‘신두리 사구’ 역시 오랜 기다림의 결과다. 긴 세월에 걸쳐 바람을 타고 날려 온 모래들이 해안에 조금씩 쌓여 형성된 이 사구는 국내에서 가장 큰 규모의 해안사구로 알려져 있다.


 




힐링 여행 목적지

아산시


‘온양 온천’이라는 말이 가장 먼저 와 닿는 곳, 아산. 매년  쌀쌀해진 계절이면 온천 여행객으로 붐비는 아산은 힐링 여행을 계획하기에 좋은 도시다. 하지만 사실 아산에는 꼭 온천이  아니라도 둘러볼 곳이 다양하다. 그중에서도 우리나라 성당 중 가장 아름다운 성당으로 꼽히는 ‘공세리 성당’은 이미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 드라마 <강적들> 등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의 배경이 될  만큼 알려진 명소다. 마치 유럽에 온 것 같은 이국적인 분위기가 물씬 나는 성당 건물은 1895년 지어졌으며, 충남기념물 144호로 지정됐다. 울창한 고목들이 늘어서 있는 성당 입구, 성당 주위로 소박하게 난 오솔길로 들어서면 온천과는 또 다른 힐링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소원을 말해 봐

청양군


충청남도 중앙에 위치한 청양에는 소원을 비는 사람들로 가득한 칠갑산이 자리하고 있다. 특히 산 남쪽에 위치한  ‘장곡사’는 소원을 비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기존의 대웅전에 추가로 대웅전 하나를 더 지었다는 말이 있을 만큼 이름난 소원성취 명소다. 용호장군 잉태바위로 불리는 ‘소원바위’ 또한 염원의 대표적인 상징이다. 결혼한 지 5년 동안 아이가 없던 여인이 700일 동안 바위 앞에서 기도를 올려 아이를 얻었는데, 그 아이가 자라 거란족의 침입을 물리친 용호장군이 되었다고. 천년 동안 전설 속에서만 존재했던 소원바위는 2011년 칠갑산 자락에서 실제로 발견되었으며, 인근의 천장호 출렁다리와 함께 해마다 많은 사람들의 발길을 이끌고 있다.


 





신비의 명당

계룡시


계룡시에는 태조 이성계가 조선의 도읍으로 점찍었던 곳, ‘신도안’이 있다. 계룡산에 있는 신도안은 풍수지리적으로 수도에 적합한 천하의 명당이었다. 그러나 이곳이 ‘정씨의 도읍지’ 라는 도참설이 돌아 이성계는 끝내 신도안을 수도로 삼지 못했고, 진행 중이던 왕궁 공사도 중단하고 지금의 서울로 옮겨 갔다. 완전한 궁이 되지 못한 채 지금도 자리를 지키고 있는 105개의 ‘신도안 주초석’들은 한때 원대했던 이성계의 꿈을 후대에 보여 준다. 이렇듯 풍수지리 명당으로 알려진 계룡은 과거에 당골, 즉 무당들이 많이  살았던 곳이기도 하다. 1976년 종교 정화운동 이후 무허가 암자 및 기도원이 철거되었으나 지금도 계룡산 골짜기의 연못 근처나 큰 바위 둘레가 촛농으로 얼룩진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용감함의 상징

금산군


금산 하면 흔히 ‘인삼’을 먼저 떠올리기 마련이지만, 사실 이곳엔 누구보다 용감했던 사람들의 역사가 서려 있다. 임진왜란 당시 왜군과 싸우다 전사한 700명 의병들의 무덤, ‘칠백의총’. 전문 군사 훈련도 받지 않고 변변한 무기도 없이 굳은 의지 하나만으로 약 1만5,000명의 적군에 대항했던 그들은 단 한 명의 생존자도 없이 모두 그 자리에서 장렬히 전사했다. 이후 조선 선조 때 순의비가 세워지고 인조 때 칠백의사위패가 마련되었으나, 일제강점기 때 의총이 허물어지고 순의비는 폭파되는 등 위기를 겪었다. 해방 이후 1960~1970년대에 들어서야 순의비가 복원되고 칠백의사순의탑이 지어져 오늘의 모습을 갖춘 칠백의총은 애국심과 충절의 상징으로 불리고 있다.  





글 김예지 기자 사진제공 충청남도청 www.chungnam.go.kr, 계룡시청 www.gyeryong.go.kr





출처/트래비(여행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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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곳만 가고, 아는 것만 안다면 여행자가 아니겠죠. 

화창한 가을날의 토요일을 가득 채워 줄 충청남도 여행 이야기. 

먼저 가 보겠습니다. 






기다림에서 그리움으로

태안군


3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태안에는 광활한 해변이 아름답게 펼쳐진다. 해변에는 114개의 크고 작은 섬들이 있는데, 그중 안면도에는 유독 안타까운 이야기가 전해진다. 원정 나간 남편을 한없이 기다리던 부인이 끝내 바위가 되었고 이후 부인 바위 옆에 또 다시 바위가 생겼다는, ‘꽃지 할미 할아비 바위’ 이야기다. 기약 없는 기다림이 곧 그리움으로 굳어 버린 바위. 그 사이로 해가 떨어지는 일몰은 ‘서해의 3대 낙조’로 유명하다. 태안반도의 북쪽에 위치한 또 다른 명소, ‘신두리 사구’ 역시 오랜 기다림의 결과다. 긴 세월에 걸쳐 바람을 타고 날려 온 모래들이 해안에 조금씩 쌓여 형성된 이 사구는 국내에서 가장 큰 규모의 해안사구로 알려져 있다.


 




힐링 여행 목적지

아산시


‘온양 온천’이라는 말이 가장 먼저 와 닿는 곳, 아산. 매년  쌀쌀해진 계절이면 온천 여행객으로 붐비는 아산은 힐링 여행을 계획하기에 좋은 도시다. 하지만 사실 아산에는 꼭 온천이  아니라도 둘러볼 곳이 다양하다. 그중에서도 우리나라 성당 중 가장 아름다운 성당으로 꼽히는 ‘공세리 성당’은 이미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 드라마 <강적들> 등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의 배경이 될  만큼 알려진 명소다. 마치 유럽에 온 것 같은 이국적인 분위기가 물씬 나는 성당 건물은 1895년 지어졌으며, 충남기념물 144호로 지정됐다. 울창한 고목들이 늘어서 있는 성당 입구, 성당 주위로 소박하게 난 오솔길로 들어서면 온천과는 또 다른 힐링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소원을 말해 봐

청양군


충청남도 중앙에 위치한 청양에는 소원을 비는 사람들로 가득한 칠갑산이 자리하고 있다. 특히 산 남쪽에 위치한 ‘장곡사’는 소원을 비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기존의 대웅전에 추가로 대웅전 하나를 더 지었다는 말이 있을 만큼 이름난 소원성취 명소다. 용호장군 잉태바위로 불리는 ‘소원바위’ 또한 염원의 대표적인 상징이다. 결혼한 지 5년 동안 아이가 없던 여인이 700일 동안 바위 앞에서 기도를 올려 아이를 얻었는데, 그 아이가 자라 거란족의 침입을 물리친 용호장군이 되었다고. 천년 동안 전설 속에서만 존재했던 소원바위는 2011년 칠갑산 자락에서 실제로 발견되었으며, 인근의 천장호 출렁다리와 함께 해마다 많은 사람들의 발길을 이끌고 있다.


 




신비의 명당

계룡시


계룡시에는 태조 이성계가 조선의 도읍으로 점찍었던 곳, ‘신도안’이 있다. 계룡산에 있는 신도안은 풍수지리적으로 수도에 적합한 천하의 명당이었다. 그러나 이곳이 ‘정씨의 도읍지’  라는 도참설이 돌아 이성계는 끝내 신도안을 수도로 삼지 못했고, 진행 중이던 왕궁 공사도 중단하고 지금의 서울로 옮겨 갔다. 완전한 궁이 되지 못한 채 지금도 자리를 지키고 있는 105개의 ‘신도안 주초석’들은 한때 원대했던 이성계의 꿈을 후대에 보여 준다. 이렇듯 풍수지리 명당으로 알려진 계룡은 과거에 당골, 즉 무당들이 많이  살았던 곳이기도 하다. 1976년 종교 정화운동 이후 무허가 암자 및 기도원이 철거되었으나 지금도 계룡산 골짜기의 연못 근처나 큰 바위 둘레가 촛농으로 얼룩진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용감함의 상징

금산군


금산 하면 흔히 ‘인삼’을 먼저 떠올리기 마련이지만, 사실 이곳엔 누구보다 용감했던 사람들의 역사가 서려 있다. 임진왜란 당시 왜군과 싸우다 전사한 700명 의병들의 무덤, ‘칠백의총’. 전문 군사 훈련도 받지 않고 변변한 무기도 없이 굳은 의지 하나만으로 약 1만5,000명의 적군에 대항했던 그들은 단 한 명의 생존자도 없이 모두 그 자리에서 장렬히 전사했다. 이후 조선 선조 때 순의비가 세워지고 인조 때 칠백의사위패가 마련되었으나, 일제강점기 때 의총이 허물어지고 순의비는 폭파되는 등 위기를 겪었다. 해방 이후 1960~1970년대에 들어서야 순의비가 복원되고 칠백의사순의탑이 지어져 오늘의 모습을 갖춘 칠백의총은 애국심과 충절의 상징으로 불리고 있다.  


 


글 김예지 기자 사진제공 충청남도청 www.chungnam.go.kr, 계룡시청 www.gyeryong.go.kr




출처/트래비(여행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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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숭아 그리고 맥주

모모타로를 따라가는 맛 여행



장담할 수 있다. 당신이 오카야마를 여행하면서 가장 많이 듣게 될 단어는 ‘모모타로’일 것이다. 일본어로 복숭아를 뜻하는 ‘모모’와 흔한 남자 이름인 ‘타로’를 합친 말로, 거대한 복숭아에서 태어난 소년 ‘모모타로’가 강아지, 원숭이, 꿩을 데리고 귀신을 물리치러 간다는 오카야마 전래 동화다. 우리로 치면 <해님달님>이나 <홍길동전> 같은 이야기인데, <모모타로>의 내용을 알면 오카야마에서 가장 맛있는 게 무엇인지 알 수 있다.



▲ 오카야마역 앞에 서 있는 모모타로 동상



우선 모모, 그러니까 복숭아다. 오카야마는 ‘맑은 날씨의 오카야마’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일본에서 가장 강수량이 적고 기후가 따뜻한 지역이다. 그래서 유명한 것이 당도 높은 과일. 그중에서도 흰 복숭아가 가장 유명하다. 유명한 만큼 비싼데, 비싼 만큼 정말 맛있다. 새하얗고 통통한 상품(上品) 복숭아는 1개에 1만원을 넘는 것이 예사다. 며칠 전 우리 동네 과일가게에서 흰 복숭아 5개를 5,000원에 산 것과 비교하면 무려 10배 가격이다. ‘머스캣(Muscat)’이라는 품종의 청포도도 유명하다. 씨앗이 없고 껍질째 먹을 수 있는 포동포동한 포도 알을 한 입 깨물면 달콤한 과육이 입 안에 확 퍼진다. 언뜻 칠레산 포도와 비슷해 보이지만, 실제로 먹어 보면 전혀 다른, 고급스러운 맛이다.


이렇게 과일이 유명하다 보니 과일로 만든 식품도 다양하다. 복숭아를 갈아 넣은 과일주와 머스캣 포도로 만든 와인과 맥주 등 각종 술, 복숭아를 통째로 얹고 그 속을 크림으로 채운 타르트, 모양까지 복숭아를 똑 닮은 복숭아 맛 화과자, 각종 과일 젤리와 생과일주스 등 과일을 좋아하는 사람에겐 천국이나 다름없다.


모모타로가 주머니에 넣고 다니면서 강아지, 원숭이, 꿩에게 나눠 준 ‘키비당고’도 오카야마에서 빼놓을 수 없는 명물이다. 한입에 쏙 들어가는 수수경단으로 쫀득쫀득한 식감과 안에 들어 있는 팥이 어우러져 간식으로 좋다. 오카야마 내 어느 도시, 어느 마을에서나 박스에 예쁘게 포장된 키비당고를 쉽게 구할 수 있다.




▲ 일본에서 복숭아로 가장 유명한 오카야마에는 복숭아를 이용한 맛있는 디저트들이 많다



▲ 복숭아 과일상자 모양의 패키지로 포장된 복숭아 모양 화과자. 선물하기에 좋다


1 오카야마 맥주공장에서 생산한 한정판 기린 맥주 2 구라시키 로컬 브루어리에서 생산한 흑맥주. 생효모를 사용했다 


 

맥주 맛의 반은 물맛이라죠?


“2011년 동북부 지진으로 후쿠시마에 원전 사고가 난 이후, 제2의 고향을 찾아 후쿠시마를 떠난 사람들이 가장 많이 선택한 곳이 오카야마입니다. 기후가 온난하고, 지진이 잘 발생하지 않고, 강수량이 적지만 큰 강이 3개나 있어서 깨끗한 물이 풍부한 것이 큰 이유였어요.” 오카야마현 관광부에서 일하는 후지와라 노리아키(藤原 憲明)씨는 이렇게 설명했다.


날씨가 온화하고 물맛이 좋은 오카야마. 당연히 맛있는 맥주로 유명하다. 일본 대형 맥주 브랜드 ‘기린’은 일본 내 총 7개 공장을 갖고 있는데 그중 하나가 오카야마에 있다. 기린은 오카야마의 날씨가 가장 좋은 시기에 ‘오카야마 한정판’ 맥주를 출시하는데, 올해는 5월10일 판매를 시작했다.


지역의 소규모 브루어리에서 만드는 맥주의 맛도 뛰어나다. 오카야마시의 ‘미야시타 사케 브루어리(宮下酒造株式会社)’는 생효모를 사용해 다양한 맥주를 양조하고 있다. 오카야마에서 수확한 복숭아와 청포도를 이용한 복숭아 맥주, 청포도 맥주도 생산하는데 과일향이 나는 상큼한 맥주 맛이 생각보다 꽤 괜찮다. 개인적으로 이번 여행에서 마신 맥주 중 가장 맛있었던 건 구라시키에서 맛본 지역 맥주 ‘구라시키 비어’였다. 이들 지역 맥주는 오카야마현에서만 구할 수 있다.


 



Where  to  Shop   



오카야마 유명 먹거리가 한곳에 :  텐마야 백화점(Tenmaya Department Store)

18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백화점으로, 오카야마점이 본점이다. 일본에서 ‘텐마야에서 샀다’고 하면 신뢰할 수 있는 상품이라는 이미지가 있을 정도로 명성이 있다고. 일반적으로는 한 매장에서 5,000엔 이상 구입했을 경우에만 택스 리펀드 혜택을 받을 수 있지만, 텐마야에서는 여러 매장에서 구입한 금액을 모두 더해 5,000엔이 넘으면 8% 택스 리펀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 제도는 일본에 작년 여름부터 도입되었는데, 텐마야 백화점이 일본 최초로 시행했다. 


이 백화점 지하 1층 식품상가인 푸드가든(Food Garden)에 가면 오카야마 특산품을 한자리에서 모두 만날 수 있다. 오카야마 과일과 다양한 케이크 등 디저트류와 각종 오카야마 로컬 술, 맛깔스런 튀김 요리와 어묵, 도시락 등 다양한 먹거리가 있다. 식당 코너에는 오카야마의 소문난 맛집들이 입점해 있다.


* 주소:  2-1-1, Omotecho, Kita-ku, Okayama City, Okayama

* 운영시간: 매일 10:00~19:30    

* 홈페이지: www.tenmaya.co.jp


 




체험거리 풍성한 쇼핑 거리 : 오모테초 쇼핑 스트리트(Omote-cho Shopping Street)

텐마야 백화점이 자리해 있는 쇼핑 스트리트. 총 300여 개 상점 중 40개가 면세점이고 그 중 30개 면세점은 텐마야 백화점에서 택스 리펀드 혜택을 제공한다. 여행자를 위한 다양한 일본 문화 체험 프로그램도 있다. 


차 전문점 혼지엔(ほんぢ園)에서는 마차 만들기 체험(500엔)을 할 수 있고, 불교용품점 산코도(三香堂)에서는 향주머니 만들기 체험(500엔)을 할 수 있다.


 


 

글 고서령 기자 사진 Travie writer 고아라 취재협조 일본정부관광국 www.jnto.go.jp, www.jnto.go.jp/eng/fb, 오카야마현 www.okayama-japan.jp/ko



출처/트래비(여행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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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영화 노예 12년의 배경지,뉴올리언스 


Unforgettable 

뉴올리언스(New Orleans) 


잠시 망설였다. 

도착까지 24시간이나 

걸린다는 말에. 

그러나 지구 반대편에서 

강하게 끄는 무언가가 있었다. 

역시 감이 맞았다. 

이토록 순간순간 짜릿했던 여행,

이토록 여운이 긴 여행이 

또 있었나 싶었다.


 


▶ 매일 밤 재즈의 열기로 후끈 달아오르는 프릿츨 재즈클럽. 연주자와 관객이 행복감을 공유하고 있다





양파처럼 끝없는 매력


뉴올리언스, 미국 남부 루이지애나주에 위치해 NOLA(New Orleans, Louisiana의 줄임말)라고 불리는 도시. 빅이지(Big Easy), 크레센트 시티(Crescent City), 딕시랜드(Dixieland), 미국의 파리, 남부의 할리우드 등 별명도 많다. 그만큼 다양한 색을 품고 있다는 뜻일 테다. 아프리카와 유럽, 아메리카를 큰 그릇에 넣고 휘휘 섞으면 뉴올리언스가 나오지 않을까. 루이 암스트롱(Louis Armstrong)의 후예들이 연주하는 재즈, 검보와 포보이처럼 미각을 사로잡는 음식들, 새즈락과 허리케인 같은 칵테일. 뉴올리언즈에는 양파처럼 끝없는 매력이 숨어 있다.


‘빅이지’라고 불리는 이유는 뉴올리언스의 분위기 때문이다. 여유롭고 편안하다. 길거리에서 술을 들고 다니는 이들도 쉽게 볼 수 있다. 사람들은 호탕하고 낙천적이다. 여러 인종이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다 보니, 마음의 폭도 넓다.


‘미국의 파리’라는 별명은 뉴올리언스의 프랑스풍 건물과 문화 때문에 생겼다. 프랑스가 뉴올리언스에 깃발을 꽂은 것은 1682년. 당시 이곳을 통치하던 이의 이름이 ‘오를레앙(Orleans)’이었다. 그래서 지명이 ‘뉴올리언스(New Orleans)’가 되었다. 그때부터 프랑스 사람들은 이곳에 집을 짓고 둥지를 틀었다. 이후 1803년 나폴레옹이 뉴올리언스가 속한 루이지애나 땅을 토마스 제퍼슨에게 USD1,500만에 팔 때까지 프랑스 영향이 강하게 미친 곳이었다. 이 계약으로 뉴올리언스 일대가 미국 땅이 되었지만 문화는 단숨에 바뀌지 않았다. 건축물과 사람들이 남아 있었다. 지금도 뉴올리언스의 핵심 지역은 프렌치 쿼터(French Quarter)다.


뉴올리언스를 이야기할 때 빠트리면 안 되는 것이 미시시피강이다. 미시시피강을 끼고 만들어진 뉴올리언스의 지형이 초승달처럼 생겨서 ‘크레센트 시티’라고도 부른다. 뉴올리언스 사람들이 이곳을 크레센트 시티라고 부를 때는 아름다운 도시와 풍요로움을 안겨준 미시시피강에 대한 자부심이 은근히 깔려 있다. 


이런 뉴올리언스에도 아픔이 있었다. 2005년 8월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큰 수해를 입었다. 도시의 80%가 물에 잠겼다. 정부와 시민들이 팔을 걷어붙이고 재건작업을 펼쳤고, 10년이 지난 오늘날 멋지게 부활했다. 부활의 증거 중 하나가 ‘남부의 할리우드’라는 새로운 별명이다. 이런 별명을 얻게 된 데에는 정부의 영화 제작에 대한 세금 혜택 영향도 있지만, 그것보다도 뉴올리언스가 미국 어느 곳도 갖고 있지 않은 독특함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카트리나 피해가 진정된 후 영화 제작자와 배우들이 뉴올리언스로 몰려들어, 매해 수십 편의 영화가 뉴올리언스에서 만들어지고 있다. <노예 12년>, <쥬라기공원>, <캐리비안의 해적 5>, <나우유씨미Now You See Me> 등 굵직한 영화들이 뉴올리언스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 잭슨스퀘어를 바라보고 있는 여행자들



▶ 뉴올리언스, 루이지애나를 줄여 NOLA라고 부른다



▶ 버번 스트리트 옆 골목의 한 교회. 밤이 되면 나타나는 그림자가 인상적이다



▶ 버번 스트리트의 밤은 언제나 화려하다



▶ 프렌치멘 스트리트의 재즈 클럽



▶ 뉴올리언스에서는 길거리 연주자들도 쉽게 볼 수 있다



▶ 뉴올리언스는 ‘재즈의 고향’이다. 곳곳에서 재즈를 느끼고 만날 수 있다 


 



 travel info    


AIRLINE

애석하게 뉴올리언스까지 직항은 없다. 델타항공이나 유나이티드항공, 아메리칸항공,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을 이용해 미국 주요 도시를 거쳐 뉴올리언스에 가야 한다. 델타항공 인천-디트로이트 노선을 이용해 경유하면 환승 대기 시간이 짧고 탑승구 연결이 잘 되어 있어 편리하다. 




TRANSPORTATION

루이암스트롱 국제공항에서 시내까지

공항에서 시내까지는 셔틀버스를 이용하는 것이 편리하다. 인터넷으로 예약할 수도 있지만, 예약을 미리 하지 않아도 괜찮다. 짐 찾는 곳 옆에 셔틀버스 카운터가 있어 신청하면 된다. 친절한 드라이버가 숙소에 도착할 때까지 뉴올리언스에 대한 이야기도 들려준다. (편도 USD24, 왕복 USD44.)


* 홈페이지: www.airportshuttleneworleans.com


 




뉴올리언스 시티 내 이동

뉴올리언스 볼거리는 프렌치 쿼터에 밀집해 있어 걸어 다녀도 주요 관광지를 충분히 볼 수 있다. 그러나 가든 디스트릭트나 외곽까지 보고 싶다면 스트리트카를 타고 나가는 것이 좋다. 귀여운 모양의 빨간 스트리트카는 관광용 교통수단 같지만 현지인들이 보통 타고 다니는 일반적인 교통수단이다. 1회 USD1.25, 1일권 USD3. 거스름돈을 주지 않으므로 잔돈까지 정확한 탑승료를 챙겨야 한다.


 


 



ACCOMODATION

쉐라톤, 힐튼, 메리어트 같은 호텔 체인을 비롯해, 자그마한 정원을 갖춘 유럽식 호텔까지 고를 수 있는 폭이 다양하다. 캐널 스트리트(Canal Street)에 있는 쉐라톤 호텔(Sheraton Hotel New Orleans)은 걸어서 5분이면 버번 스트리트에 갈 수 있을 정도로 가까울 뿐만 아니라, 다운타운에 위치해 비즈니스 여행을 오는 이들에게 적당한 숙소다. 프렌치 쿼터에는 고풍스러운 호텔들이 많은데, 그중에서도 버번 스트리트 옆에 있는 부르봉 올리언스 호텔(Bourbon Orleans Hotel)이 인기가 높다. 발코니가 있어 거리의 재즈 바들을 내려다볼 수 있다. 발코니가 있는 방은 복층으로 구성되어 있어, 독특한 경험을 할 수 있다. 라이브 재즈를 즐길 수 있는 부르봉 O바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단점은 새벽까지 버번 스트리트의 소음을 피할 수 없다는 것. 버번 스트리트가 시끄럽다면 프렌치 쿼터 안쪽 주택가에서 숙소를 찾아보는 것이 좋다. 프렌치 마켓 부근에 있는 호텔 프로빈셜(Hotel Provincial)은 가족 여행자들이 사랑하는 숙소다. 가운데 분수가 있는 아담한 정원에서 차를 한 잔 하다 보면, 유럽 어느 작은 도시에 와 있는 기분이 든다. 수영장도 마련돼 있다.


 


 


TOUR PROGRAM

늪지투어부터 무덤투어까지

뉴올리언스에는 다양한 투어 프로그램들이 있다. 잭슨 광장 부근에 여행사들이 밀집해 있는데, 그곳에 가면 역사적인 건물들을 돌아보는 도보 투어, 늪지대를 방문하는 스왐 투어, 농장이 있었던 곳을 여행하는 플랜테이션 투어, 무덤을 돌아보는 세머테리 투어 등 셀 수 없이 많은 투어들이 있다. 


 


홉온 홉오프(Hop on Hop off) 버스 투어

빨간 시티투어 버스를 타고 뉴올리언스 주요 명소들을 돌아볼 수 있는 투어다. 프렌치 쿼터 안은 걸어서 별도로 다녀야 하지만, 외곽에 있는 박물관이나 미술관, 가든 디스트릭트를 둘러보기에 좋다. 3일간 이용할 수 있으며, 차 안에서 가이드가 곳곳을 설명해 준다.



SHOPPING

예술가들의 도시답게 개성 있는 기념품이 넘쳐난다. 프렌치 마켓뿐만 아니라, 독특한 기념품 가게가 즐비해 물욕을 불러일으킨다. 가장 인기 있는 기념품은 달달한 맛의 캐러멜 디저트인 프렐린(Praline). 부두(Voodoo)교의 상징인 해골 아이템과 여러 가지 맛의 타바스코도 인기다. 생활용품을 사고 싶다면, 강변에 있는 리버워크를 찾으면 된다. 대부분 아웃렛이 도시 외곽에 있는 데 반해 뉴올리언스는 도시 한가운데 아웃렛을 갖고 있다. 


* 리버워크 / 홈페이지: www.riverwalkmarkterplace.com


 




FESTIVAL

마디 그라 Mardi Gras

미국을 대표하는 축제인 마디 그라가 열리는 곳이 뉴올리언스다. 매년 2월 부활절 전 사순절을 앞두고 시작한다. 프랑스 가면 축제 퍼레이드에서 유래한 축제로, 뉴올리언스의 자유로움을 만끽할 수 있다.


* 홈페이지:  www.mardigrasneworleans.com


 


뉴올리언스 재즈 페스티벌 New Orleans Jazz Festival

매년 4월 마지막 주에서 5월 첫째 주까지 2주간 열리는 음악 축제. 재즈 애호가들이 꼭 한 번 가 보고 싶어 하는 축제로, 다양한 재즈를 만날 수 있는 최고의 기회다. 2017년에는 4월28일부터 5월7일까지 열린다.


* 홈페이지: www.nojazzfest.com






②뉴올리언스 재즈를 제대로 만나고 싶다면? 





Just Jazz It!

재즈, 영혼을 담은 선율


“재즈는 공부하려고 하면 안 돼요. 그냥 즐기면 됩니다.”

뉴올리언스 여행을 준비하고 있을 때 이태훈 음악 칼럼니스트를 만날 기회가 있었다. 옳다 싶어, 재즈 속공법을 물었다. 재즈 피아니스트 빌 에반스(Bill Evans)와 똑같은 답이 돌아왔다. 그냥 느끼라는 것. 뉴올리언스의 버번 스트리트(Bourbon Street)에 있는 재즈 클럽을 드나들다 보니, 왜 그런 대답을 했는지 알 것 같았다. 재즈는 즉흥적이고 새롭고 뜨거워서, 매번 다를 수밖에 없었다. 들었다기보다 체험했다. 온몸으로 흡수했다고나 할까. 재즈의 고향에서 만난 재즈는 새로운 세계였다.


재즈는 하나의 음악 장르를 넘어선 문화와 역사다. 눈물 없이 듣지 못하는 사연들이 숨어 있다. 고향을 떠나 아메리카 대륙까지 노예로 끌려온 아프리카 사람들이 없었다면, 재즈는 태어나지 못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1700년대만 해도 뉴올리언스에는 유럽의 클래식 음악이 지배적이었다. 여기에 흑인들의 슬픔이 담긴 음악이 더해졌다. 흑인 음악은 리드미컬했고 여러 명이 즉흥적으로 만들어내는 특징이 있었다. 일을 할 때 노래를 부르던 흑인 문화와 장례식에서 음악을 연주하던 문화도 섞였다. 


재즈가 태어난 데엔 크리올(Creole)의 영향도 컸다. 크리올은 프랑스 사람과 흑인 노예 사이에서 태어난 이들로, 흑인이지만 노예와 다른 지위를 가졌다. 프랑스인 부모는 자녀들을 유럽으로 유학을 보내기도 했다. 크리올은 자연스럽게 유럽의 고전음악과 흑인의 음악을 자신 안에서 합체했다. 이런 역사를 가지고 있으니, 재즈를 한마디로 설명할 수도 규정할 수도 없는 것이 당연하다. 그저 느끼는 수밖에. 


뉴올리언스에서 재즈를 만나는 것은 커피를 마시는 것만큼이나 쉬운 일이다. 수백 개의 클럽과 공연장이 여행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같은 클럽도 요일마다 연주자가 다르다. 연주자가 같아도 매번 똑같지 않다. 똑같은 음악이라면 한 번 들으면 충분하겠지만, 들을 때마다 새로운 음악이라 여러 번 들어도 신난다. 이것이 뉴올리언스에 있는 동안 매일 저녁 하이에나처럼 버번 스트리트를 돌아다닌 이유다.


 



뉴올리언스 재즈를 

제대로 만나고 싶다면?


첫째, 일단 버번 스트리트(Bourbon Street)로 가자


처음 눈에 들어오는 모습에 실망할 수도 있다. 2차선의 좁은 길을 걷다 보면 정신을 뺏길 정도로 혼란스럽다. 재즈가 아니라 소음만 무성하다.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흥청망청하는 분위기에 어이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걱정할 필요는 없다. 곳곳에 재즈로 빛나는 바들이 콕콕 박혀 있으니. 발걸음을 한 걸음 안으로 내디뎌 클럽 안으로 들어가 보자. 왜 사람들이 뉴올리언스에 열광하는지 알게 된다.



버번 스트리트 추천 바


 

▶ 프릿츨 재즈 클럽에서 음악에 푹 빠진 사람들



프릿츨 재즈 클럽(Fritzel’s European Jazz Club)

매일 밤 찾아간 재즈 클럽. 시간이 없어 딱 한 곳만 가야 한다면 프릿츨을 추천하고 싶다. 흥겨운 연주에 어깨와 발이 저절로 움직인다. 열정적인 리처드 스콧(Richard Scott)의 피아노 연주를 보고 있다 보면 턱이 빠질 수도 있으니 조심할 것. 오감을 몰입하게 만드는 재즈 연주 덕분에 작은 공간이 하나의 우주처럼 느껴진다. 1969년 문을 열었으며, 버번 스트리트를 대표하는 바 중 하나다. 건물도 1831년에 지어진 것이다. 


* 주소: 733 Bourbon St., New Orleans / 전화: +1 504 586 4800 / 홈페이지: www.fritzelsjazz.net


 



▶ 라피테스 블랙스미스 숍의 가장 안쪽, 그랜드 피아노를 연주하며 노래하는 뮤지션



▶ 어두운 조명 때문에 더 궁금해지는 라피테스 블랙스미스 숍



라피테스 블랙스미스 숍(Lafitte’s Blacksmith Shop)

버번 스트리트와 필립 스트리트 모퉁이에 자리해 있는 개성만점의 피아노 바. 건물에서 비범함이 먼저 감지된다. 1720년대 지어진 건물로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바로 알려져 있다. 1970년에는 내셔널 히스토릭 랜드마크로 지정되기도 했다. 밖에서 보면 일반적인 바 같지만, 안에 들어가면 확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중심을 잡고 있는 그랜드 피아노 때문인데, 사람들은 그랜드 피아노를 테이블 삼아 연주와 노래를 감상한다. 누구나 듣고 싶은 곡을 신청할 수 있다. 어떤 곡이든 신청하라는 가수의 자신감이 인상적이다. 


* 주소: 941 Bourbon St., New Orleans / 전화: +1 504 593 9761


 


 


▶ 메종 드 부르봉의 재즈 보컬



메종 드 부르봉(Maison de Bourbon)

버번 스트리트를 지날 때 꼭 지나치게 되는 곳 중 하나. 버번 스트리트 중심에 자리하고 있는 곳으로, 시원한 재즈 음악을 즐길 수 있다. 동행이 여러 명이라면 다른 곳보다 메종 드 부르봉을 추천한다. 공간이 넓어 함께 재즈를 즐길 수 있다. 거리를 내다볼 수 있는 자리도 있어, 라이브 재즈를 들으며 버번 스트리트의 분주한 풍경을 감상할 수도 있다. 


* 주소: 641 Bourbon St., New Orleans  / 전화: +1 504 522 8818


 

 


▶ 프리저베이션홀에선 뉴올리언스 재즈의 역사가 피부로 느껴진다



둘째, 재즈 애호가 필수코스 

프리저베이션홀(Preservation Hall)


뉴올리언스에서도 ‘재즈의 성지’로 꼽히는 곳이 프리저베이션홀이다. 250년 된 창고를 개조해 만든 곳으로, 1960년대부터 매일 밤 재즈 공연이 열리고 있다. 루이 암스트롱을 비롯해 쟁쟁한 재즈뮤지션들이 바로 이곳을 거쳤다.


밖에서 보면 건물은 쓰러져 갈 것 같은데, 안에서 즐기는 재즈는 모든 것을 잊게 할 정도로 황홀하다. 가까이에서 보기 위해 첫 번째 자리를 예약하고 떨리는 마음으로 향했다. ‘웬 더 세인츠 고 마칭 인(When the Saints Go Marching in)’을 비롯해 ‘조지아 온 마이 마인드(Georgia on My Mind)’ 등 대표 곡들이 차례로 연주됐다. 흥분한 관객들은 소리를 지르며, 함께 따라 불렀다. 연주자들 모두 매력적이었지만, 특히 백발의 베이스 연주자의 익살스러운 연주가 블랙홀이었다. 공연 내내 어깨를 들썩거리게 만들었다. 아기를 안은 것처럼 베이스를 안고 세심한 연주를 보여 주는가 하면, 과감하게 긴 베이스의 위아래를 질주하며 폭풍 같은 연주를 안겨 주기도 했다. 공연이 끝나고 찾아가 감동적이었다고 하니, 아이처럼 행복한 웃음으로 화답해 줬다. 잊지 못할 순간이다.


프리저베이션홀은 8시와 9시, 10시 하루에 세 번 공연을 한다. 첫 번째 자리와 두 번째 자리에 앉고 싶으면 미리 예약을 하고 각각 USD35, USD45를 내야 하지만, 어디든 상관없다면 1시간 전에 가서 줄을 서고 USD15에 표를 구입해 들어가면 된다. 공간이 좁아서 어느 자리에 앉더라도 얼마든지 재즈를 만끽할 수 있다.


주소:  7726 St. Peters St., New Orleans / 전화: +1 504 522 2841  / 홈페이지: preservationhall.com

 info: 입장료 지불은 현금만 가능하고 술은 판매하지 않음. 외부에서 반입은 가능.


 



▶ 버번 스트리트에서 펼쳐지고 있는 길거리 연주


 

셋째, 재즈만을 위한 거리 

프렌치멘 스트리트(Frenchmen Street)


버번 스트리트가 번잡하다고 느낀다면, 프렌치멘 스트리트를 찾으면 된다. 오롯이 재즈를 즐기는 이들을 위한 거리이기 때문이다. 버번 스트리트보다 훨씬 여유로운 마음으로 재즈를 즐길 수 있다. 관광객보다 현지인들이 많으며, 라이브 음악을 들으며 식사를 할 수 있는 바들도 있다. 


 


▶ 아침부터 저녁까지 야외 라이브 재즈를 즐길 수 있는 뮤지컬 레전드 파크


뮤지컬 레전드 파크 /

* 주소: 311 Bourbon St., New Orleans / 전화: +1 504 888 7608


 



넷째, 공짜로 즐기는 야외 재즈 공연


재즈 클럽에 가지 않고도 재즈를 즐길 수 있는 곳이 뉴올리언스다. 길을 걷다 멈춰 서서 공연장에서나 볼 법한 멋진 연주를 듣다 보면, ‘아, 맞아. 여기가 뉴올리언스지’라는 생각이 든다. 버번 스트리트에서도 펼쳐지지만 길거리 공연은 골동품 거리인 로열 스트리트에서 쉽게 볼 수 있다. 버번 스트리트가 시끄럽고 복잡해서, 거리 음악을 감상하기에는 로열 스트리트가 더 적당하다. 단 몇 달러라도 연주자들에게 성의를 표시하는 것을 잊지 말자. 


야외에서 재즈를 즐길 수 있는 또 다른 곳은 버번 스트리트의 뮤지컬 레전드 파크(Musical Legend Park)다. 아침부터 어두워진 후까지 하루 종일 라이브 재즈가 연주된다. 입구에는 재즈의 전설이라고 불리는 인물상이 있어, 기념사진을 찍는 이들에게 인기다. 안에 들어가면 뉴올리언스의 인기간식 베니에를 파는 카페가 있고 간단하게 식사도 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야외에서 편안하게 재즈를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 바람이라도 한 줄기 콧등을 스치면, 이보다 더 낭만적일 수 없다.


 



 프렌치멘 스트리트 추천 바 



▶ 프렌치멘 스트리트에서 가장 이름난 곳, 스폿티드 캣 뮤직 클럽


 

스폿티드 캣 뮤직 클럽 (The Spotted Cat Music Club)

스폿티드 캣을 찾은 날. 입구에서 들어갈까 말까 고민하고 있는데, 입구에 서 있던 아저씨가 2분 후에 공연한다고 호객행위를 하는 바람에 들어갔다. 아니, 이런. 호객행위를 하는 분이 피아노 앞에 앉더니 신들린 듯 피아노를 친다. 보컬 목소리 또한 매력적이었다. 실력 있는 재즈 뮤지션들로 유명한 곳이었는데, 처음엔 그것도 모르고 갔다는 것. 큰 기대가 없어서 멋진 공연에 충격이 더 컸다. 화장실에도 꼭 들러야 한다. 화장실 안에 오래된 피아노가 한 대 놓여 있다. 소리도 낭낭하다.   


* 주소: 623 Frenchmen St., New Orleans / 전화: +1 504 943 3887


 


DBA

프렌치멘 스트리트의 대표 바 중 하나. 재즈 라이브와 함께 전통 공연도 열린다. 연주자 대부분이 흑인으로, 트럼펫과 트럼본을 비롯해 관악기가 내는 아름다운 음악을 즐길 수 있다. 다른 곳과 달리 DBA에는 입장료가 있다. 입구에서 USD5를 내면 손등에 쾅 도장을 찍어 준다. 


* 주소: 618 Frenchmen St., New Orleans / 전화: +1 504 942 3731


 


쓰리 뮤지스 Three Muses

밥을 먹으면서 재즈를 듣고 싶다면 쓰리 뮤지스로 향하면 된다. 재즈를 들을 수 있는 곳은 바가 대부분이지만, 이곳에서는 흥겨운 재즈를 들으며 맛있는 식사를 할 수 있다. 음악도 좋고 음식도 맛있다. 특이하게 김치를 재료로 한 메뉴도 있다. 한국 음식이 그립다면 더더욱 이곳을 찾는 것이 좋겠다. 쓰리 뮤지스 중 한 명이 한국계다. 아프리칸 아메리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 태어난 혼혈로, 뉴올리언스에서 가수로 활동하고 있다. 김치를 재료로 한 음식은 어머니의 손맛이라고. 묵직한 음색이 매력적으로 스폿티드 캣에서도 노래한다. 


* 주소: 536 Frenchmen St., New Orleans / 전화: +1 504 252 4801






③프릿츨 재즈 클럽에서의 밤들 



DIARY 

Fritzel’s European Jazz Club


오늘 밤 733 Bourbon St.에 갈 수 있다면


많이 알지 않아도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을까? 가령 내가 와인을 좋아한다고 말할 때, 와인의 종류와 역사에 대해 얼마나 알아야 할까. 소설을 좋아한다고 말하려면 세계문학전집 중 몇 권이나 읽은 사람이어야 할까. 그런 고민을 자주 했던 나는 무엇을 ‘좋아한다’고 말할 때마다 어떤 용기가 필요했다. 때로는 좋아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할 자신이 없어 입을 꾹 다물었다.


 


그래서 이제껏 하지 못했던 말을 해야겠다. 나는 재즈를 좋아한다. 되짚어 보면 재즈를 좋아하기 시작한 건 대학생 때였다. 재즈의 역사나 세부 장르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몰랐지만 피가 끌리듯 그 선율에 끌렸다. 냇 킹 콜(Nat King Cole)이나 엘라 피츠제럴드(Ella Fitzgerald, 사라 본Sarah Vaughan) 같은 뮤지션들의 앨범을 맹목적으로 들으면서 알 수 없는 희열을 느꼈다. 그랬던 내게 뉴올리언스가 운명처럼 왔다. 아니, 내가 운명처럼 그곳으로 갔다. 24시간에 걸쳐 비행기를 타고 가, 일주일을 뉴올리언스에만 머물렀다. 그중 5일 밤을 버번 스트리트Bourbon Street 733번지, 프릿츨 재즈 클럽(Fritzel’s European Jazz Club)에서 보냈다. 그곳의 재즈 피아니스트 리처드 스콧(Richard Scott) 아저씨의 손가락이 잘 보이는 자리에 앉아 음악을 듣고 있으면, 3시간이 30분처럼 느껴졌다. 시간이 자꾸만 순식간에 날아갔다.





미국 재즈의 본고장 뉴올리언스에서 가장 유명한 거리인 버번 스트리트에는 뮤직 클럽이 넘쳐난다. 수십년 전엔 모두가 뉴올리언스 정통 재즈를 연주했겠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모습을 달리한 곳들이 늘어났다. 일부는 디스코, 일부는 힙합 클럽으로 바뀌었고 스트립 클럽 같은 자극적인 장소들까지 섞였다. 물론 여전히 가장 많은 것은 재즈 클럽이다. 오늘날 버번 스트리트는 어느 한 가지 색깔로 설명하기 힘든, 엄청나게 독특하고 다채로운 모습을 하고 있다.


프릿츨 재즈 클럽이 더욱 더 빛나는 건 그래서다. 수많은 종류의 음악과 유흥이 범람하는 이 거리에서 오래된 가죽 소파처럼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곳. 뉴올리언스 정통 재즈를 사랑하고, 그 음악을 누구보다도 자랑스러워하는 뮤지션들이 모여 앉아 미소를 한가득 머금은 얼굴로 연주하는 공간. 정신없이 복잡한 버번 스트리트의 한 구석에서 이 재즈 클럽을 발견한 사람들은 그래서 모래 속 진주를 발견한 듯 행복해한다. 나도 그랬다.


 




내가 매일 밤 그곳을 드나들었다는 사실을 리처드 스콧 아저씨도 알았고, 클라리넷, 베이스, 드럼 연주가들도 알았고, 바텐더들도 모두 알고 있었다. 아마 그건 어느 날 저녁, 밥 대신 그곳의 음악과 칵테일로 배를 채운 내가, 술에 취해 그곳에서 파는 CD 7장을 모두 사 버렸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어찌되었든 나는 그 며칠 동안 프릿츨 재즈 클럽의 자타공인 단골손님이었다. 그리고 뉴올리언스를 떠나 서울로 돌아온 지금, 지구 반대편에 단골 재즈 클럽을 갖고 있다는 사실은 수시로 내 가슴을 벅차게 한다.


오늘밤 다시 733 Bourbon St.에 갈 수 있다면 좋겠다. 저녁밥 대신 음악을 배불리 먹고, 재즈 다이키리(Jazz Daiquiri), 루이지애나 레이디(Louisiana Lady) 같은 이름의 칵테일로 혈관을 적시고 싶다. 피아노 건반 위를 춤추는 리처드 아저씨의 손가락이 잘 보이는 자리에 앉아, 연주가 끝나면 손바닥이 뜨거워지도록 박수를 치고 싶다. 그럴 수 있다면 정말 좋겠다.



프릿츨 재즈 클럽에서 나는 ‘좋아하는 방법’을 배웠다. 많이 알지 못해도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다. 와인 향이 코끝을 지나고 와인 방울이 입 안을 맴돌 때 기분이 너무너무 행복해진다면, 와인의 역사를 잘 몰라도 와인을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다. 소설을 읽다가 좋은 문장을 만났을 때 심장 깊숙한 곳까지 짜릿해지고 벅찬 감동에 숨이 가빠지기도 한다면, 세계문학전집은 얼마 읽지 못했어도 소설을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므로 나는 재즈를 좋아한다. 와인을 좋아한다. 소설을 좋아한다. 




 


about Richard ‘Piano’ Scott

피아니스트 리처드 스콧의 고향은 워싱턴DC 근처의 작은 도시다. 2000년, 오로지 음악에 이끌려 뉴올리언스로 이사했다는 그는 2002년부터 15년째 프릿츨 재즈 클럽에서 피아노를 연주하고 있다. 엄청난 로맨티스트인 그는 자신의 솔로 앨범을 3장 냈는데, 하나는 딸의 사진을 넣은 CD, 또 하나는 아들의 사진을 넣은 CD로 만들었다. 부인을 위한 CD는 없냐고 묻자, 자신의 모든 노래와 앨범은 부인을 위한 거란다. 만약 당신이 프릿츨 재즈 클럽을 찾아가 그를 만난다면 신청곡으로 리처드 스콧이 부르는 ‘왓 어 원더풀 월드(What a Wonderful World)’를 요청해 들어 보길. 그 목소리에 반하지 않을 수 없을 거다.  - 홈페이지 www.fritzelsjazz.net






④뉴올리언스에서 꼭 먹어봐야 할 7가지 소울푸드 





Taste like NOLA

먹는 즐거움이 가득한 도시


미국 음식이라고 하면 스테이크와 햄버거가 먼저 떠오른다. 그러나 뉴올리언스에는 포보이와 검보, 잠발라야와 베니에가 있다. 음식 이름 맞느냐고? 맞다. 뉴올리언스 음식이 괜히 다른 것이 아니다. 미국 다른 주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생소한 이름들이 메뉴판에 줄줄이 적혀 있다.


맛은 어떨까. 독창적이다. 여기에서도 역사 이야기가 빠질 수가 없다. 프랑스 지배를 받았던 땅이어서 프랑스 요리법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스페인 식민지 때는 다양한 향신료가 들어왔다. 그뿐인가. 미시시피강이 있어, 신선한 해산물이 넘쳐난다. 뉴올리언스 음식이 다를 수밖에 없는 이유다. 뉴올리언스를 혀로 맛보기 위한 준비. 대표 메뉴부터 찬찬히 알아보자.


 


 


NOLA 소울푸드  

검보(Gumbo)

뉴올리언스 사람들의 소울푸드. 걸쭉한 스프처럼 생겼다. 안에는 해산물이나 닭고기가 들어가고, 맛은 매콤한 편이다. 흑인들이 먹던 음식으로, 여러 재료를 한꺼번에 넣어 끓인다. 여기에 향신료가 더해져 맛이 풍부해졌다. 그다지 맛있어 보이지는 않는다. 겉만 보고 판단하면 안 된다는 말씀. 한 숟가락 맛보고 나면, 바닥이 보일 때까지 먹게 된다. 케이준 요리의 일종으로, 식당마다 맛이 다 다르다. 우리나라 식당에 가면 대부분 김치가 있지만, 김치 맛이 모두 다른 것과 비슷하다.


 


 


NOLA 샌드위치  

포보이(Po Boy)


뉴올리언스 대표 샌드위치. 프랑스 바게트 안에 구멍을 내서 그 안에 새우나 고기를 넣어 먹는다. 비프나 치킨 포보이도 맛있지만, 가장 인기 있는 것은 새우 포보이. 부드러운 바게트와 오동통한 새우의 조화가 입을 즐겁게 한다. 과거에 푸어 보이(Poor Boy)들이 먹던 음식이라서 포보이라고 한다고. 


 




대표 크리올 요리  

잠발라야(Jambalaya)


잠발라야는 케이준 스타일의 대표적인 크리올 요리로, 채소와 닭고기, 햄을 넣어 만든 볶음밥처럼 생겼다. 케이준 스타일은 캐나다에 살던 프랑스 사람들이 영국에 쫓겨 루이지애나주로 옮겨 살면서 만들기 시작한 음식으로, 양념이 많이 들어간 것이 특징이고 반면 크리올 요리는 유럽과 아프리카, 인디언의 식문화가 어우러져 만들어낸 전통 음식을 뜻한다. 크리올 요리에는 향신료와 어패류가 많이 들어간다. 잠발라야는 가수 카펜터스(Carpenters)가 신나게 노래하기도 했다. 노래 ‘잠발라야’를 유튜브에서 찾아보자. 


 


 


굴과 치즈의 환상 궁합  

그릴드 오이스터(Grilled Oyster)


뉴올리언스 곳곳에는 굴 요리를 즐길 수 있는 곳이 있다. 여러 해산물이 나지만 굴이 가장 맛있어, 미국인들도 뉴올리언스에 오면 꼭 굴 요리를 맛본다. 기본적으로 먹는 방법은 생굴을 먹는 것이다. 버번 스트리트를 걷다 보면 오이스터 바에서 생굴과 뉴올리언스 맥주 ‘아비타’를 마시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한국인 여행자들에게는 생굴보다 그릴드 오이스터가 더 인기다. 치즈를 살짝 올려 고소한 맛을 더한다. 대표 맛집은 1910년 문을 연 아크메Acme 오이스터 하우스. 아침부터 긴 줄이 선다. 오세아나 그릴(Oceana Grill)과 디자이어 오이스터 바(Desire Oyster Bar)도 굴 맛집이다.


 


아크메 오이스터 하우스 

* 주소: 724 Iberville St., New Orleans / 홈페이지: www.acmeoyster.com


 


 

네모난 도너츠  

베니에(Beignet)

이름은 어렵지만, 음식은 단순하다. 도넛이다. 새하얀 슈거 파우더를 잔뜩 뿌린. 아, 다른 도너츠와 다른 점이 있다. 동그랗지 않고 정사각형 모양이다. 설탕만 보면 질릴 정도로 달 것 같지만, 막상 먹어 보면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된다. 막 구운 고소함과 폭신한 식감, 달달함이 어우러져 기분 좋은 맛을 낸다. 왜 그렇게 사람들이 줄을 서서 먹는지 고개가 끄덕여진다. 대표적인 곳이 카페뒤몽드(Cafe du Monde)다. 미시시피 강가에 자리한 이 카페는 1년 내내 24시간 문을 열고, 언제나 북적북적하다. 베니에 맛을 잊지 못하겠다면 재료를 사서 직접 만들어 먹는 것도 방법이다. 


 




카페뒤몽드 

* 주소: 800 Decatur St., New Orleans / 홈페이지: www.cafedumonde.com


 


 


알록달록 시원한 

스노 볼(Sno-Balls)


하와이에 셰이브 아이스가 있다면 뉴올리언스에는 스노 볼이 있다. 덥고 습한 뉴올리언스의 여름을 견디는 데 스노 볼이 큰 도움이 된다. 각양각색의 맛이 있으며, 셰이브 아이스보다 좀 더 부드럽게 갈린 얼음 때문에 사르르 입 안에서 녹는다. 


 


 


칵테일 새즈락(Sazerac)과 

허리케인(Hurricane)


뉴올리언스는 칵테일의 도시다. 칵테일 바에서 메뉴판을 보면 세상에 이렇게나 다양한 칵테일이 있었나 깜짝 놀라게 된다. 그중에서도 대표적이 것이 뉴올리언스 시티의 공식 칵테일로 지정되어 있는 새즈락(Sazerac)이다. 달콤 쌉싸름한 위스키에 허브향과 레몬향이 들어 있다. 레몬껍질을 얇게 썰어 띄우는 것이 특징 중 하나. 허리케인(Hurricane)은 과일 향이 나는 럼 칵테일로 허리케인을 처음 만들었다는 바, 팻 오브라이언스(Pat O’Brien’s)는 원조의 맛을 보기 위한 사람들로 항상 북적인다.


* 팻 오브라이언스 / 주소: 718 Saint Peter St, New Orleans


 




⑤뉴올리언스의 노른자 프렌치 쿼터&미시시피강





French Quater

뉴올리언스의 노른자 프렌치 쿼


프렌치 쿼터는 뉴올리언스의 노른자다. 버번 스트리트를 비롯해 세인트루이스 대성당, 카빌도 등 뉴올리언스의 명소들이 이 안에 모여 있다. 1718년 프랑스 사람들이 정착했던 지역으로 건물 양식과 지명, 음식 등 곳곳에 프랑스 흔적이 남아 있다. 긴 역사 덕분에 ‘뷰 카레(Vieux Carre·오래된 쿼터)’라고도 불린다. 이 지역에선 지도 없이 골목 여행을 즐기는 것도 좋다. 파스텔톤의 고풍스러운 건물과 우아한 발코니, 앙증맞은 화분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미국이라면 넓은 도로와 황량한 거리가 떠오르는데, 뉴올리언스는 달라도 한참 달라서 ‘여기가 미국 맞나?’ 하는 의심이 들 정도다. 오밀조밀하게 귀여운 거리를 따라가다 보면 한없이 걷게 된다. 


 


▶ 뉴올리언스는 이민자들의 도시다. 강가에 서 있는 이민자상



▶ 프렌치 쿼터의 중심, 잭슨 광장



▶ 로열 스트리트에서 마주친 거리의 화가. 몇 시간 후에도 같은 자리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잭슨 광장부터 로열·버번 스트리트로


프렌치 쿼터에서 가장 먼저 찾아야 할 곳은 잭슨 광장(Jackson Square)이다. 세인트루이스 대성당을 배경으로 앤드류 잭슨 장군의 기마상이 하늘로 날아갈 것처럼 역동적으로 서 있다. 잭슨 장군은 뉴올리언스 전투에서 공을 세운 인물로, 미국 7대 대통령을 지냈다. 광장 주위에는 활기 찬 에너지가 넘친다. 그림 그리는 화가, 타로카드 점술사, 스케이트보드를 타는 아이들 등 각양각색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광장 정면에는 세인트루이스(St. Louis) 대성당이, 성당의 왼쪽과 오른쪽에는 카빌도(Cabildo)와 프레스비테르(Presbytere)가 있다. 광장 건너편 한쪽에는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아파트 중 하나로 꼽히는 퐁탈바 아파트(Pontalba Apartments)가 자리하고 있다. 카빌도는 1803년 나폴레옹과 제퍼슨 대통령이 루이지애나주 판매 계약을 체결한 역사적인 장소다. 


잭슨 광장에서 한 블록 걸어 올라가면 로열 스트리트(Royal Street)가 나온다. 로열 스트리트는 골동품 가게로 유명하다. 귀족들이 사용했을 법한 샹들리에를 비롯해 기품 있는 골동품들이 쇼윈도에서 손짓한다. 로열 스트리트에서 같은 방향으로 한 블록 걸어가면 뉴올리언스에서 가장 유명한 버번 스트리트를 만난다. 낮이고 밤이고 음악을 들을 수 있다. 후각을 자극하는 음식점과 시각을 사로잡는 사람들, 발길을 끄는 바가 쉴 틈 없이 이어져 있다. 낮에는 진면목을 보기 쉽지 않으니, 해 지기 시작할 때 가는 것이 좋다. 


 


▶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시장, 프렌치 마켓


▶ 버번 스트리트를 내려다보는 사람들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시장, 프렌치 마켓


프렌치 쿼터에는 ‘미국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는 곳이 많은데, 프렌치 마켓도 그중 하나다.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직거래 시장으로, 유럽인들이 들어오기 전부터 이곳에서 거래가 이루어졌다고 한다. 이곳에 건물이 세워진 것은 1771년인데, 100년 후인 1800년대 초 큰 태풍 때문에 건물이 파괴됐다. 그때부터 시장이 오늘날과 비슷한 가판 형태로 만들어졌다. 채소와 과일을 판매하는 청과물 시장이 중심이지만, 기념품과 액세서리, 옷을 파는 벼룩시장도 함께 운영되고 있다. 


 

벼룩시장을 비롯해 프렌치 쿼터 곳곳에서 부두교를 상징하는 기념품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부두교는 아프리카의 부족 종교로, 여러 수호 정령들을 숭배하는 것이 특징이다. 서아프리카에서 노예로 팔려 온 이들을 통해 전해졌다. 흑인들이 힘든 노예생활을 견디며 의지한 것이 부두교였던 것. 프렌치 마켓에는 괴기스러운 표정의 부두교 인형을 비롯해 타투와 향, 액세서리 등 다양한 기념품이 있다. 여러 아이템 중 마디 그라 축제에 사용하는 화려한 가면과 트럼펫을 불고 있는 뮤지션 인형, 루이지애나의 향이 느껴지는 케이준 소스의 인기가 높다. 

 

 


▶ 유유자적하게 미시시피강을 바라보고 있는 사람들


 


Mississippi River

‘어머니의 강’ 미시시피

미시시피강(Mississippi River)을 빼놓고 뉴올리언스를 이야기할 수 없다. 미시시피강이 있어 오늘날 뉴올리언스가 존재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뉴올리언스에서 생산된 목화와 사탕수수가 증기선을 타고 미국 구석구석으로 배달됐다. 농산물뿐만이 아니다. 뉴올리언스는 공업제품과 석유 수출항 역할도 톡톡히 해 왔다. 

 

미시시피강은 미네소타주에서 시작해 뉴올리언스까지 흐른다. 길이가 무려 6,210km. 나일강과 아마존강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길다. 미시시피는 인디언 말로 ‘위대하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50개 주 중 31개 주에 걸쳐 있어, ‘어머니의 강’으로도 불린다. 미국 대표 작가 마크 트웨인의 <허클베리 핀의 모험>과 <톰 소여의 모험>, <미시시피강의 추억>이 모두 미시시피강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미시시피강을 즐기는 첫 번째 방법은 스팀보트를 타는 것이다. 증기선을 타고 약 2시간 동안 미시시피강을 돌아보는 프로그램이다. 물을 돌리는 휠과 스팀엔진룸을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미시시피강을 가깝게 만날 수 있다. 또 다른 특징은 재즈를 들을 수 있다는 것이다. 나체스에 있는 바에서 맥주를 한 캔 사들고, 재즈 연주를 듣다 보면 이 배를 타고 시카고와 뉴욕으로 떠났을 뮤지션들이 생각난다. 그들 덕분에 재즈는 미국을 대표하는 음악이 되었지만, 고향을 떠나는 마음이 얼마나 애잔했을까 싶다.  


두 번째 방법은 문워크(The Moon Walk)를 산책하는 것이다. 문워크는 미시시피강을 따라 만든 산책로다. 강물 색은 그다지 아름답지 않지만 크고 넓은 강을 바라보며 미시시피의 드라마틱한 역사를 살펴보기 좋다. 혼자 호젓하게 산책하기에도 안성맞춤이다. 단, 저녁 산책은 피하는 것이 좋다.  


 



▶ 나체스 스팀보트 안에서 재즈 연주가 한창이다



스팀보트 나체스(Natchez)

오전 11시와 오후 2시, 7시 하루 세 번 운항하며, 디너 크루즈 가격은 USD79, 런치 크루즈는 USD42. 식사를 하지 않을 경우에는 저녁 USD48, 점심 USD31. 인터넷에서 바로 전날까지 예약할 수 있으며, 미시시피 항구에서 직접 표를 구입해도 된다. 


* 홈페이지: www.steamboatNatchez.com전화: +1 800 233 2628


 


글·사진 Travie writer 채지형 에디터 고서령 기자 취재협조 델타항공 www.delta.com





출처/트래비(여행신문)



Posted by 강남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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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서, 간쑤성 실크로드 이야기


꿈을 꿨다.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었다. 

아득히 먼 곳에서 솟아오른 이미지들이 쏜살같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이내 수백 개의 조각으로 나뉘어 등 뒤로 흩어졌다.


처음엔 우육면이 차려진 란저우(난주,兰州)의 식탁. 

두 번째는 곱게 찐 무지개 떡 같은 장액(张掖) 칠채산(七彩山).

이어서 모래바람을 가르고 둔황(敦煌)사막을 걷는 낙타와 막고굴(莫高窟)에 잠든 불화와 불상들이 차례로 나타났다 사라졌다. 



▲ 란저우에서 장액까지 가는 길의 차창 밖 풍경. 설산, 황무지, 초지가 드문드문 모습을 드러낸다


 


길이 모인 곳, 실크로드


모이고 흐르는 풍경들의 좌표를 잇대면 하나의 길이 된다. 실크로드다. 

란저우를 출발해 장액을 지나 둔황까지 여행했다. 정확히는 중국 간쑤성(감숙성, 甘肃省)을 가로지르는 비단길을 다녀온 셈이다. 고속열차 타고 두어 시간, 차를 타고 여덟 시간을 달리며 1,100km 길을 이동했다. 차창 밖으로 모래밭, 자갈밭, 작은 목초지 풍경이 돌림노래를 하듯 돌고 돌았다. 별다를 것 없는 풍경을 두고 멀고 지난하다고 투정할 수 없다. 2,500년 전, 상인들은 이 길 위에서 사막의 열기, 갈증, 거친 모래폭풍을 맨몸으로 견뎠다. 때때로 흉노족을 만나 험한 꼴도 봤다. 그러니, 시원한 실내에서 유유자적 달리는 여정을 두고 “실크로드에 다녀왔다”라고 말하기가 계면쩍다. 


 


▲ 일몰의 황하강. 강을 품은 란저우 풍광을 감상하기 가장 좋은 방법은 유람선을 타는 것이다. 다리 위의 누군가가 손을 흔든다



▲ 월천공원 전망대에서 보이는 란저우 풍경, 오래된 기와와 현대식 건물이 묘한 조화를 이룬다



▲ 월천공원은 휴식과 치유와 염원의 공간이다. 공원 내 절에서 신실한 마음으로 기도하는 불자의 모습


 


강기슭 메트로폴리스, 란저우


란저우는 대륙 각지에서 뻗어난 도로와 철로가 모이는 곳이다. 과거에도 지금도 간쑤성 실크로드 여정의 시작점은 여기다. 도심을 가르는 황토물의 이름을 나직하게 불렀다. 황하. 산업화된 거대 도시는 마음속에서 고대 비단길의 도시로 생동하기 시작했다. 란저우는 동서양 무역의 중요 교역지로 유구한 세월을 보낸 만큼 한족, 회족, 티베트족 등 다양한 민족이 모여 사는 곳이다. 그중 회족은 7세기 아랍과 페르시아에서 넘어온 학자, 이슬람교 전도사, 상인들이 한족과 통혼해 이룬 민족이다.


거리를 걷다 보면 흰색 빵모자를 쓴 남자와 차도르를 두른 여자들을 자주 마주치는데, 이들이 회족이다. 회족은 중국 역사에 길이 남을 대단한 음식을 만들어냈다. 바로 중독성 강한 우육면. 손으로 치댄 반죽으로 국수를 만들고 쇠고기 국물에 말아 고추기름을 넣어 먹는다. 지금도 침이 고인다. 말해 무엇하랴. 나눠 먹고 싶지 않은 맛이다. 


우육면 한 사발 배불리 먹고 가장 먼저 오천산(五泉山)공원을 찾았다. 한무제 때의 명장 곽거병의 설화가 깃든 곳이다. 란저우의 지질은 황토. 황토를 품고 흐르는 황하 강물은 마실 수 없다. 흉노족 정벌 길에 오른 곽거병은 란저우에 입성했고, 마실 물이 없는 것을 한탄했다. 이때 곽거병의 말이 기특하게도 발을 굴렀다. 말이 발을 구른 다섯 자리에 곽거병이 검을 꽂으니 샘이 솟았단다. 공원 입구에 말 탄 곽거병의 동상이 서 있는 이유다. 공원 내에는 1200년대와 1300년대에 세워진 불교유적, 놀이공원, 전망대 등 다양한 볼거리가 있다. 공원을 누리는 사람들의 모습이 가장 인상적이다.


무리 지어 춤추고 노래하고 운동한다. 기를 수련하는 듯, 절도 있게 몸을 움직이며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사람들도 종종 볼 수 있다. 란저우는 간쑤성 실크로드의 황금 구간이 시작되는 곳이지만 실크로드와 관련된 유적이나 관광지가 많지 않다. 그럼에도 이곳이 의미가 큰 이유는 황하가 흘러서다. 이 물길 덕분에 예로부터 서역으로 통하는 요충지가 됐고 사람들이 먹고 살았다. 대부분의 볼거리 역시 황하와 관련돼 있다. 명나라 때 관개(灌漑)를 위해 수차(水車)를 세운 자리에 조성된 수차 공원, 중국에서 가장 처음 건설된 철교인 중산교(中山桥), 황하를 어머니의 젖줄로 비유해 조각한 황하모친상(黄河母亲像) 등이 소소한 볼거리다. 



▲ 칠채산의 풍광은 장엄하고 아름답다


▲ 대자연 앞에서, 사람은 작은 존재로 느껴진다. 칠채산에서도 마찬가지



▲ 칠채산의 우아하고 기품 있는 색채. 자연은 흉내조차 낼 수 없는 아름다움을 뽐내며 인간을 압도한다 



누가 무지개를 모아 두었나 `장액 칠채산'


란저우에서 510km 떨어져 있는 장액은 간쑤성 중앙에 위치한 도시다. 한약재인 감초(甘草)가 많이 나 ‘간저우감주(甘州)’라고 불리던 시절이 있었다. ‘감(甘)’ 자는 간쑤성의 앞 글자가 되었다. 이곳에 장액단하국가지질공원(張掖丹霞國家地質公園)이라는 정식 이름을 가진 아름다운 땅이 있다. 오랜 시간 침식과 퇴적을 거쳐 드러난 속살이 제 성질대로 색을 뽐내는 거대한 지형. 별명은 중국의 그랜드캐니언, 사람들은 이곳을 `칠채산'이라고 부른다. 일곱 개의 색이 일흔 개의 빛으로 갈라져 너울대는 풍경을 보고는 이름 참 겸손하다고 생각했다. 무지개가 돌이 됐다고 해도,  곧이들을 풍경이 사방으로 펼쳐졌다. <동방견문록>을 쓴 마르코 폴로가 장액의 풍광에 반해 일 년을 머물렀다더니, 여길 봤나 보다. 


칠채산 관광은 지정된 셔틀버스를 타고 일반에게 개방된 세 개의 전망대를 둘러보는 일정으로 진행됐다. 셔틀버스에는 해설사가 동승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려준다. 지질의 붉은색은 철분이 많아서고, 흰색은 소금이란다. 가만, 소금이라니. 아주 오래전 바다에서 융기했다는 뜻이다. 가늠할 수 없는 시간의 결을 두 눈으로 확인하는 기분이 묘하다.


이렇게 아름다운데, 불과 얼마 전부터 유명세를 탔단다. 한 사진가가 칠채산의 일몰 풍경을 촬영해 사진전에 출품했는데, 풍광의 아름다움이 지나쳐 합성 시비가 일었다. 이후 사진작가들이 하나둘씩 모여들었고 사진을 본 사람들이 뒤를 이었으며 2006년, 중국 정부가 여행 관광지로 공식 승인하면서 지금에 이르렀다.


셔틀버스는 1호, 5호, 4호 순으로 이동했다. 아름다운 순서로 보여 주겠다는 심산이지만, 주름진 지형이 품은 색의 향연은 저마다의 매력으로 마음을 훔친다. 전망대를 걷는 인파들은 하나같이 감탄하거나 멍한 표정으로 대자연의 신비를 감상한다. 그러다 깨어나면, 너나 할 것 없이 기념사진을 찍는다. 대개 여자들은 붉고 푸른 색색의 스카프를 꺼내 바람에 날리며 포즈를 취한다. 어느 방향에서 찍건, 화보다. 






세계유산을 품은 오아시스 도시, 둔황 



▲ 둔황 막고굴 출입구에 세워진 누각. 모래바람 덕에 풍경은 꿈을 꾸듯 몽롱해졌다


 

세계유산을 품은 오아시스 도시, 둔황 


이른 아침, 호텔은 정전이 됐다. 강한 모래바람 탓이다. 불모지 위 사물들은 바람 타고 날아온 모래를 두텁게 덧입었다. 영화 <인터스텔라>가 묘사한 멸망 직전 지구 모습과 꼭 닮았다. 목이 칼칼해졌고 눈도 매웠다. 조식 식당의 모든 호텔 직원들은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그 광경에 머리가 복잡해졌다. 마스크를 어떻게 구해야 할지, 희뿌연 실내에 정성스럽게 차려 놓은 음식들은 먹어도 될지 고민이었다. 사진 역시 이 정도 시계(視界)의 결과물이면 조개탕에 넣었다가 뺀 듯 흐리멍덩할 게 뻔하다. 카메라에 모래가 날아와 박히는 일도 끔찍하다. 어떻든, 먼 길 달려왔으니 멈출 수는 없다. 


둔황은 한무제가 황하의 서쪽에 설치한 하서사군(河西四郡), 무위, 장액, 주천, 둔황의 마지막 도시다. 동쪽으로는 고비사막, 서쪽으로는 타클라마칸 사막을 연결하는 오아시스 도시로, 실크로드의 중심이자 중국 서역 경영의 거점으로 당대까지 번성했지만 이후 쇠락했다. 시간이 흘렀고, 둔황은 명소가 됐다. 둔황학(敦煌學)이라는 학문이 생겨날 만큼 위대한 도시가 됐다.


최근 한국에서도 <둔황학대사전>이 번역 출판됐는데, 베개 대신 써도 좋을 2,000쪽 두께다. 이곳에서 과거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세계의 학자들은 그 방대한 이야기들을 파고 또 판다. 이게 다 막고굴(莫高窟) 때문이다.  



▲ 막고굴의 풍경. 얼핏, 사막 위에 지은 리조트를 연상케 한다. 

예불굴이 몰려 있는 서쪽 굴 내부에는 수많은 불화와 불상들이 잠들어 있다



▲ 막고굴 박물관에서는 굴에서 출토된 다양한 유물들을 살펴볼 수 있다


 


불교유산의 자궁, 막고굴


개굴(開掘)을 시작한 사람은 전진(前秦) 시대의 승려 낙준법사다. 그는 수행처를 찾던 중 명사산에서 천불 형상을 한 금빛을 보고 굴을 파기 시작했다. 이후 여러 선사들이 몰려들었고 영혼의 안식을 찾는 일반인들도 합세했다. 모두는 각자의 염원을 담아 사암을 파고 굴을 지었다. 화공을 불러 불화를 그리고 불상도 들여놓았다. 인도에서 들어온 불교는 실크로드의 중심, 명사산 막고굴*에서 찬란해졌다. 각국에서 모인 승려들은 경전을 번역하고 유람기를 집필하기도 했다. 


그중엔 신라시대의 승려 혜초도 있었다. 그가 집필한 <왕오천축국전>은 1900년대 초반 17호 장경동굴에서 발견됐다. 발굴자는 왕원록이다. 출가 후 둔황에 정착해 막고굴을 지키는 도사로 살았다. 그가 <왕오천축국전>과 함께 발견한 사료들의 가치는 엄청나다. 불교 경전을 베껴 쓴 사경(寫經), 여러 언어로 기록된 불교 경전 번역본, 회화, 은괴, 조각상 등 4세기부터 13세기까지의 유물로 가득했다. 특히 회화와 경전은 종이가 귀하던 시절의 것이라 저잣거리에서 모아 온 이면지를 재활용했다. 왕원록은 막고굴 유물에 대한 권리를 행사하다가 청 말기, 영국의 고고학자 오렐 스타인, 프랑스의 동양학자 폴 펠리오에게 방대한 양을 헐값에 팔았다. <왕오천축국전>은 펠리오가 가져갔다. 러시아, 일본 탐사대도 연이어 유물들을 싼값에 샀다. 둔황학이 세계적 학문이 된 서글픈 사연이다. 


둔황 시내 인근에서 막고굴 관련 영상을 본 후 버스에 올랐다. 거센 모래바람으로 사위가 어스름하고, 세상은 색을 잃은 듯하다. 사막 길을 20분가량 달리니 막고굴이다. 모래산에 송송 뚫린 구멍이 수백여 개, 마치 대형 리조트의 외벽을 보는 것 같다. 관광객은 하루 일곱 개의 굴만 볼 수 있다. 굴은 암흑이다. 열어 둔 문틈으로 스며드는 빛이 전부다. 두 눈이 시나브로 어둠에 적응할수록, 벽화와 불상들은 서서히 실체를 드러낸다. 가이드는 북쪽은 수행굴, 남쪽은 예배굴이 몰려 있다는 이야기와, 불상과 불화의 연대와 내용, 발견 당시의 유물 상태 등을 상세하게 설명했다. 일곱 개의 동굴 중 가장 인상적인 곳은 237호. 벽면에 조우관(鳥羽冠)을 쓴 고구려 사신의 그림이 있어서다. 빛바랜 그가 묻는 듯하다. “너는 여기까지 어떻게 왔니, 나는 길 위에서 엄청나게 힘들었는데…” 자신에게 되물었다. 그 시절의 사람이었다면, 나는 이 길을 걸었을까. 



*막고굴 | 

막고굴은 둔황 명사산(鸣沙山) 동쪽 끝에 있다. 유네스코가 지정한 문화유산이고 세계 최대의 석굴군(石窟群)이다. 1.8km의 거리에 1,000여 개의 굴이 층층이 있었다고 하는데, 현재 발굴된 굴은 492개다.






▲ 초승달을 닮은 월아천이 마을을 감쌌다. 사막산 꼭대기까지 올라야 볼 수 있는 풍경이다 



▲ 명사산에서 낙타 사파리를 즐기는 관광객들의 모습



▲ 명사산 모래 언덕의 고요한 풍경. 바람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모래의 이야기, 명사산


사람들은 둔황 최고의 절경을 감상하기 위해 명사산을 찾는다. 거대한 사막 한가운데, 초승달 모양의 호수가 깃든 월아천(月牙泉) 마을은 밤낮없이 인산인해란다. 적잖은 기대를 품고 찾았지만, 날씨가 얄궂다. 정문 초입에선 낙타들이 관광객을 유혹한다.


낙타를 타고 사막을 누비는 체험 정도는 해야 실크로드를 다녀왔다고 젠체할 수 있지 않을까. 잠깐 흔들렸지만 걷고 싶었다. 메르스 예방수칙 도표에 그려진 낙타 그림이 생각나 헛웃음도 났다. 한 발 한 발 움직였다. 모래 속으로 푹푹 빠지는 발의 촉감은 따뜻하고 부드러웠다.


잠시 후 평지가 나타났고, 길은 두 갈래로 갈렸다. 경사가 45도쯤 되는 모래 언덕길, 그리고 월아천 마을로 들어가는 길. 멀리서 굽어보느냐, 마을의 속살을 둘러보느냐의 문제다. 시간이 충분해 모두 볼 수 있다면 좋겠지만, 주어진 시간은 한 시간이다.


선택의 순간, 예전에 들었던 선배의 말이 귓전에 울렸다. “일단, 무조건 높은 곳으로 올라가야 해.” 주저 없이 굽어보는 코스를 택했다. 제아무리 시야가 탁해도, 볼만하겠지 싶었다. 가파른 경사면에 무심히 걸쳐 둔 줄사다리를 발판 삼아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명사산은 `모래가 우는 소리를 낸다'고 해서 명명됐다. 바람에 쓸리는 모래 소리를 이야기하는 것인지, 관광객이 산을 오를 때 흘러내리는 모래 소리를 표현한 것인지는 정확하지 않다.


분명한 건, 산을 오를 때는 모래 우는 소리보다 제 숨 헐떡이는 소리가 더 크게 들린다는 것. 십분쯤 두 발로 걷고 다시 십분쯤 네 발로 꾸역꾸역 기어오르면 정상이다. ‘뒤돌아 내려가 마을을 둘러볼까’ 했던 수십 번의 갈등은 정상에서 말끔히 녹아내린다.


어렴풋이 보이는 사막의 능선은 우아했다. 더운 바람에 밀려온 모래가 뺨에 붙어 느껴지는 가슬한 촉감도 신선했다. 소리가 들렸다. 산 아래 월아천 마을이 선명히 보이지 않아 슬픈 여행자를 위로하듯, 휘이휘이. 바슬바슬 나직한 소리로 이야기한다. “두 발로 걸어 올라와서 두 눈으로 어렴풋이나마 볼 수 있으니, 이 정도면 괜찮아.”  


 




 travel info   


Air 

중국 국제항공을 이용해 베이징을 경유, 란저우까지 이동했다. 실제 비행시간은 4시간 30분 정도지만 경유 시간을 생각하면 한나절을 잡아야 한다. 란저우에서 장액까지는 차로 5시간, 고속열차로 2시간 반이면 도착할 수 있다. 장액에서 둔황까지는 6시간 거리를 차로 이동했다. 장시간 이동이 싫다면 항공편을 이용하면 된다. 둔황에도 공항이 있다. 란저우에서 1시간 30분, 베이징에서 3시간이면 닿는다. 




Protect Gear

모래바람을 이기려면

마스크는 필수다.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거친 모래바람에 잠시만 노출돼도 목이 칼칼해진다. 기다란 스카프를 준비하는 것도 방법이다. 차도르를 두르듯, 얼굴과 머리를 감싸면 된다. 옷은 모래가 잘 털리는 소재로 준비한다. 카메라는 반드시 비닐이나 천으로 꼼꼼히 싸맬 것. 사막을 전문적으로 촬영하는 사진가들은 거친 모래바람에 렌즈를 보호하기 위해 콘돔을 가지고 다닌다는 민망한 정보도 전한다. 



 

PLACE

멀지만 놓칠 수 없는 문화유산, 가욕관성

장액에서 차로 3시간 거리에 있다. 중국에서 3시간 거리는 동네 마실 가는 것과 비슷하니, 길을 나서 보자. 고비 사막 한가운데 우뚝 선 가욕관성은 명나라 주원장 때인 1372년, 몽골족의 침입을 막기 위해 세운 요새다. 하서사군을 방어하는 마지노선이자, 만리장성의 서쪽 끝이라 의미가 크다. 동서 256m, 남북으로 160m의 규모의 가욕관성은 내성, 성호, 외성 세 겹으로 옹골차게 둘러싸인 구조로 축조됐다. 만리장성의 성문 중 가장 온전히 보존됐다는 평가다. 내성에는 서쪽 문인 유원문과 동쪽 문인 광화문이 있다. 두 문 사이에 기념품을 판매하는 가판이 도열해 있어 쇼핑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가욕문 밖에서는 낙타 타고 사막을 거니는 체험을 할 수 있다. 낙타를 타고 모래밭을 거니는 이곳이, 과거 서역 땅이었다.


 


Market 

둔황 야시장

실크로드의 중심이었던 곳에서 현재 무엇을 파는지 궁금하다면 둔황 야시장으로 가보자. 액세서리, 낙타 인형, 도장, 결이 고운 나무 지압봉, 목탁 소리를 내는 두꺼비 목각 인형, 휴대용 장기판, 꽃신까지, 진기한 물건들이 가득하다. 각종 견과류와 말린 과일도 포장해 판다. 하이라이트는 시장 끝 쪽에 자리한 양꼬치 거리. 다양한 부위의 구운 양꼬치 한 입 베어 물고 맥주 한 모금 삼키면 무한대로 행복해진다. 거리 중앙에 휴대용 노래방 기기를 들고 다니는 버스킹 밴드가 흥을 돋운다. 신청곡도 받는다. 




글·사진 Travie writer 문유선 에디터 천소현 기자 / 취재협조 중국 국가여유국 서울지국 www.visitchina.or.kr





출처/트래비(여행신문)

Posted by 강남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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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는 상징의 도시다. 쉽게 말하면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말이다. 이면의 이면, 혹은 이면의 측면이 중요한 도시다. 그 여행을 위해 우리가 지금 돌아야 할 모서리는 양림동이다. 볼수록 눈이 부신 찬란한 모서리다.


 

▲ 우일선 선교사 사택 창문을 들여다보고 있는 아트주 정헌기 대표와 광주 관광컨벤션뷰로의 최지선씨



▲ 유수만 선교사 사택의 붉은 벽돌을 타고 오르는 담쟁이


▲양림동 풍경 photos by 정헌기


 


 


광주의 속살 만지기


이제껏 광주 양림동은 기독교 역사 유적지로만 알려져 왔다. 선교사묘원, 호남신학대학교, 기독간호대학, 수피아여자중·고등학교, 광주기독병원만 봐도 알 수 있듯이 1900년대 초 양림동을 통해 호남으로 전해졌던 기독교의 흔적이 강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양림동 읽기가 달라지고 있다. 80년에서 한 발자국도 나가지 못한 채 시간이 멈추어 버린 광주. 이 도시에 대한 새로운 탐구가 바로 양림동에서 시작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사인> 고재열 기자는 양림동을 두고 ‘광주의 속살’이라고 했었다.


하지만 양림동은 불친절하다. 여행자를 확 끌어당기는 자력(磁力)이 약하다. 걸어서 여행하기 좋을 만큼 넓지 않은 동네지만 이방인에게 살뜰하게 길을 일러주는 이정표를 기대하면 금물이다. 내부가 사뭇 궁금한 근대 건축물들도 대부분 굳게 잠겨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림동을 찾아야 하는 이유는 앞서 말했던 이른바 ‘속살론’이다. 속살을 누가 쉬이 허락할까. 자력自力으로 양림동을 부드럽게 만져야 한다.


그 속살 만지기에 도움을 줄 두 사람을 다형다방 2층에서 만났다. 일터와 보금자리까지 광주로 옮겨 버린 젊은 문화기획자, 쥬스컴퍼니의 이한호 대표(아래사진 오른쪽)와 광주 출신으로 양림동 스토리 발굴에 앞장서고 있는 정헌기 대표(왼쪽)였다. 다형다방은 쥬스컴퍼니에서 운영하고 있는 무인카페로 양림동에 오래 거주했던 시인 다형 김현승 시인을 기념한 공간이자 2층 다락방은 과객들의 하룻밤 안식처가 되기도 한다.


다형다방에 전시된 흑백 사진 속에는 다형 김현승 시인과 과거의 양림동이 살아 있었다. ‘절대 고독의 시인’이라고 불리는 그의 곁을 항상 지켰던 것은 선교사들을 통해 쉽게 구할 수 있었던 한 잔의 커피였다. 자연스레 동료 문인들은 그를 다형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교과서에서나 접했던 시인이 ‘형’으로 불렸던 곳. 양림동 산책은 이렇게 시작됐다.


 




100년 전, 양림동에서는… 


양림동을 바라보는 또 다른 시선은 근대건축문화유적지로, 휑하니 남은 건물들을 바라보는 것이다. 하지만 알맹이를 품지 않는다면 껍데기는 결코 위대할 수 없다. 정헌기 대표는 100년 전 미국 남장로교파의 선교사들이 양림동에 연착륙할 수 있었던 이유가, 당시 양림동의 경제적, 문화적 자양분이 풍부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보수적인 문화가 강한 나주에서 거부당했던 선교사들은 광주 양림동에서 비교적 순조롭게 자리를 잡게 됩니다. 당시 양림동에는 아이들이 죽으면 시신을 두는 풍장 터가 있을 만큼 가난하고 척박한 환경이었다고 알려져 있지만 반면에 예부터 권세 있는 양반가들이 많이 살고 있었죠. 사람들의 의식도 깨어 있는 편이었고, 후원자금을 모으기에도 유리했었을 겁니다.”


그렇게 정착한 양림동의 선교사들이 보여준 삶의 모범은 대단했다. 그 증거물들이 바로 양림동의 아름다운 근대건축물로 꼽히는 선교사 사택, 교회, 학교들이다. 나병환자와 빈민, 과부, 고아들을 위해 가진 것을 모두 나눠주고 청빈의 삶을 살다가 굶어 죽었다는 선교 간호사 서서평은 예수의 재림이라는 말을 들었을 정도다. 1909년 오기원 선교사부터 22기의 무덤이 선교사묘원에 마련됐고 국내외에서 조문객이 끊이지 않는다. 지금도 기독간호대 학생들은 조선간호부회(대한간호협회의 전신)를 창립하고 11년간 회장으로 이끌었던 서서평의 묘지를 일년에 한 번씩 찾아온다. 언덕 위에 우뚝 솟아있는 우일선 선교사의 회색벽돌기와집은 지역 최초의 고아원으로 사용되기도 했었다. 그 의미만큼이나 외관도, 내부도, 정원도 아름다운 집이다.


양림동의 한옥도 뒤처지지 않는다. 500년이 넘게 살아온 팽나무가 아직도 힘차게 가지를 뻗고 있는 이장우 가옥은 원래 1899년 정병호가 건축한 곳으로, 민속자료로 보호되고 있다. 정 대표가 말을 이었다. “1905년에 양림동에서 최초의 크리스마스 축제가 열렸어요. 당시 정병호 가옥에는 그랜드 피아노가 있었답니다. 생각해 보세요. 그 당시에 그랜드 피아노라는 걸. 그 아버지 정낙교는 만석꾼 정도가 아니라 24만석꾼이었다니 상상이 되나요? 이 집 마당에서 완창을 하지 못하면 명창으로 인정받지 못했을 정도라고 합니다. 그 정낙교의 외손주가 정추 선생이니 위대한 음악가의 탄생은 결코 우연이 아닌 거죠.”


외삼촌 정병호의 집을 드나들며 피아노를 배웠던 정추는 러시아로 건너가 차이코프스키 음대에서 음악을 전공했다. 궁상각치우의 우리 음계를 적용한 그의 오케스트라 선율은 러시아인들의 귀를 사로잡아 검은 머리의 차이코프스키로도 불렸지만 개인의 삶은 순탄하지 못했다. 고국에 돌아와 여생을 마치고자 했던 소망도 결국 이뤄지지 못하고 지난해 돌아가시고 말았다.


정추(1923~2013년)의 바로 옆집에는 정율성이 살았다. 중국의 3대 음악가로 꼽히는 정율성(1914~1976년) 선생은 중국인들이 존경해 마지않는 음악가다. 1992년 베이징아시안게임 개막식에서 연주됐던 <중국인민해방군가>가 바로 정율성 선생 작품. 광주를 찾는 중국인들은 그의 생가터를 꼭 방문한다. 광주에서는 그 명성이 뒤늦게 알려져 몇해 전부터 정율성 음악회를 개최하고 있다.


광주에서 폭발했던 시대정신의 뿌리도 양림동에서 찾을 수 있다. 광주 3·1만세 운동의 태동지가 바로 양림동에 있다. 치마를 뜯어 만든 태극기를 휘날리며 만세운동에 참여해 옥고를 치렀던 23명의 교사와 학생들을 기념하는 동상이 수피아여고 교정에 세워져 있다. 일제의 황국신민화에 반대하는 비밀결사조직(증표로 은가락지를 끼고 있었다)이 있었을 정도로 민족의식이 확고했던 소피아여고생들의 전통은 졸업생들에게도 깊은 자부심으로 새겨져 있다. 양림동을 관통하는 무형의 인적 유산은 이처럼 풍성하고 화려하다.


하지만 양림동의 시간은 느리게 흐르고 있다. 광주천을 사이에 두고 고층빌딩들이 솟아오른 충장로에 비하면 양림동은 개발이 빗겨간 작은 동네일뿐이다. 최근 세간의 주목을 끌기 시작하면서 하루가 다르게 길이 닦이고 집값이 오르는 추세지만 그 속도가 가능한 늦어지면 좋겠단다. 공간의 디자인만 바꾸는 방식의 개발은 사양하겠다는 뜻이다.


그러나 양림동은 이미 광주를 설명하는 새로운 방식이 된 것 같다. 예술가들이 돌아오고, 크고 작은 문화적 이벤트가 이어지며, 스토리 발굴도 활발하다. 손을 뻗어 만지고, 귀로 듣고, 향내를 맡을 수 있는 근대의 시간들이 도도하게 양림동을 흐르고 있다.



글·사진  천소현 기자   취재협조  광주광역시 관광컨벤션뷰로 062-611-3631


 































1 양림교회. 양림동은 광주에 기독교 문화의 전파된 관문이었다 2 통기타 거리에는 라이브 연주를 하는 카페와 주점들이 모여 있다 3 수피아여고 안에 있는 커티스 메모리얼 홀 4 다형다방 앞에 서 있는 정율성선생 사진




5, 9 이장우 가옥의 장독대와 500년 수령의 팽나무 6 우일선 선교사 사택은 아름다운 회색 벽돌집이다. 한때 고아원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7 선교사묘원으로 올라가는 양림길은 마을 주민들이 매일 걸어 다니는 산책길이자 순례의 길이다 8 오웬 의사를 기리기 위해 친지들이 1914년 건립한 오웬기념각 10 광주천



 travie info   

양림동 산책자

교통편 | 광주역에서 버스 정거장까지 414m 걷기, 진월07번 버스 승차 후 충파(남) 정거장에서 하차.


주관적인 추천 루트 | 다형다방 → 피터슨 선교사 사택터, 유수만 선교사 사택, 원요한 선교사 사택 → 호랑가시 나무 → 수피아여자고등학교(수피아홀, 수피아 옛 강당, 광주 3·1 만세운동기념동상, 윈스보로우홀, 커티스 메모리얼 홀) → 우일선 선교사 사택 → 선교사 묘원 → 다형 김현승 시비 → 충현원 → 양림미술관 → 선교기념비 → 이장우 가옥 → 최승효 가옥(비개방) → 광주정공엄지려(충견상) → 오웬기념각 → 정율성 가옥 → 광주 3·1 만세운동 태동지 → 정율성 기념상 → 광주천 → 뒹굴동굴 → 양파정 → 통기타 거리


문의 | 양림동 주민센터 062-650-7601

  



1박2일을 고려한다면

숙박 | 양림동의 북동쪽은 바로 광주천이다. 이 천을 경계로 시간은 근대에서 현대로 넘어간다. 모텔과 식당이 현대 쪽에 즐비하므로 잠과 식사는 여기서 해결하면 된다.


타이밍 | 오전 시간을 추천한다. 아침에 순교자묘원에 다녀와서 무등산을 바라보며 모닝커피를 마실 수 있다. 길만 따라 걸으면 1~2시간에도 끝나지만 고택이나 미술관 등을 천천히 방문하려면 한나절이 걸린다.


카페 | 무인카페인 다형다방의 믹스커피가 싫다면 파우제나 어비슨 기념관 카페를 찾으면 된다. T브라운관 8층 카페에 올라가면 무등산을 배경으로 한 양림동 풍경이 한눈에 보인다. 다형다방 자리에서 성업했던 양림떡볶이는 근처의 2층 건물로 자리를 옮겼다.

  



문학·예술 테마 더하기

대남로변에 우뚝 선 주공휴먼시아 아파트는 <징소리>의 소설가 문순태의 거처, <첫사랑>의 극작가 조소혜의 거처, 소설가 황석영이 <장길산>을 집필했던 곳, 독립운동가 김마리아여사의 거처 등을 모두 삼켜 버렸다. 곽재구 시인의 대표작 <사평역에서>에 등장하던 사평역도 터로만 남았다. 다형 김현승 시인의 시비는 펜촉 모양인데, 원래 그 뾰족한 촉 사이로 무등산이 걸리도록 설치되었으나 학교 건물에 가로막혀 의미가 희석됐다. 서양화가 한희원, 미디어아티스트 정운학은 현재도 양림동 주민이다.




출처/트래비(여행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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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남구 양림동 226-25 | 우일선선교사사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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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 따듯한 날에 나랑 여행 갈래? 다신 안 돌아오게 아주 먼 곳으로.’ 

지난 5월 데뷔 앨범을 낸 가수 곽진언의 노래 ‘나랑 갈래’의 한 소절이다. 

다시 못 돌아오나 싶을 정도로 먼 곳에 다녀왔다.


땅끝마을이 있는 해남에서도 40km를 더 들어가야

겨우 그 모습을 보이는, 완도였다. 


 


▲ 정도리 구계등은 파도소리에 귀 기울이기 좋은 곳이었다



▲ 몽돌 가득한 정도리 구계동의 청량한 바다


 

호남평야의 드넓은 곡창지대를 따라 버스는 끝없이 남쪽으로 향했다. 서울을 빠져나온 지 5시간 만에 도착한 해남 남창휴게소. 남도의 정식으로 주린 배를 채우니, 코를 찌르는 홍어 냄새가 오래 입 안을 맴돈다. 이제 다 왔다는 생각에 설레는 마음으로 창문 밖을 보니 하늘의 빛깔마저 서울의 그것과는 달랐다. 유리창을 스치는 나뭇잎들이 손을 흔들어 환영해 주는 것 같았다.




▲ 완도타워 언덕에서 바라본 완도의 풍경은 시원했다



▲ 2008년 2월에 개관한 장보고기념관 내부


 


선구자의 노래, 장보고


해상왕 장보고의 고장에 온 만큼 첫 방문지로 청해진 유적지를 택했다. 청해진은 신라 흥덕왕 3년828년에 세워진 군사적 요충지로, 해적들에게 붙잡혀 노예로 팔리는 신라인들을 지켜 주고 싶었던 장보고의 요청에 따라 설치되었다. 어렸을 적 교과서에서 배웠던 한·중·일 해상무역의 중심지로 위상을 떨치던 청해진을 기대했는데, 덩그러니 놓인 드넓은 갯벌 위에는 천년 세월의 더께만이 앉아 있었다.


남아 있는 청해진의 흔적을 찾아서 도보로 10분 거리인 장보고기념관에 가보기로 했다. 지난 2월 개관 8주년을 맞은 기념관의 내부는 깨끗했다. 10년간 유물 발굴조사에서 출토된 2,000여 점의 유물 중 일부가 전시되어 있었다. 유물들을 이것저것 살펴보던 중 ‘배둥둥이’라는 단어 앞에서 시선이 멈췄다. 배가 둥둥 떠다닌 곳이라는 뜻일까. 장보고기념관 맞은편의 매립지는 장보고 선단이 직접 선박을 수리했던 터로 ‘배둥둥이’라는 귀여운 이름으로 불렸다. 기념관에서 아기자기한 정보들을 얻고 나니 역사 속 청해진이 조금 더 가까이 다가와 있었다. 기념관 서쪽 마을 대신리에는 청해진을 모델로 지어진 청해포구 촬영장이 자리해 있다. 대하드라마 <해신> 촬영을 위해 KBS와 완도군이 분담해 약 100억원의 제작비를 들여 조성한 곳이다. 청해포구 세트장에서는 <해신> 외에도 드라마 <정도전>과 <주몽> 등의 인기 사극을 촬영했으며 2014년에 흥행 대박을 쳤던 영화 <명량>과 <해적>도 이곳에서 찍었다.


2016년 현재의 청해진 유적지 터 갯벌 위에는 어민들이 삼삼오오 정겹게 모여 낙지를 물에 헹구고 있었다. 지금이야 평화로운 바닷마을처럼 보이지만 완도는 장보고의 죽음 이후 커다란 풍파를 맞았다. 변방인 완도에서 신분이 미천한 흙수저 출신으로 태어나 동아시아 해상무역의 일인자로 자수성가한 장보고는 당시 엄격한 골품제 사회였던 신라의 진골들에게 눈엣가시일 수밖에 없었다. 반란을 일으킬 소지가 있는 문제 인물로 낙인찍혀 비극적인 죽음을 맞았던 장보고. 장보고 사후 그와 함께 생활했던 완도의 주민들은 모두 섬에서 쫓겨나 지금의 전북 김제시로 강제이주 당한 아픈 역사를 품고 있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작은 섬 완도를 아시아를 하나로 잇는 무역 중심지로 탈바꿈시킨 장보고. 해상왕 장보고의 간절했던 꿈은 무엇이었을까? 잔잔한 완도 앞 바다의 수면 아래 역동하는, 장보고의 청해진이 지금도 숨어 있을 것만 같았다. 



▶장보고기념관

주소: 전라남도 완도군 청해진로 1455

전화: 061 550 6930~3

입장료: 어른 1,000원, 청소년 700원, 어린이 500원





▶완도 청해포구 촬영장

주소: 전라남도 완도군 청해진서로 1161-8

전화: 061 555 4500

입장료: 어른 5,000원, 청소년 3,000원, 어린이 2,000원




 


▲ 몽돌 가득한 정도리 구계등에선 절로 평화라는 단어가 떠오른다


 


완도의 시골 정도리는 소음과 미세먼지에 지친 도시인들에게 휴식을 준다.

바닷마을 오디세이


완도 읍내에서 섬의 서쪽을 향해 15분 정도 시골길을 달리다 보면 정도리 구계등이다. 정도리 마을 앞 바다를 따라 약 750m의 길이로 조성되어 있는 자갈밭이 아홉 개의 계단을 이룬다 하여 구계등이라고 불린다. 구계등은 통일신라 황실의 녹원으로 지정된 적도 있으며 현재 명승 3호로 보호받고 있다. 자갈밭 앞에는 방풍림이 가득한 무장애 탐방로가 조성되어 있는데 인적이 드문 조용한 아침의 바닷마을에서 나무 사이로 불어오는 살랑한 바람을 맞으니 기분이 말랑했다.


해안도로를 따라 바다와 산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다 보니 어느새 완도수목원에 도착했다. 국내 유일의 난대림 수목원으로 방대한 규모를 자랑하는 완도수목원은 넓은 호수 옆에 놓여 있는 ‘푸른 까끔길’이 제일 먼저 손님을 맞이한다. ‘까끔’은 동네 나지막한 산을 말하는 전라도 사투리로 까끔의 경사진 길을 ‘까끔길’이라고 부른단다. 초입에서부터 현장학습을 나온 초등학생들이 여럿 보였다. 


까끔길을 오르며 이리저리 주위의 나무를 살피는 아이들의 호기심 어린 눈망울이 생기가 넘쳤다.

완도수목원에서 제일 자주 눈에 띄는 건 붉가시나무다. 너도밤나무 목에 속하는 붉가시나무는 목재를 자르면 붉은 빛을 띠어 붉가시라고 불린다. 독특한 나무로는 비파나무를 꼽을 수 있다. 여름이면 노란 열매를 맺으며 한약재로도 쓰이는 비파나무의 별칭은 ‘무환자나무’인데 이 나무를 심어 놓으면 집에 환자가 없다 해서 붙여진 것이란다. 부모님 댁에 비파나무 하나 심어 드려야겠다는 생각을 문득 하며 숲길을 걸었다. 사부작사부작 낙엽을 밟으며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를 음악 삼아 걷다 보니 어느새 시간을 잊었다. 조용한 숲길을 걸으며 피톤치드를 한껏 마시니 몸도 한결 가벼워지는 느낌이다. 평탄한 길만 걸어서 아쉬움이 남는다면 산자락에 자리한 수목원탐방로를 따라 완도에서 가장 높은 상황봉644m 정상까지 올라갈 수도 있다.


다시 읍내로 돌아와 들른 마지막 장소는 바다 앞에 자리한 해조류센터. 탁 트인 야외 옥상정원에서 내려다보는 바다 전망이 으뜸인 이 센터는 완도군청이 주최하는 해조류박람회를 목적으로 세워졌다. 제1회 해조류박람회가 지난 2014년 4월 막을 올렸지만 세월호 참사로 파행되어 이번에야말로 본격적인 해조류박람회를 준비 중에 있다. 2017 완도국제해조류박람회는 ‘바닷말의 약속, 미래에의 도전’이라는 주제로 내년 4월14일부터 5월7일까지 24일간 개최된다. ‘바닷말’은 김, 미역, 매생이 등 해조류를 뜻하는 순우리말인데 미래 식품으로서 해조류의 가치를 역설하는 장으로 자리매김할 계획이다. 또한 해조류로부터 추출한 알긴산은 중금속 세정기능이 뛰어나기 때문에 의약품과 화장품의 원료로도 활용된다. 360도 워터스크린 입체영상과 VR(가상현실) 체험관 등 다채로운 전시와 체험 프로그램으로 꾸며질 완도국제해조류박람회는 앞으로 3년마다 개최될 예정이다. 


한 가지 희소식은 신지도와 고금도를 잇는 장보고대교가 해조류박람회에 맞춰 내년 4월 임시개통을 목표로 막바지 공사 중에 있다는 것이다. 완도뿐만 아니라 인근 강진과 장흥의 관광지에도 쉽게 닿을 수 있어 앞으로 남도 해안 투어를 편하게 즐길 수 있게 될 전망이다.  


 


▲ 조용한 완도수목원에는 나뭇잎을 스치는 바람소리만이 가득하다



▲ 완도 곳곳에서 볼 수 있는 시골 바닷마을의 정겨운 풍경



▶완도수목원

주소: 전라남도 완도군 청해진북로88번길 156

전화: 061 552 1532

입장료: 어른 2,000원, 청소년 1,500원, 어린이 1,000원






▶완도군 해조류센터

주소: 전라남도 완도군 해변공원로 84

전화: 061 550 5878



 


 


travel info  


BUS

목포 터미널에서 버스로 약 2시간이면 완도터미널에 도착한다. 성인 기준 1만1,800원. 강남고속터미널에서 완도터미널까지 소요시간은 약 5시간이며 요금은 우등 기준, 성인 3만7,200원이다.


 



완도 타워

시애틀 스페이스 니들 타워, 대전엑스포 한빛탑과 닮은꼴인 76m 높이의 타워. 2008년 9월에 준공되었다. 높이 51.4m아파트 17층 높이의 전망층에서 바라본 풍경은 사방으로 보이는 바다에 가슴이 탁 트인다. 야간에는 조명으로 불을 밝히는데 금, 토요일에는 타워에서 쏘는 레이저 쇼까지 볼 수 있으니 놓치지 말 것.


주소: 전라남도 완도군 장보고대로 330 / 전화: 061 550 6964 / 입장료: 성인 2,000원, 청소년 1,500원, 어린이 1,000원 / 홈페이지: tower.wando.go.kr






완도관광호텔

완도 바다 앞에 위치한 완도관광호텔은 버스터미널이 있는 완도읍에서 도보로 10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바다와 맞닿아있는 해수사우나에서 수평선을 바라보며 피로를 풀어 보자.


주소: 전라남도 완도군 해변공원로 152 / 전화: 061 552 3005 / 홈페이지: wandohotel.com




 



Koner179

완도에서 흔치 않은 모던 카페. 건축과 디자인을 전공한 사장이 직접 인테리어를 꾸며 작년 여름에 문을 연 복층 카페다. 재즈가 흘러나오는 분위기 좋은 곳에서 커피 한 잔으로 여독을 풀어 보자. 도보로 5분 거리에 바다가 있어서 테이크아웃 하기도 좋다.


주소: 전라남도 완도군 개포로 179 / 전화: 061 552 1790 / 메뉴: 아메리카노 3,800원, 컵빙수 6,000원부터 / 홈페이지: cafe.naver.com/kdspace


 

글·사진 정현우 인턴기자 취재협조 완도군청 www.wando.go.kr







출처/트래비(여행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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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완도군 군외면 대문리 109-1 | 완도수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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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 여행이 바뀌고 있다. 자유여행이 대세다. 

갈 수 있는 배편도, 빌릴 수 있는 차량도 많아졌다. 

굽이마다 비경이 즐비한데다, 우리땅 독도도 지척에 있다. 



▲ 행남해안산책로는 도동 여객선 터미널 뒤쪽에서 시작해 저동항 촛대바위까지 이어진 해안 산책로다



▲ 울릉도 관문 중 하나인 도동항의 모습



▲ 독도로 들어서는 여객선을 맞이하기 위해 정렬해 있는 독도 해안경비대 


 


울릉도에 착륙한 자유여행


포항을 출발해 배로 이동하길 3시간 10분, 울릉도의 관문 중 한 곳인 도동 여객선 터미널에 도착했다. 울릉도를 오가는 배편이 과거에 비해 많이 늘었다지만 여전히 울릉도는 쉽게 갈 수 있는 곳은 아니다. 날씨에 따라 배의 결항도 잦은데다, 바다가 거칠어지고 눈이 많이 내리는 겨울의 경우는 배편도 운휴되는 경우가 많고, 또 울릉도에 들어갔다 하더라도 계획대로 울릉도에서 나온다는 보장도 없기 때문이다. 


울릉도는 울릉읍, 서면, 북면 등 총 세 구역으로 나뉜다. 배가 닿는 곳은 울릉읍의 도동, 저동 또는 사동이다. 배가 들어오는 시간에 도동 여객선 터미널은 분주하다. 배에서 내린 관광객과 울릉도 주민, 또 이들을 태울 관광버스와 택시, 렌터카들이 한데 얽힌다. 도동뿐 아니라 저동의 경우도 배가 들어올 때는 같은 풍경이다. 각자 이동할 수단을 확보하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터미널과 주변은 조용해진다. 


울릉도의 지형은 변화무쌍하다. 산세가 험하고 평지도 드물다. 마을과 마을을 이동할 교통수단도 마땅치 않다. 그렇다 보니 울릉도 여행에서는 차량 확보가 필수적이었고, 교통수단이 가장 확실한 단체여행이나 택시관광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요즘 울릉도 여행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 ‘렌터카 자유여행’이 뜨고 있는 것. 현지 관계자에 따르면 울릉도의 렌터카 사업 규모도 점차 커지고 있다. 울릉도여행사 이성범 대표는 “제주도가 그랬듯 최근 울릉도 여행 트렌드는 자유여행이다. 렌터카를 활용하는 여행자의 문의도 많이 늘었다. 울릉도도 이들을 위해 다양한 관광 명소를 발굴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 저동항에서는 울릉도 인근 해안에서 잡히는 각종 해산물을 맛볼 수 있다



▲ 대저해운이 운영하는 썬플라워호는 포항에서 울릉도 도동항을 운항하고 있다


 



울릉도행 배편 | 

포항과 묵호, 강릉 총 세 곳에서 출발한다. 포항에서는 (주)대저해운(www.daezer.com)에서 운영하는 썬플라워가 도동으로, 태성해운(www.tssc.co.kr)에서 운영하는 우리누리1호가 저동으로 운항한다. 묵호에서는 씨스포빌(www.seaspovill.co.kr)에서 운영하는 씨스타 7호가 도동으로, 씨스타 1호가 사동으로 운항 중이며, 강릉에서는 씨스포빌에서 운영하는 씨스타 3호와 5호가 저동으로 운항 중이다. 단 자동차를 이용해 울릉도를 여행하기 위해서는 차량선적이 가능한 썬플라워호와 씨스타 7호를 이용해야 한다.


 


하루에 하나씩, 

해안일주도로 A 코스 & B 코스


울릉도가 초행이어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여객선 터미널에 당도한다면 터미널 곳곳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울릉도 지도부터 챙기자. 울릉도의 해안일주도로는 아직 완공되진 않았다. 도동항을 기준으로 시계 방향을 A코스, 시계 반대 방향을 B코스로 구분한다. 섬목에서 내수전까지는 아직 미개통 구간으로 올해 말 준공을 목표로 공사가 한창이다. 미개통 구간을 넘어가려면 선창에서 저동항을 연결하는 섬목페리호를 탑승할 수도 있지만, 그것보다는 2일에 걸쳐 하나씩, 해안일주 코스를 따라 여행하기를 권장한다. 바쁘게 움직인다면 하루에도 모두 둘러볼 수 있지만 구석구석 숨어 있는 명소들이 의외로 꽤 많다. 울릉도 투어맵 www.ulleung.go.kr



▶울릉도 추천 

여행길 코스 A


도동항–사동–통구미–태하리–현포–천부–나리분지



▷ 섬 산책의 묘미 

행남해안산책로(도동해안산책로)

도동 여객선 터미널 뒤쪽 해안선을 따라 행남등대(도동등대)를 지나 저동항의 촛대바위까지 이어져 있는 해안산책로다. 길이는 약 3km로 경치를 감상하다 보면 길게 느껴지지 않는다. 산책로는 해안을 따라 깎아지를 듯한 절벽 밑으로 골짜기와 자연동굴 등을 교량으로 연결해 놓았다. 과거 활발했던 화산 활동으로 만들어진 울릉도 특유의 지질구조이자 자연스럽게 이뤄진 비경이다. 파도가 세게 몰아치는 날에는 안전을 위해 폐쇄된다. 


 



▷ 신기한 통구미 거북바위

통구미 몽돌해변을 따라 파도의 침식작용으로 만들어진 바위섬이다. 바위 위로 올라가고 내려가는 거북이들처럼 보인다고 해서 거북바위로 불린다. 보는 방향에 따라 6~9마리의 거북 형상이 보인다. 바위가 있는 마을을 ‘거북이가 통(마을)으로 들어가는 모양’이라고 해서 통구미로 부른다. 이곳에서 판매하는 마즙을 마시는 재미도 쏠쏠하다. 울릉도산 마를 갈아 음료수에 타서 단돈 1,000원에 팔고 있는데 잠시 쉬어 갈 가치가 충분하다. 


 


▷ 10대 비경의 위엄 태하 항목전망대

모노레일에서 내려 대풍감 산책로를 따라 15분 정도 걸으면 도착한다. 산책로는 해송은 물론 동백이 울창하게 자라고 있어 봄에 더 반가운 길이다. 항목전망대의 탁 트인 풍광은 우리나라 10대 비경으로 꼽힐 만큼 아름답다. 용암이 분출해 빠르게 식으며 형성됐다는 대풍감의 해안절벽, 현포리 너머 보이는 코끼리바위와 송곳봉, 노인봉 등은 설명하기 힘든 절경이다. 대풍(待風)감은 ‘바람을 기다리는 언덕’이라는 뜻으로 과거 돛단배가 이곳의 순풍을 받아 출항하면 육지로 나갈 수 있었다고 한다. 전망대 왼편은 천연기념물 49호인 대풍감향나무의 자생지다. 


 


▷ 6분이면 정상에 태하 항목관광 모노레일

태하리에서 꼭 들러야 할 곳이다. 항목전망대를 오르는 방법은 다양하지만 가장 쉽게 오르는 방법은 모노레일을 타는 곳이다. 39도에 이르는 가파른 경사로를 따라 304m 길이의 모노레일 두 대가 동시 운항하고 있다. 1대당 최대 탑승 인원은 20명. 분당 50m의 속도로 약 6분 정도면 정상에 오를 수 있다. 


 

▷ 우산국의 도읍지 현포항과 현포고분

고대 우산국의 도읍지로 추정되는 곳이다. 현포고분군이 존재하며 <동국여지승람>에 보면 이곳에 촌락과 석물, 석탑 등이 있었다고 전해진다. 태하리에서 현포리로 가는 길 중간에 위치한 현포전망대의 풍경도 아름답다. 


 


▷ 코가 길어 코끼리바위

현포리와 천부리 사이에 위치해 있는 바위다. 주상절리로 이뤄진 바위에는 작은 배가 드나들 수 있을 정도의 구멍이 있는데, 코끼리 코가 늘어져 있는 모습이라 코끼리바위라고 불린다.


 



▷사람이 사는 분화구 나리분지

울릉도의 성인봉 화산 분화구 일부가 함몰돼 만들어진 분지다. 산세가 험한 울릉도에서 유일한 평지지형이자 사람이 거주하고 있는 유일한 분화구 분지로도 유명하다. 나리분지 입구에서 내려다보면 분지는 산으로 둘러싸여 있다. 울릉도 전통 가옥형태인 너와집과 투막집도 볼 수 있다. 


 



▷울릉도 으뜸 비경 삼선암

해안 비경이 연속되는 A코스 끝자락에 위치한 섬목에서 기이하게 생긴 천연 바위굴을 통과해 보이는 것이 삼선암이다. 울릉도 3대 비경 중에서도 으뜸으로 손꼽히는 곳이다. 보는 각도에 따라 2개의 바위로 보이지만, 가까이서 바라보면 3개로 보인다. 지상에 내려온 세 선녀가 바위로 변했다는 전설이 있으니 3개가 맞을 것 같다. 제일 작은 바위는 늑장을 부린 막내선녀 바위로 불리며, 신기하게도 이 바위에만 풀이 자라지 않는단다. 


 


▶울릉도 추천 

여행길 코스 B


봉래폭포–저동 촛대바위–내수전 전망대


 


▷ 연중 시원한 봉래폭포

저동항을 기준으로 2km 정도 떨어져 있다. 울릉읍 주민들의 상수원이기도 하다. 폭포로 오르는 길에는 삼나무 숲 산림욕장과 함께 나무 데크길, 쉼터 등이 있으며 시원한 자연 바람이 흐르는 풍혈이 있다. 연중 4도의 온도가 유지된다는 풍혈은 냉장고가 없던 과거에 울릉도 주민들이 천연냉장고로 이용했던 곳이다. 


 


▷ 효심 깊은 저동 촛대바위

저동항은 울릉도의 오징어잡이 배들이 정박해 있는 곳이다. 고기잡이배들이 자주 드나드는 곳인 만큼 신선한 회를 맛볼 수 있다. 촛대바위에 걸쳐진 울릉도의 일출과 야경이 아름다운 곳이기도 하다. 조업 나간 아버지를 기다리던 딸이 돌로 굳어 버렸다는 전설을 지니고 있어 효녀바위라고도 불린다.


 



▷ 해가 좋아 내수전 일출전망대

전망대 주차장에서 일출전망대로 가는 길은 수많은 동백나무와 마가목 등이 터널을 이루고 있는 완만한 오르막길이다. 입구에서부터 전망대까지는 약 15분 정도 소요된다. 전망대에서는 울릉도의 북쪽과 동쪽, 남쪽 지역을 내려다볼 수 있다. 날씨가 맑은 날에는 북으로 관음도, 섬목 등이 보이며, 남으로 저동항과 저동, 행남등대 등을 볼 수 있다. 또 해돋이를 보기 좋은 곳이기도 하다.


 



3대의 덕을 모아 독도!

울릉도에서 독도를 가는 배편은 총 다섯 편이다. 그러나 3대가 덕을 쌓아야 입도할 수 있단다. 독도 운항 여부는 기상상황 및 (비)성수기에 따라 변동이 잦으므로 반드시 사전 문의를 해야 한다. 씨스포빌에서 운항하는 씨스타 1호가 사동에서, 씨스타 3호와 5호가 저동에서 출발하고 있다. 또 돌핀해운의 돌핀호와 대저해운의 썬라이즈호가 각각 사동과 저동에서 출발한다. 소요시간은 왕복 약 3~4시간이다. 독도는 크게 동도와 서도를 비롯해 89개의 부속섬으로 이뤄져 있다. 머무는 시간은 고작 30여 분이지만 파도가 높아 선착장에 접안하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이니 입도했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크다. 


 


글·사진 신지훈 기자 취재협조 여행박사 www.tourbaksa.com






출처/트래비(여행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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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북도 울릉군 북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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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은 진하다. 색이 진하고, 향이 진하고, 맛이 진하다. 


역사가 그러하고, 문화가 그러하고, 사람이 그러하다. 


좁은 골목에도 음악가와 화가의 삶이 얽혀 있고, 


낡은 가옥에도 소설가와 시인의 인생이 묻어 있다. 


얽히고 묻은 것들은 하나같이 묵직하다. 


참 농밀하기도 하다. 


그래서 통영의 여운은 오래도록 맴돈다.


 


▶ 강구안. 멀리 동피랑과 나폴리 모텔이 보인다



▶ 세병관의 서쪽 망루인 서포루



▶ 동피랑의 상징인 벽화


 


세병관 마루에 앉아 회상하다


통영 앞에는 어김없이 비경, 예향, 미항이라는 수식어가 달라붙는다. 수식어 대신 ‘동양의 나폴리’만으로도 불린다. 그러나 통영이 나폴리가 되기 이전에 통영은 이순신의 고장이다. 임진왜란 이후 왜군에 치가 떨린 조정은 전라도, 경상도, 충청도의 5개 수영을 아우르는 삼도수군통제영을 마련한다. 뼈아픈 치욕은 무너진 궁궐의 재건보다 먼저 삼도수군통제영을 설치하도록 했다. 


1604년에 설치된 삼도수군통제영은 300여 년간 경상, 전라, 충청의 삼도 수군을 지휘하던 본영이었다. 초대 통제사는 임진왜란 당시 초대 통제사인 이순신. 그의 한산도 진영이 최초의 통제영이었다. 이후 6대 통제사가 지금의 통영으로 통제영을 옮겼다. 


삼도수군통제영을 거닐어 본다. 차곡차곡 쌓인 시간이 발끝에서 단단하게 전해진다. 400년 넘게 닳은 돌층계 위로 겨울비가 흩날린다. 층계 끝의 문에는 지과문(止戈問)이라는 현판이 걸려 있다. 그칠 지(止), 창 과(戈), 즉 창을 거둔다는 뜻이다. 그런데 그칠 ‘지’자를 창 ‘과’자 밑으로 가져와 두 글자를 합치면 싸울 무武 가 된다. 이것은 평상시에는 창을 거두지만, 유사시에는 싸우기를 주저하지 않겠다는 무장의 기상이다. 


무장의 다짐은 지과문을 지나 세병관에도 고스란하다. 세병관이라는 이름은 두보의 시구 ‘만하세병(挽河洗兵)’에서 가져왔다. ‘하늘의 은하수로 피 묻은 병기를 씻는다(挽河洗兵挽河洗兵挽河洗兵挽河洗兵挽河洗兵).’ 즉, 전쟁이 그치고 평화를 갈망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씻을 세(洗)의 삼수변을 제거하면 먼저 선(先)이 된다. 평상시에는 세병이나, 유사시에는 선병. 평화를 바라는 마음 중에도 전투를 유념한다. 세병관의 현판은 우리나라에서 제일 크단다. 목이 아프도록 현판을 올려다보다가 문득 깨달았다. 세병과 선병 모두 결국은 백성과 조국을 지극히 아끼는 마음인 것을.

▶ 삼도수군통제영과 어우러진 통영 시내의 모습이 통영의 역사를 한눈에 보여 주는 듯하다



국보 305호 세병관은 정면 9칸, 측켠 5칸의 단층 팔작지붕으로 된 목조건물이다. 이는 우리나라 단일 면적의 목조건물로서는 가장 큰 규모이다. 세병관은 삼도수군통제영의 의전과 연회를 행했던 객사건물이었으나 일제시대에는 기둥 사이에 벽을 세우고 초등학교로 사용됐다. 긴 세월 동안 몇 차례의 보수는 있었을지언정 삼도수군통제영의 다른 건물들이 소실될 때에도 세병관은 당당하게 세월을 견뎌냈다. 


세병관의 마루로 올라선다. 동쪽 망루인 동포루와 서쪽 망루인 서포루, 북쪽 망루인 북포루가 좌청룡과 우백호, 북현무로서 세병관을 감싼다. 정면으로는 멀리 미륵산 자락이 너울대고, 세병관 뒤로는 여황산이다. 마루가 맑고 서늘하다. 세병관 마루에서 바라보는 통영시내는 겨울비로 흠뻑 젖었다. 삼도수군통제영의 기와 너머로 통영의 땅과 바다가 들어온다.  


통영이 다양한 분야의 예술인을 숱하게 잉태한 이유를 파헤치다 보니 삼도수군통제영이라는 답이 나온다. 무슨 말인고 하니, 삼도수군통제영으로부터 파생된 것들로 인해 통영의 문화가 풍부해졌기 때문이란 말이다. 통제영의 12공방은 임진왜란 당시 군수품을 자체 조달하기 위해 만든 것이다. 조선시대 한양을 제외한 지방에서는 통영 12공방 장인의 수가 가장 많아서 1895년 폐영 당시 250명에 달했다고 한다. 숫자만 많은 것이 아니라 생산품 역시 최상품이었다. 그래서 조선시대에는 통영소반 위에 안주를 차리는 것으로 부를 과시했다고 한다. 통영에서는 버선 한 켤레, 빗 하나, 갓 끈 하나조차 허술하지 않으니 그 안목들이 오죽했을까. 


한편, 통제영 300년이라 함은, 통제사가 300년 동안 부임했다는 이야기다. 통제사는 조선시대 정2품의 벼슬이었다. 정2품의 양반이 통제사로 부임하면 통영으로 홀로 오는 것이 아니라 식솔들과 노비들을 모두 끌고 온다. 일년 반마다 새롭게 부임하는 통제사는 한양의 최신식 유행을 퍼트렸고, 이는 통영의 복색을 세련되게 만들었다. 


뿐만 아니라, 세병관에서 의전과 연회 때마다 연주되는 예악을 들음으로써 통영의 음악도 풍부해졌다. 예악은 궁궐이 있는 한양이 아니고서는 듣기 힘든 고급 음악이었다. ‘전라도 가서는 소리하지 말고, 경상도 가서는 춤추지 말라’고 했다. ‘통영 가서는 춤도 소리도 하지 말라’가 되겠다. 충청, 경상, 전라 수군이 모여 저마다 춤 한 사위, 노래 한 가락 읊조리는 곳이 삼도수군통제영이었기 때문이다. 춤과 소리를 잘할 수밖에 없다. 이 모든 것들은 오랜 시간을 들여 축적되고 융합되었고, 순간마다 땅은 비옥해졌다. 이후 이 땅은 윤이상, 박경리, 유치환, 김춘수, 전혁림 등과 같은 근사한 꽃들을 피워냈다.


 


▶ 서호시장은 이른 아침부터 분주하다



▶ 강구안 골목의 대표적인 조형물 ‘이중섭 물고기’



▶ 강구안 골목의 오래된 가게 사이로 세련된 감각의 가게들이 함께 공존한다


 



히히히 강구안, 정겨운 서호시장


‘어, 나폴리 모텔이다.’ 통영의 강구안 해안가를 거닐다 중얼거렸다. 나폴리 모텔은 2009년 개봉한 홍상수 감독의 영화 <하하하>에서 남여 주인공이 우연히 만나는 장소다. <하하하>는 63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주목할 만한 시선’상을 받은 영화로, 영화의 배경인 통영의 매력이 가득 담긴 영화다. 강구안에서 나폴리 모텔을 보니 ‘하하하’가 아니라 ‘히히히’ 하는 웃음이 새어 나온다. 


이제 강구안은 늘상 웃음소리로 소란하다. 물론 영화 때문은 아니다. 오래된 강구안 골목에 사람이 몰리기 시작한 것이다. 원래 강구안은 바다가 육지로 들어온 항구를 일컫는다. 통영에서는 중앙동, 항남동 등의 일부 해안을 옛날부터 강구안이라고 불렀다. 


통영의 명동으로 불릴 정도로 번화했던 강구안이 통영여객선터미널의 이전으로 쇠락하는 것을 안타깝게 여긴 사람들은 골목재생사업을 시작했다. 덕분에 지금 강구안 골목에는 통영에서 가장 오래된 여관, 70년간 이어 온 돼지국밥집, 55년 동안 풀무소리 끊긴 적 없는 대장간, 30년 넘은 목욕탕들이 여전히 소곤댄다. 그 사이로 게스트하우스와 작은 카페들도 함께 살 비비며 공존한다. 골목 어딘가에는 화가 이중섭과 유치환 시인이 술잔을 기울이던 곳이 있을 것이다. 지금 강구안은 새벽 1시에 후루룩 먹는 우짜우동과 짜장을 섞은 요리 맛처럼 달큰하고 뜨뜻하다, 히히히.   


서호시장은 통영항 여객선터미널 건너편에 위치한다. 예전 서호만 터를 매립해 만든 새 땅에 자리한 시장이라 새터시장으로도 불린다. 이른 아침부터 서호시장은 활기가 넘친다. 굴이 좋은 계절이라 그런지 통통하고 뽀얀 굴이 곳곳에서 보인다. 볼락과 학꽁치가 지천이다. 시장 한 켠 방앗간에서는 아침부터 고소한 기름 짜는 냄새가 번지고, 과일이며 나물이며 바구니마다 수북하다. 부지런한 상인들은 새벽부터 좌판을 벌였을 것이다. 알뜰한 사람들은 조금 더 싱싱하고 조금 더 저렴한 물건을 찾아 시장 골목 여기저기를 누빈다. 새벽 조업을 마친 어부들은 뜨끈한 해장국으로 거친 속을 푼다.


서호시장에는 시래기를 뭉근하게 끓인 시락국, 국물이 시원하고 맑은 물메기탕, 해장에 최고라는 졸복국 등 다양한 해장국 가게가 많다. 시장의 활기가 궁금하다면 아침에 갈 것. 오후가 되면 비교적 한산해진다. 




 


 travel info 욕지도·통영 


FERRY

욕지도 여행의 출발은 통영이다. 통영의 통영여객선터미널과 삼덕여객선터미널에서 여객선과 카페리가 운항한다. 소요시간은 통영여객선터미널에서 출발할 경우, 1시간 30분, 삼덕여객선터미널에서 출발할 경우 45분이다. 삼덕여객선터미널의 경우 통영 시내에서 차로 15분 거리 떨어져 있으므로 교통편에 따라서 터미널을 선택하는 것이 좋겠다.




통영→연화도→욕지도 : 하루 5회 왕복운항  

여객운임 편도 9,700원, 승용차 차량운임 편도 1만5,000~2만6,000원  


삼덕→욕지도 : 하루 8회 왕복운항

여객운임 편도 7,600원, 승용차 차량운임 편도 1만8,000~2만4,000원


 



FESTIVAL 

욕지섬문화축제

욕지섬문화축제는 욕지도의 대표적인 축제다. 1992년부터 10월 중순경에 개최되는 이 축제는 120여 년 전 처음으로 사람들이 욕지도에 살기 시작한 것을 기념하는 축제다. 욕지도 특산물인 고구마와 고등어를 주제로 한 ‘GO(구마)GO(등어)페스티벌’과, 과거 어민들의 어선인 전마선을 체험할 수 있는 ‘전마선노젓기대회’와 같이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STAY

욕지도 옵타티오펜션

전 객실이 바다 전망이다. 일반형 객실 외에도 가족단위 여행객이 머물면 좋을 복층형 객실이 마련되어 있다. 복층형 객실의 2층 천장의 창을 통해 욕지도의 밤하늘을 감상할 수 있다.






Restaurant

욕지도 늘푸른횟집

욕지도의 싱싱한 고등어 요리를 맛볼 수 있는 곳. 고등어회를 주문하면 어떻게 먹어야 맛있는지 친절히 설명해 준다. 고등어회뿐만 아니라 욕지도 고등어로 만든 고등어조림도 일품이다. 칼칼한 양념이 밥도둑이 따로 없다.  055 642 6777 



 



통영 통굴가

제철 굴을 코스로 즐길 수 있다. 가격에 따라 코스에 나오는 메뉴가 조금씩 다르다. 통통하고 맛이 진한 굴을 다양한 요리로 즐겨 보자.  055 645 2088





통영 분소식당

겨울이면 제철 물메기탕이, 봄이면 도다리쑥국을 맛볼 수 있다. 시원한 국물과 씹을 필요가 없을 정도로 보드라운 물메기살을 호로록 맛보다 보면 어느새 속이 뻥 뚫린다. 졸복으로 만든 졸복해장국도 인기. 055 644 0495






MUSEUM

박경리 기념관

한국 현대문학의 거장. 박경리 선생은 통영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기념관 내부에는 선생의 친필 원고를 비롯하여 유품, 사진 자료를 전시하고 있다. 기념관 뒤쪽으로는 선생의 묘소가 자리한다. 


- 경상남도 통영시 산양읍 산양중앙로 173 / 09:00~18:00, 매주 월요일, 법정공휴일 다음날 휴관 / 무료  055 650 2541~3 / pkn.tongyeong.go.kr



 



윤이상 기념공원

세계적인 음악가 윤이상을 기리기 위한 공원. 전시실과 카페 및 기념품숍, 각종 공연과 세미나와 같은 실내행사를 위한 메모리홀, 야외행사장인 경사광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전시실에는 윤이상의 생애와 함께 생전 사용하던 악기 및 친필 악보를 비롯하여 생전의 유품을 전시하고 있다.


- 경상남도 통영시 중앙로 27 도천테마공원 / 09:00~ 18:00 / 1월1일, 설날 및 추석연휴, 매주 목요일, 공휴일 다음날 휴관 / 무료(단, 공연 및 세미나는 별도) / 055 644 1210 / www.isangyunmemorial.com 






통영옻칠미술관

옻칠과 회화를 접목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옻나무에서 채취한 수액을 정제하고 안료를 배합하여 옻칠을 한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각도에 따라 다르게 빛나는 광채가 신비롭다.


- 경상남도 통영시 용남면 용남해안로 36 / 10:00~18:00 / 매주 월요일(월요일이 공휴일인 경우 다음날), 설날, 추석 휴관 / 어른 3,000원, 어린이 1,000원 / 055 649 5257 / www.otchil.org



 

에디터 천소현 기자 글·사진 Travie writer 이윤정 / 취재협조 한국해양소년단 경남남부연맹 www.hanbada.or.kr통영시 www.tongyeong.go.kr






출처/트래비(여행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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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통영시 서호동 177-417 | 서호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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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강남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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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전 알래스카를 여행한 누군가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젊을 때 알래스카를 찾지 마라. 인생의 고비가 있을 때 알래스카를 찾아라.” 

광활한 대자연 속에서 세상의 모든 것이라 여겨지던 시련과 걱정은 사소한 기침 정도로 작아졌으니 그 의미가 무엇인지 어렴풋이나마 짐작할 수 있었다. 



▲ 탈키트나 마을의 기프트숍에서 만난 기념품. 반짝이는 이글루가 알래스카의 이미지를 보여 준다



▲ 앵커리지에서 남쪽 거드우드로 향하는 길. 눈으로 뒤덮힌 추카치 산맥을 오른쪽에 끼고 달린다


 


어느 날, 알래스카에 갔다 


타고 나길 추운 걸 견디지 못 한다. 지난 겨울 초입에도 두툼한 기능성 점퍼와 방한 부츠, 촘촘한 기모 스타킹을 한가득 구입했고 그 모습을 지켜본 누군가는 장난스레 이렇게 말했다. 

“어머, 넌 알래스카에 가도 얼어 죽지는 않겠다!”

그녀의 한마디는 예지몽과 같았던 걸까. 2월의 끝자락, 나는 봄을 코앞에 두고 다시 겨울왕국 알래스카로 떠났다. 


알래스카에 대한 첫 이미지는 아프지 않은 주사와 같았다. 온몸이 경직된 채 두 눈을 질끈 감고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했건만 막상 바늘이 팔뚝을 쿡 찔렀는지도 모르게 끝나버린 주사 한 방이랄까. 생각보다 춥지 않았다는 뜻이다. 앵커리지에서 지내는 며칠 동안 한낮의 기온이 영상을 웃도는 수준이었으니 지난해 서울의 겨울을 생각하면 챙겨간 핫팩들이 무색해질 만했다. 


그런데 이게 알래스카에서는 심각한 문제다. 예상했겠지만 알래스카는 지구온난화의 최대 피해지다. 알래스카는 1959년 미국의 49번째 주로 편입된 이후 빙하는 무려 3조5,000억 톤이 녹았고 바다코끼리나 북극곰의 서식지(해빙)는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었단다. 몇몇 지역은 해수면 상승으로 침수될 위기에 빠진 상태다. 지난해 9월, 오바마 대통령은 미 대통령 최초로 알래스카 케나이 피오르드 국립공원을 찾아 이 문제에 대해 경종을 울렸다. 빙하가 다 녹아 버리기 전 알래스카에 왔으니 다행이라던 일행의 한마디를 마냥 웃어넘길 게 아니었다.


알래스카에 대한 또 다른 이미지는 싱그러운 여름이다. 알래스카 여행의 ‘최성수기’는 여름. 5월 중순부터 9월 중순까지 4개월에 불과하지만 영상 15도를 웃도는 청량하고 맑은 날씨 덕분에 길에는 다채로운 꽃들이 활짝 피어난다고. 겨울에는 꽁꽁 얼어붙어 운행이 어려운 빙하 크루즈도, 알래스카 기차의 오픈 데크 서비스도 여름에는 한결 너그러워진다. 정규 직항이 없는 알래스카지만 이 시기만큼은 대한항공 전세기가 인천-앵커리지 구간을 2~3차례 오간다니 하늘길도 열리는 셈이다. 어슴푸레한 빛이 내려앉아 있는 백야 속에서 몽롱한 24시간을 보내는 것도 알래스카의 여름에만 해당하는 일이다. 이런 사실을 알고 나니 다시 알래스카에 가야 하는 핑계가 생겼다. 물론 입김 퐁퐁 내뿜으며 만들고 온 겨울 이야기를 듣는다면 누군가의 생각은 바뀔지도 모를 일이다. 


 



▲ 알리에스카 리조트는 바다를 내려다보며 스키를 탈 수 있는 곳으로 인기다



▲ 알리에스카 리조트에서 트램을 타고 올라가면 세븐 글래이셔스 레스토랑이 자리한다. 

알래스카에서 꼭 먹어 봐야 한다는 킹크랩이 훌륭하다


 


거드우드(Girdwood)

바다로 가는 알리에스카 스키장 


자동차 여행에 좀 취약한 편이다. 차에만 오르면 쏟아지는 잠 때문에 놓친 풍경이 얼마나 될까. 그런데 이번에는 좀 달랐다. 앵커리지 다운타운을 벗어나 수어드 하이웨이(Seward Highway) 위를 달리는 동안 눈꺼풀은 마냥 가볍기만 했다. 길은 빙하를 덮은 키나이 산맥, 그리고 빙하를 걷는 사람들이 있는 조용한 항구 마을 수어드까지 이어진다. 오른쪽으로 기찻길이 내내 동행하고 있으니 자동차 여행이든 기차 여행이든 무얼 선택해도 성공적일 것이라 확신해 본다. 


추카츠 산맥과 키나이 산맥을 양쪽으로 끼고 2시간을 달리는 내내 창문 밖 풍경은 변함이 없었다. 같은 풍경에 지루하기보다 놀랍고 경이롭다. 미국의 50개 주 중에서도 가장 면적이 큰 곳. 알류트(Aleut)어(알래스카 원주민 언어의 일종)로 ‘위대한 땅’, ‘거대한 땅’이라는 뜻의 알래스카가 지명으로 굳어진 이유가 무엇인지 여행을 시작하면서부터 깨닫는다. 중간중간 뷰 포인트 지점에 서서 정지된 풍경을 감상할수록 자꾸만 터져 나오는 감탄사를 참을 길이 없다. 


사실 목적지는 수어드가 아니었다. 알리에스카 산(Mt. Alyeska) 기슭의 작은 마을 거드우드(Girdwood)다. 원래 작은 금광마을이었던 거드우드는 1930년대 후반 2차 세계대전 당시 금광을 폐쇄하면서 유령 도시로 전락하고 만다. 그러나 1949년 거드우드를 거치는 앵커리지~스워드 고속도로가 건설되면서 도시는 재생하기 시작했고 그로부터 6년 후 알래스카 최대의 스키 리조트가 들어서면서 다시 꽃을 피웠다. 무거운 부츠를 신고 뒤뚱뒤뚱 걸으면서도 한 손에는 스키나 보드를 쥔 스키어들이 생기 넘치는 얼굴로 활보하고 다니는 광경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알리에스카 스키 리조트의 인기는 단지 규모 때문은 아니다. 해발 800m 위, 짜릿한 코스에서 바다가 한눈에 내려다보이기 때문이다. 거짓말처럼 펼쳐진 바다를 눈앞에 두고 자칫 방향 감각을 잃는 건 아닐지 다소 걱정스러웠다면 과한 걸까. 


전 세계에서 모인 스키어들이 빠르게 내려가는 동안 나는 좀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갔다. 알리에스카 스키 리조트에는 2,300피트까지 운행하는 트램이 있는데 종점에 1994년 오픈한 세븐 글래이셔스 레스토랑(Seven Glaciers Restaurant)이 자리한다. 통유리 밖을 찬찬히 살펴보니 결국 이곳은 빙하로 둘러싸인 레스토랑이다. 신선한 씨푸드 요리를 입 안 가득 음미하며 이곳의 시그니처 칵테일 알리에스카 피즈(Alyeaska fizz) 한 잔을 더하니 평소보다 더 빨리 알싸해진다. 그게 풍경 때문인지, 술 때문인지 아직도 헛갈리기만 하다. 

 


알리에스카 리조트(Alyeska Resort)

 

- 1000 Arlberg Ave, Girdwood, AK 99587 / +1 907 754 2111 / www.alyeskaresort.com


 




▲ 알래스카 레일로드에는 식사를 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기차표에 표시된 그룹에 따라 식사시간이 다르다. 안내방송이 나오면 이동하자



▲ 메이플 시럽과 함께 나오는 프렌치 토스트 & 소시지



▲ 여름에는 2층 야외 데크에서 더욱 생생한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알래스카 레일로드(Alaska Railroad) 

촘촘한 바느질 따라 달리는 기찻길 


밤잠을 좀 설쳤다. ‘기차 여행’이라는 단어만으로도 설레는데 ‘위대한 땅’을 가로질러 오를 생각에 새벽부터 바지런을 떨었다. 희뿌옇게 내려앉은 어둠을 뚫고 이른 아침에 도착한 대합실에는 나만큼이나 들뜬 여행객들이 기차표를 손에 쥐고 기다리고 있다. 


대합실을 지나자 짙은 파란색 위에 노란 띠를 둘러 맨 알래스카 레일로드가 한눈에 들어온다. 탑승 전 승무원의 검표를 받는 것이 낭만 한 스푼을 더하는 느낌이다. 기차가 품고 있는 클래식함은 흘러간 세월을 반영했다. 알래스카 레일로드는 1914년 앵커리지를 기준으로 남쪽의 스워드에서 북쪽의 페어뱅크스를 잇는 철도 공사에 대한 논의가 이뤄진 후 이듬해부터 지어지기 시작했다. 1923년 약 500마일 길이의 철도 공사가 최종 마무리되었다고 하니 시공부터 따지면 100살을 훌쩍 넘은 셈이다. 석탄이나 금을 실어 나르는 게 주목적이었던 것이 1940년대 후반에 들어서서야 승객이 이용할 수 있는 기차로 변신했다. 올해는 미국 국립공원 100주년을 맞아 드날리 국립공원, 키나이 국립공원, 카트마이 국립공원 등을 방문하는 특별한 여름상품도 준비했단다. 


기차가 서서히 출발하자 승무원의 안내 방송이 흘러나온다. “지금부터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풍경은 카메라로 찍어도, 눈으로 찍어도 공짜니 마음껏 담으세요! 운이 좋다면 무스(Moose)나 야생 곰도 만날 수 있습니다.” 앵커리지에서 출발해 페어뱅크스Fairbanks까지 운행하는 기차는 도시에서 벗어나 거대한 자연의 품을 파고들기 시작했다. 작은 산악마을 탈키트나(Talkeetna)에서 내릴 때까지 기차는 추카치 산맥(Chugach national forest)을 줄곧 끼고 달렸고 때로는 바다가, 때로는 빽빽한 숲이 창문을 채웠다. 하얀 설원 위에는 마치 촘촘하게 바느질을 해놓은 듯한 야생동물들의 발자국이 선명했다. 고개를 어느 쪽으로 돌려도 양팔로 꼭 감싸 안은 자연뿐이다. ‘운이 좋으면’ 만날 수 있다던 무스는 좌우로 연신 나타나 즐거움을 준다. 열차와 열차 사이에 서서 기차의 속도만큼이나 강한 바람을 맞으며 카메라 셔터를 눌러 댔다. 마음 속 꾹 담아 두었던 응어리가 찬바람에 눈발처럼 훨훨 날아가는 기분이다. 여름에는 2층 야외 데크에서 풍경을 관람할 수 있는 골드스타 서비스(Gold Star Service)를 제공한다는데, 그땐 따뜻한 기운을 채울 수 있지 않을까. 


알래스카 레일로드(Alaska Railroad)


- 1 800 544 0552 / www.AlaskaRailroad.com 





▲ 탈키트나 다운타운에는 아기자기한 집들이 모여 있다. 여행사, 기념품숍, 브루어리 등 다양하다. 

사진 속 이곳은 의류 및 액세서리를 판매하는 숍



▲ 드날리산에 가기 위한 산악인들이 모이는 호스텔, 로드 하우스 


 

탈키트나(Talkeetna)

언젠가 숨어들듯 쉬고 싶은


지친 몸을 이끌고 상처받은 마음을 위로받고 싶을 때, 아무도 찾지 못하는 곳으로 도망치듯 떠나고 싶을 때면 이 작고 평화로운 동네가 미친 듯이 그리워질 것만 같은 예감이 들었다. 30분이면 동네 한 바퀴를 다 돌고도 남을 만큼 소박한 마을, 드날리산을 오르려는 산악인들의 등산기지면서도 누군가에게는 평범한 동네인 탈키트나 이야기다.


앵커리지에서 출발한 기차가 2시간을 달려 잠시 탈키트나에 멈췄다. 과거 골드러시가 일어났던 곳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다. 골드러시 시대는 막을 내렸지만 탈키트나를 지나는 알래스카 레일로드가 건설되기 시작하면서 다시 사람들이 몰려 들었다. 지금도 인구 800여 명뿐인 작은 마을이지만 드날리산을 오르기 위한 산악인들의 전초기지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4월 말부터 7월 초순까지 1,200여 명의 산악인들이 모이고 개인적으로 탈키트나를 방문하는 이들도 1,300여 명에 달한다. 경비행기 투어 및 액티비티 여행사는 물론, 빈티지한 롯지나 브루어리, 기프트 숍 등 아기자기하게 모여 있는 이 마을에서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환대 받는다는 느낌이다. 여름이면 제트 보트, 지프라인, 낚시, 하이킹 등 다양한 액티비티를 즐기기 위해 모인 사람들로 더욱 활기를 띈다고. 작은 호스텔이나 롯지에 모인 여행자들이 각자의 이야기를 나누며 마을을 산책하는 모습은 바라만 보아도 흐뭇해진다.


 




▲ 경비행기를 타고 상공에서 내려다본 드날리산. 지평선까지 모두 얼음세상이다



▲ 알래스카의 대표 액티비티 ‘개썰매’ 체험. 눈이 없는 여름에는 자갈밭을 달린다고. 겨울에 가야 쏠쏠한 재미를 볼 수 있다 


 

잃어버렸던 이름을 찾아서

 

올해 미국 여행에서 가장 큰 이슈는 바로 탄생 100주년을 맞은 국립공원 이야기다. 알래스카에 머무르는 동안 현지인들이 가장 많이 언급했던 것도 바로 국립공원이었다. 미국 전역에 걸쳐 있는 59개의 국립공원 중 무려 10곳이 알래스카에 자리하니 그들에게는 더욱 의미 있고 흥분되는 일이 아닐 수 없을 테다. 


하지만 이보다 더 반가운 것은 100여 년 만에 되찾은 이름이다. 해발 6,194m의 북미 최고봉인 드날리산(Mt. Denali)은 원주민어로 ‘높은 곳’, ‘위대한 것’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매킨리산(Mt. McKinley)으로 불렸지만 지난해 9월 오바마 대통령 방문과 함께 공식 명칭이 다시 드날리산으로 바뀌었다. 1896년 당시 공화당 대통령 후보였던 윌리엄 매킨리 이름에서 따온 산 이름이 본명을 되찾기까지 100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했던 것이다. 땅과 자원은 물론 역사마저도 빼앗겼던 원주민들의 아픈 손가락이 작으나마 위로받은 사건이다. 


아이젠을 단단히 부착하고 빙하 위를 걷는 트레킹 대신 경비행기 투어에 도전했다. 그 거대한 곳까지 직접 오르지 못해도 가까이서 보고픈 마음은 누구라도 마찬가지 아닐까 싶다. 기상상태에 따라 언제나 변수가 존재한다고 했지만 다행히 하늘이 맑았다. 가볍게 떠오른 경비행기는 서서히 드날리산에 가까워졌고 아래는 온통 하얀 세상이 펼쳐졌다. 구름에 휩싸인 채 보일 듯 말 듯 밀당을 하는 산 정상은 뾰족한 겉모습보다 감촉이 궁금했다. 여름 시즌에는 베이스 캠프에 잠시 내려 눈밭에 푹 빠져 보는 경험도 가능하단다. 빙하와 빙하 사이를 거침없이 휘젓는 동안 하얀 세상에 비친 햇살이 눈부셨는지 눈가가 잠시 촉촉해졌다. 


알래스카 겨울 액티비티 중 개썰매를 빼놓을 수 없다. 알래스카는 개썰매 분야에서 태릉선수촌 격이다. 매년 3월 초 열리는 아이디타로드 트레일 개썰매 경주(Iditarod Trail Sled Dog Race)에 출전하는 선수들은 알래스카 전역에서 ‘제대로’ 훈련을 받는다. 일행과 함께 찾은 개썰매 투어 업체에서 간략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이곳에 있는 약 90마리의 개들 중 40마리가 경주에 출전하는데 물고기나 고기 등을 먹기 좋게 잘라 요리해 영양을 챙기고 근육을 풀어 주기 위해 마사지까지 꼼꼼하게 받는다. 앵커리지에서 시작해 북쪽의 놈(Nome)까지 평균 12일을 달려야 하는 만큼 체력 관리를 충실하게 해야만 한다고. 여행자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개썰매 투어도 있다. 건강한 7~8마리의 개가 하얀 설원 위를 힘차게 내달린다. 시야에서 사라진 일행들의 경쾌한 비명소리가 아직도 귀에 선하다.  



K2 항공(K2 aviation)

탈키트나에는 드날리산을 돌아보는 경비행기 투어 업체가 몇 곳 있다. 그중 빨간색 간판이 돋보이는 K2 항공은 총 12대의 경비행기를 보유하고 있고 비행기마다 4명부터 10명까지 수용 가능한 인원도 다양하다. 4가지 루트 중 베이스 캠프까지 둘러보는 드날리 플라이어Denali Flyer가 가장 인기다. 약 1시간 20분 소요되며 베이스 캠프에 잠시 랜딩할 경우 30분이 더 필요하다. 


- 545-14052 E. 2nd St. Talkeetna, AK 99676 / +1 907 733 2291 / www.flyk2.com / 드날리 플라이어 루트 1인 기준 USD285, 랜딩 포함 가격은 USD370


 



travel info ALASKA    


Airline

한국에서 알래스카로 향하는 정규 직항은 없다. 대한항공이 여름 성수기 시즌 2~3차례 한시적으로 전세기를 운영하고 있다. 이번 취재 때는 유나이티드항공으로 인천-샌프란시스코-시애틀-앵커리지 노선을 이용했다. 델타항공의 인천-시애틀-앵커리지 노선도 가능하다. 


 



SHOPPING

앵커리지 쇼핑은 5번가

앵커리지에서의 쇼핑은 뉴욕처럼 5번가(5th Ave.)로 통한다. 가장 큰 쇼핑몰이 5번가 몰(5th Ave. mall)이며 다양한 브랜드가 입점해 있다. 5번가 몰과 이어진 JCPenney는 퀄리티는 다소 떨어지지만 엄청난 할인율을 자랑한다. 고급 브랜드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5번가 몰 건너편에는 노드스트롬(Nordstrom)이 있다. 조용하면서도 한적한 쇼핑몰로 명품 브랜드도 입점해 있다. 


 




HOTEL

쉐라톤 앵커리지(Sheraton Anchorage) 호텔

앵커리지 다운타운에서도 최적의 위치를 자랑한다. 5번가 몰과는 도보 5분, 컨벤션 센터까지는 10분이면 이동 가능하다. 370개의 객실과 피트니스센터, 바, 스파 등 부대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푹신한 침대가 여행객의 피로를 풀어 준다. 


- 401 East 6th Avenue Anchorage, AK 99501 / +1 907 276 8700 / www.sheratonanchorage.com


 




로드 하우스(Road House)

탈키트나 다운타운에 있는 호스텔로 드날리산을 오르는 산악인들이 숙소로 삼는 곳이다. 1940년에 지어진 오래된 건물이지만 아늑한 공간이다. 객실은 총 9개로 1층에는 세탁실과 공용화장실, 식사를 하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아침 및 저녁식사와 베이커리도 판매하는데 모든 음식을 손수 만들어 넉넉하게 제공한다. 


 




FOOD

더 베이크 숍(The Bake Shop)

알리에스카 데이 롯지 1층의 베이커리 숍이다. 천연발효 반죽으로 만든 빵이 유명하다. 발효시키는 데만 하루를 꼬박 보낸다. 시나몬 롤, 크렌베리빵, 당근 케이크, 쿠키, 샌드위치 등 종류가 다양하며 팬케이크가 특히 인기다. 오늘의 수프는 2~3가지 정도로 준비하는데 리필 가능하니 놓치지 말고 모두 맛보시길. 


- 194 Olympic Mountain Loop, Girdwood, AK 99587 / 목~월요일 07:00~19:00 / +1 907 783 2831 /   www.thebakeshop.com


 


글·사진 손고은 기자  취재협조 알래스카관광청 www.travelalaska.com, 유나이티드항공 www.united.com




출처/트래비(여행신문)


Posted by 강남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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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램덩크>의 배경 속으로 

가마쿠라 추억여행



 

가나가와현 가마쿠라시는 칼의 문화가 시작된 곳이다. 1185년 최초 무인정권이었던 다이라 정권을 제압하고 쇼군(將軍)이 된 요리토모는 군사거점이었던 가마쿠라에 막부를 설치했다. 이로써 민간 정부인 조정은 교토에, 군사 정부인 막부는 가마쿠라에 있는, 한 나라 두 정부의 무사 정권 시대가 시작된다. 가마쿠라에는 대불(大佛)이 있다. 이 도시를 대표하는 으뜸 관광물이다. 교토, 나라가 귀족 불교의 고장이라면 가마쿠라는 사무라이 불교 혹은 시민 불교의 고장이다.


<슬램덩크>를 보며 농구의 세계에 빠졌던 세대에게 가마쿠라는 성지와 같다. <슬램덩크>의 배경이 된 도시가 바로 가마쿠라다. 이 고풍스런 작고 예쁜 도시에서 에노덴(江ノ電) 기차를 탔다. 1900년에 운행을 시작한 기차로, 기관사의 수신호가 아날로그의 정취를 제대로 발산한다. 그 안에서 강백호와 채치수를 닮은 검은 교복의 일본 학생 무리를 보는 것도 재미있다.


사람들은 약속이나 한 듯 가마쿠라코코마에역(鎌倉高校前)에 내린다. 가마쿠라 고교 앞 철로 건널목을 가기 위해서다. <슬램덩크> 애니메이션 오프닝에서 강백호가 채소연을 기다리는 장소로 나왔고, 만화책에서는 안선생이 능남고와 경기를 마친 북산고교 선수들을 데리고 가던 길로 등장했다. 건널목에서 오르막으로 올라가면 가마쿠라고등학교가 나온다. 이곳은 윤대협, 변덕규, 황태산이 다니던 능남고의 모델이 됐다.


에노덴 기차를 타고 계속 가면 에노시마(江道)에 닿는다. 작은 참새 모형이 반겨 주는 예쁜 역이다. 젊은이들의 데이트 장소로 유명하다. 어느 한때, 교과서 안쪽에 슬램덩크를 숨겨 보며 강백호의 치기에 웃고 윤대협과 서태웅의 대결에 숨죽이고 안선생의 묘한 카리스마에 압도당했던 경험이 있다면, 가마쿠라는 좋은 추억여행의 장소가 될 것이다.




▲ 최초의 무인 정권이 시작된 가마쿠라. 인력거를 타고 돌아볼 수 있다



 에노덴의 기관사



 <슬램덩크>의 한 장면을 떠올리게 하는 교복을 입은 고교생들



 1900년부터 운행해 온 에노덴



 강백호 따라 하기


 


에디터 고서령 기자  글 Travie writer 윤용인  사진 Travie photographer 지성진  취재협조 일본정부관광국 www.jroute.or.kr




출처/트래비(여행신문)



Posted by 강남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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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오래 머물 해변을 선택하라! 


누구나 다 아는 관광지, 누구나 다 가는 여행지라고만 여겼던 푸껫. 

하지만 각기 다른 풍경과 개성을 뽐내는 해변, 하나하나 저마다의 

이름을 붙여 주고 싶던 섬들, 아기자기한 태국 문화에 유럽과 이슬람, 

중국 문화까지 더해진 화려한 자태까지…, 얕봐서 미안하다! 푸껫!


 

▲ 최신 시설을 자랑하는 카타마란 보트를 타고 푸껫을 둘러싼 주변 섬을 여행하면 좀 더 색다른 푸껫을 만날 수 있다



 여행자들이 망중한을 즐기는 까따 비치



 푸껫에서 가장 화려한 곳, 떠들썩한 즐거움을 찾을 때는 빠통 비치로 향하자


 


VS. for Beach 

가장 오래 머물 해변을 선택하라! 


푸껫 여행을 계획했다면 가장 먼저 정할 것은 숙소다. 대다수의 푸껫 자유 여행자의 목적이 해변 휴양이므로 푸껫의 다채로운 해변과 숙소의 특징을 알아두는 것이 좋다. 태국에서 가장 번잡하고 유흥가가 즐비한 빠통 비치를 중심으로 남쪽으로 까론 비치, 까따 비치, 카타노이 비치가 있다. 또 빠통의 북쪽으로는 방타오 비치, 까말라 비치, 수린 비치 등이 있다. 보다 여유로운 휴식을 원한다면 까따 비치를, 럭셔리한 머무름을 원한다면 라구나(Laguna) 지역의 방타오 비치가 좋다. 



 평화로운 까따 비치가 내려다보이는 눅디 호텔



 태국의 문화와 화려한 전통 패턴을 살린 눅디 호텔의 인테리어


 

Secret Point 

마치 유럽 휴양지에 온 것만 같은 

까따 비치 Kata Beach 


특히 유러피언과 러시아 부호들에게 인기가 높은 까따 비치는 해변을 서성이는 상인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백인들이 해변가에서 선탠이나 해수욕을 즐겨 마치 유럽의 조용한 휴양지를 연상시킨다. 최근 까따 비치를 중심으로 다채로운 디자인 & 부티크 호텔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2015년 11월에 문을 연 눅디 호텔(Nook-Dee Hotel)도 그중 하나. 


호텔 전체를 타이 실크, 타이 도자기와 컬러풀한 타일 장식, 섬세하게 만든  나무 가구 등으로 꾸민 디자인 호텔로 3가지 타입으로 구성된 68개의 객실은 모두 까따 비치를 조망할 수 있게 만들어졌다. 아찔하게 펼쳐진 인피니티 풀은 그 자체만으로도 근사한 그림이 된다. 까따 비치까지 무료 셔틀 버스, 술을 포함해 무료로 제공되는 미니바까지 숙박객의 만족도를 높인다.



눅디 호텔 Nook-Dee Hotel

216/9 Koktanod Road, Karon, Mueang Phuket District, Phuket / +66 (0)76 688 888 / www.nook-dee.com


 




 푸껫에서 신나는 나이트라이프를 즐기려면 빠통 비치가 정답이다  



 반림파 레스토랑은 일몰을 감상하며 식사하기 좋은 고급 레스토랑이다.  

가격은 다소 높지만 근사한 분위기와 맛있는 태국 요리를 즐기기 좋다



Best Selling Point 

가장 화려하고 흥겨운 푸껫을 만나는 곳 

빠통 비치 Patong Beach 


푸껫 여행을 이야기할 때 빠짐없이 거론되는 곳은 빠통 비치다. 태국어로 바나나 잎이 가득한 숲이라는 뜻을 가진 빠통에서 알 수 있듯 원래는 바나나 밭이었다. 


빠통 비치는 전체 길이가 4km에 달하는 푸껫에서 가장 긴 백사장이기도 하다. 푸껫에서 가장 먼저 관광지 개발이 시작되어 다양한 리조트와 호텔, 고급 레스토랑, 대형 쇼핑몰, 스파 등 각종 편의시설이 밀집해 있다. 이곳의 진정한 매력은 밤에 빛을 발한다. 빠통에서도 가장 번화한 방라 로드(Bangla Road)는 밤이 깊어질수록 불야성을 이룬다. 


눈이 휘둥그레지는 19금 업소들도 호기심이 가지만, 밤새도록 계속되는 거리 공연이야말로 방라 로드의 진정한 볼거리다. 신명나는 라이브 바에서 맥주를 마시며 전 세계 여행자들의 핫한 분위기에 취해 보자. 푸껫의 아름다운 일몰을 감상하며 근사한 태국식 정찬을 즐기려면 반림파 레스토랑이 좋다. 전망 좋은 자리를 선점하려면 여행 전에 홈페이지에서 미리 예약 할 것. 왕복 픽업 서비스를 제공해 준다. 


 


반림파(Baan Rim Pa) 레스토랑 

223 Prabaramee Road, Patong, Kathu, Phuket / 12:00~23:30   +66 76 340 789 / www.baanrimpa.com 


 


에디터 천소현 기자  글 Travie writer 신중숙  사진 김아람  취재협조 태국정부관광청 www.visitthailand.or.kr






출처/ 트래비(여행신문)

Posted by 강남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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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작 왔어야 할 곳인데 많이 늦었구나. 

리장(麗江)에서 샹그릴라(香格裏拉)로 가는 길 위에서 느낀 소회다. 겨우 3박 4일이란 짧은 시간이 아쉬웠다. 

윈난(雲南), 즉 구름 남쪽이란 이름은 ‘꽃구름의 남쪽(彩云之南)’이란 말에서 유래했다. 우리에게는 차마고도(茶馬高道)로 유명하지만 쿤밍(昆明)-다리(大理)-리장-샹그릴라로 이어지는 윈난 여행코스는 중국인들에게 가장 낭만적인 여행지로 꼽힌다. 



▲ 윈난의 호도협에서 한 여인과 마주쳤다. 윈난에서 만난 가장 화려하고 고혹적인 여인이었다



구름의 남쪽에서 잠시 머물다


여정은 쿤밍에서 시작됐다. 쿤밍은 얼핏 중국의 여느 대도시처럼 보이지만 사실 해발고도 1,890m, 고원지대에 불쑥 솟아난 도시다. 쿤밍은 여름에 덥지 않고 겨울에 춥지 않다. 사계절이 봄과 같은 사계여춘(四季如春)의 도시다. 중국의 피서 관광지 중 일등으로 꼽히는 곳이 바로 쿤밍이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작년 한 해 쿤밍을 찾은 관광객은 무려 6,000만명에 달한다. 한편, 쿤밍에서 기차나 버스를 타고 베트남, 라오스, 태국으로 넘어갈 수도 있다. 중국인들에게 쿤밍은 동남아 여행의 허브 거점이다. 


쿤밍에서 비행기를 타고 다리해발 2,000m로 갔고, 다리에서 다시 리장해발 2,400m으로 달려 해발 5,596m의 ‘위룽설산(玉龍雪山)’과 차마고도의 주요 거점인 샤시(沙溪) 마을을 만났다. 위룽설산은 빙하가 서린 백옥 같은 산이다. 새파란 하늘 때문일까. 위룽설산의 만년설이 푸르게 빛났다. 리장을 떠나 다시 길을 나서 장족티베트족 자치주인 샹그릴라해발 3,500m로 갔다. 쿤밍에서 샹그릴라까지 총 650여 킬로미터. 여정은 거기까지였고 돌아서야 했지만 다시 오리라는 다짐은 계속 나아가는 중이다. 


 

윈난성

윈난은 여행자의 천국이자 대자연의 보고다. 윈난의 고산지대는 전체 면적의 94%를 차지한다. 고원호수가 40여 개나 있고 호수면적은 1,100km2에 달한다. 아열대, 온대, 고원기후까지 지역에 따라 다양한 기후를 보여 준다. 이를 반증하듯 3만여 종이 서식하는 ‘식물의 왕국’이자 ‘꽃의 왕국’이 바로 윈난이다. 윈난에 사는 소수민족 인구는 1,533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33%에 달한다. 중국의 25개 소수민족 중 15개 소수민족이 8개 자치주를 이루고 윈난성에서 살아간다. ‘땐’은 윈난성의 약칭이다. 



 삼탑 뒤의 숭성사는 거대한 규모를 자랑하지만 새로 지은 건물이다



 바이족 여성의 의상은 바람과 꽃, 눈과 달처럼 화려하다



 삼탑은 다리의 트레이드마크다. 중국 남방에서 가장 웅대하고 아름다운 탑이다



 다리고성의 정취를 제대로 느끼려면 가능한 관광객이 덜한 시간에 둘러보는 게 좋다


 


 


다리(大理)

바람, 꽃, 눈, 달  


본격적인 여정은 윈난 서북부, 다리에서 시작된다. 다리는 리장과 더불어 윈난을 대표하는 고대도시다. 칭짱고원(靑藏高原)의 동남부 언저리에 위치한다. 예로부터 중국인들은 다리의 풍광을 ‘풍화설월(風花雪月)’이라 표현했다. 바람과 꽃, 눈과 달이 한데 어우러지는 곳이 다리라는 말이다. 다리는 해발 4,122m의 창산(苍山)을 뒤로하고, 앞으론 해발 1,972m의 고원호수인 얼하이(洱海), 이해를 굽어본다. 전형적인 배산임수의 도시다. 창산과 얼하이라는 두 개의 보석이 다리를 만든 셈이다. 


다리의 소수민족은 바이족(白族), 백족이다. 이름대로 흰옷을 즐겨 입고, 흰벽으로 지은 집에서 산다. 다리는 바이족 자치주의 수도이고, 중국 정부가 지정한 24개 역사문화 도시 중 하나다. 다리의 주인이었던 바이족은 중국의 여러 소수민족 중 하나로 여겨지지만 13세기 몽고의 침략을 받기 전까지 남조와 다리국으로 존재하며 독특한 문화를 꽃피웠다. 한족의 당나라, 송나라의 맹렬한 기세에 굴하지 않고 독립국의 지위를 당당하게 지켜냈었다. 이름(大理)에서 짐작할 수 있듯 좋은 돌의 표본으로 여겨지는 대리석이 유래한 곳도 바로 다리다. 


다리에서는 제일 먼저 숭성사(崇聖寺) 삼탑을 찾았다. 중원의 권력과 맞섰던 다리국의 위엄을 상징하는 유산이다. 삼탑 중 가운데 탑의 높이는 60m, 16층 건물의 높이다. 시간이 없어 오르지 못했지만 중앙탑 맨 위층까지 올라갈 수 있다. 지진 때문에 기울어졌다는 양편의 탑의 높이는 40m다. 삼탑 옆 취영지(聚影池)에서  연못에 비친 삼탑을 보는 것도 즐겁다. 당대에 지어진 삼탑은 다리고성에서 서북쪽으로 1km 떨어진 창산 잉러봉 기슭에 위치한다. 중국의 4대 명탑 중 하나이자 중국 남방에서 가장 웅장하고 아름다운 탑이라고 불린다. 삼탑 뒤 금빛 찬란한 숭성사는 중국에서 불교 사원 중 가장 큰 건축물로 웅장한 기세를 자랑하나 1980년대를 전후해 새로 지은 건물이다.


숭성사에 내려와 케이블카를 타고 창산에 올랐다. 3,500m가 넘는 봉우리를 열아홉 개나 갖고 있으니 산의 위용을 짐작할 만하다. 최고봉은 해발 4,122m의 마룽(馬龍)봉인데 산꼭대기에는 항상 눈이 쌓여 있다. 아쉽게도 케이블카는 2,900m 지점에서 멈췄다. 바람이 너무 센 탓이다. 케이블이 흔들려 더 이상 올라갈 수 없다. 2,900m 지점에서 정상까지 운행하는 케이블카는 이미 운행을 멈춘 채 케이블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다. 열아홉 개의 산봉우리 아래 창산 계곡물은 다리고성을 거쳐 얼하이 호수로 흘러간다. 


창산 아래 다리고성은 1,000년 역사를 가진 고성이라지만 새로 지은 게 많다. 몽골에 함락된 안타까운 역사를 갖고 있는 탓이다. 고성의 높이는 8m 정도, 성 안의 집들은 작고 예쁘고, 지붕을 잇대고 있다. 다리의 역사에 대한 다리 사람들의 자부심은 대단하다. 다리고성의 성문 현판에 쓰여 있듯 다리는 예로부터 ‘문헌명방(文獻名邦)’으로 불렸다. 유구한 역사와 문화를 자랑하는 자부심의 표현이다. 그런데 아쉽게도 문헌명방을 느끼기엔 관광객이 너무 많다. 한 블록만 거리를 벗어나면 또 다른 다리를 만나겠지만 시간이 없다. 결국 다리에 갔지만 다리의 진면목을 보지 못한 것 같다. 그룹 투어로 다리를 보자니 아쉬움이 진하다. 상하이에서 게임회사를 다니다 그만두고 배낭여행을 하다 다리에 정착해 객잔(客棧, 중국의 여관)을 운영한다는 가이드 이설영씨 말대로 다리의 가장 상업적인 거리를 한두 시간 둘러보았을 뿐이다. 그곳에는 오랜 시간 그려 온 다리는 없었다. 다시 다리에 가야 할 이유다. 다음에 다리에 온다면 풍화설월의 다리를 떠올리며 얼하이 호수에서 보름달을 보고 싶다. 


 


 샤시 중심가의 광장은 따사한 햇살 맞으며 커피 한 잔 마시면 딱 좋을 곳이다



 세월이 흘러 마방 대신 여행자들이 샤시를 찾으면서 여행자를 맞는 카페들이 성업 중이다





샤시(沙溪)

차마고도 카라반이 쉬어 가던 곳


다리를 떠나 리장으로 가는 길, 차가 고속도로를 벗어나 좁은 산길로 접어든다. 한 시간쯤 달렸을까? 윈난 산속의 마을, 샤시에 도착했다. 샤시는 깊은 산속에 있는 작은 마을이다. 마을을 쉬엄쉬엄 둘러보아도 한 시간이면 족할 듯싶다. 내게 이번 여행에서 발견한 윈난의 보석을 하나 꼽으라면 나는 주저 않고 샤시를 꼽겠다. 


샤시는 고대 무역로인 차마고도(茶馬高道)를 오가던 상인들 행렬인 마방(馬幇)이 쉬어 가던 작은 마을이다. 높은 산을 쉴 새 없이 넘어가기에 차마고도를 ‘하늘에 난 길’이라 부른다면 마방은 ‘하늘 길을 걷는 사람’이다. 마방들은 푸얼차(普洱茶, 보이차)를 싣고 달그락달그락, 떨거덩떨거덩 말방울 소리를 울리며 다리와 리장을 지나 진샤강金沙江을 건너 라싸로 갔다. 여정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라싸에서 한숨을 돌린 마방들은 라싸를 떠나 시가체를 지나 시킴과 네팔, 인도로 향했다. 윈난에서 생산된 차와 티베트 초원에서 자란 말이 차마고도를 통해 교환되었다. 하지만 그 길을 오가기란 쉽지 않았다. 과거의 차마고도는 세상에서 제일 높은 길, 어쩌면 하늘에서 가장 가까운 길이었다. 차마고도의 카라반(隊商)들은 산을 넘고 넘어 중국과 인도, 네팔, 서남아시아를 오갔다. 그 험한 길을 어찌 조랑말 하나에 의지해 넘었을까? 이제와 생각해 봐도 경이롭기 그지없다. 


과거에 샤시는 차마고도의 요충지로 때로 큰 장이 섰지만 지금은 산간의 작은 마을에 불과하다. 샤시 마을의 시간은 왠지 차마고도의 조랑말이 걷는 것처럼 천천히 흘러간다. 간혹 마주치는 마을 사람들의 꼬질꼬질한 모습마저 정겹다.  


다리나 리장과 달리 다행히 이곳엔 관광객이 적다. 진입도로가 좁은 데다가 그마저 구불구불한 산길이기 때문이다. 중국 대륙 전역에 걸친 대대적인 개발 열풍에서 빗겨난 중국 서남부의 모래알 같은 샤시 마을은 개발이 더디기에 온전히 보존될 수 있었다. 이곳을 잠시 스쳐 지나는 여행자의 감상일 뿐이지만 도로가 확장되지 않기를 빌 뿐이다. 


세월이 흘러 이제 마방 대신 여러 나라의 여행자들이 샤시를 찾고 차마고도 여관, 민트 카페 등 여행자를 위한 객잔, 게스트하우스, 호스텔, 카페가 문을 열었다. 카페에서는 피자도 팔고 스파게티도 판다. 깊은 산속 여행자의 천국이다. 샤시 마을은 2002년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1950년대 중국에서 티베트로 가는 고속도로가 뚫렸다. 차마고도와 마방의 존재의미가 사라졌다. 그런데 차마고도와 고속도로 구간이 일치하는 경우가 많았다. 마방은 진작부터 중국에서 티베트로 가는 가장 짧은 길을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리장에서 샤시를 가기 위해선 일단 젠촨剑川까지 가야 한다. 버스로 두 시간이 걸린다. 요금은 20위안. 새로 난 고속도로로 달리면 요금은 25위안이고, 한 시간이 걸린다. 젠촨에서 미니버스를 타고 다시 45분 정도 달리면 샤시에 도착한다. 쿤밍에서는 버스로 대략 10시간 거리다. 샤시에도 게스트하우스는 있다. 오픈 예정인 어느 게스트하우스 이름은 등풍, ‘바람을 기다리며’다. 샤시의 마을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이름이다. 



 리장을 거닐다 문득 고개를 돌리면 햇빛을 받아 눈부시게 빛나는 위룽설산이 나타난다



 낭만적인 리장의 골목길은 이른 아침이나 해질 무렵 산책하면 제격이다



 리장은 나시족의 홈타운이다. 이국적인 정취에 여행은 더욱 즐거워진다



 황룡담 공원의 가을 정취는 연못 넘어 위룽설산과 어우러지며 더욱 특별해진다





리장(麗江)

산과 눈의 도시 


깊은 산속 마을 샤시를 떠나 리장으로 왔다. 종종 ‘산과 눈의 도시’라 불리는 리장은 샹그릴라(香格裏拉)의 입구이자 히말라야 산맥의 시작점인 위룽설산에 둘러싸였다. 리장의 이곳저곳을 오가며 눈을 돌릴 때마다 종종 위룽설산을 보았다. 리장 사람들에게는 어머니 같은 산이다. 언제나 만년설의 풍광과 함께하는 도시, 이렇게 높은 산이 늘 옆에 있다면 살아가는 데 좀 더 겸손해질 것 같다. 혹자는 리장을 보고 ‘동양의 베니스’라고 말한다. 이런 말은 적절하지 않다. 리장은 리장 그 자체일 뿐 유럽의 한 도시와 비할 바가 아니다. 외형만 봐도 리장과 베니스는 전혀 닮지 않았다. 


다리가 바이족의 나라였다면 리장은 나시족(納西族)의 홈타운이다. 나시족의 홈타운이라곤 했지만 그렇다고 리장의 한족 인구가 적은 건 아니다. 리장에서 한족과 소수민족의 비율은 6:4 정도이고, 나시족은 전체의 23% 정도에 불과하다. 과거에 나시족 거주지이자 고원의 옛마을이었던 리장은 쓰촨(四川)성의 야안(雅安)과 더불어 차마고도의 근거지이자 무역 중심지였다. 리장에서 생산된 가죽 제품은 차와 말과 함께 티베트 라싸, 인도 등지로 팔려 나갔다. 


리장고성은 남송 말기에 지어져 800년의 역사를 갖고 있다. 1997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 고성 안에선 100여 채의 전통가옥을 볼 수 있는데 다리고성과 다르게 성벽은 없다. 리장고성은 좁은 골목과 수로가 어우러져 낭만적인 분위기를 더한다. 명청 시대의 거리 모습도 잘 간직하고 있다. 밀려드는 관광객만 아니라면 리장고성의 운치는 2015년이 아닌 몇 백 년 전의 거리 같다. 


세계문화유산인 리장고성보다 더 강하게 나를 리장으로 이끈 건 한 친구의 사연이다. 그녀는 10년 전 이곳에 여행을 왔다가 호주 남자를 만났고, 그와 결혼했다. 당시 남자는 적지 않은 나이였고, 내 짐작에 그는 아마 결혼 같은 건 별반 생각해 보지 않은 여행자였다. 하지만 인생은 알 수 없다. 결국 두 사람은 운명처럼 리장에서 맺어졌고, 딸을 낳고, 한국과 호주를 오가며 살고 있다. 이런 사연 때문에 내게 리장은 아주 로맨틱한 여행지로 여겨졌지만 실제 마주한 리장은 수많은 관광객들로 넘쳐난다. 


리장에는 수로와 함께 미로처럼 얽힌 골목길이 많다. 사실 관광객만 바글대지 않는다면 리장은 매우 낭만적인 분위기를 선보인다. 가히 연인들의 여행지다. 한데 화장이 너무 진하다. 화장을 전혀 하지 않아도 예쁜 얼굴에 과하게 화장을 한 것 같다. 좋건 싫건 밀려드는 관광객의 영향이다. 지난해 인구 100만의 도시, 리장에 2,000만명의 관광객이 찾아왔다. 매달 리장 전체 인구보다 거의 두 배 많은 관광객이 리장을 휘젓고 다닌 셈이다. 윈난을 여행하며 관광객이 북적이는 다리고성이나 리장고성보다 고산지대의 설산을 바라보며 달렸던 길 위의 시간이 더 좋았던 이유다. 


한편, 1996년 리장에 규모 7.0의 지진이 있었다. 모든 게 무너져 내렸다. 304명이 숨지고, 1만6,000명이 다쳤다. 중국 역사상 최악의 지진 중 하나였다. 하지만 나시족의 거주지인 구시가지는 무사했다. 그때부터 나시족의 목조주택은 사람들의 관심을 새롭게 받기 시작했다. 1996년 지진이 아니더라도 윈난에는 지진이 잦다. 작년에도 지진이 발생했다. 윈난은 쓰촨성과 함께 칭짱고원 지진대에 자리 잡고 있고, 활발하게 활동 중인 유라시아판 대륙과 인도판 대륙이 충돌하는 지반 사이에 위치한 탓이다. 윈난을 여행하고자 할 때 한 번쯤 고민해 봐야 할 문제다. 리장고성에서 나와 잠시 황룡담 공원에 들렀다. 황룡담에서 단풍진 가을을 맞는다. 연못 넘어 위룽설산이 아름답다. 



 케이블카를 타면 위룽설산의 해발 4,500m 지점까지 손쉽게 올라갈 수 있다



 위룽설산 케이블카에서 내리면 계단을 따라 4,680m 지점까지 오를 수 있다. 휴대용 산소통을 들고 가는 사람이 많다





위룽설산(玉龍雪山)

당신은 옥색의 용을 볼 수 있을까


리장고성의 북쪽, 위룽설산은 리장시 위룽현에 위치한다. 해발고도는 5,596m로 한라산보다 대략 세 배 높다. 거대한 백옥 같은 용의 형상옥룡을 하고 있다고 해 옥룡산이라 부른다. 위룽설산은 나시족이 믿는 씨족신 ‘싼둬’의 화신이라고 전해진다. 이곳 사람들은 위룽설산에 나시족의 ‘사랑의 신’이 산다고 믿는다. 


버스와 케이블카를 타고 위룽설산의 4,500m 지점까지 올랐다. 여기까지는 쉽다. 하지만 아직 목적지에 다다른 게 아니다. 여기서부터 계단을 따라 두 발로 걸어 180m 더 높은 4,680m 지점까지 올라가야 한다. 지대만 낮다면 이 정도쯤 오르는 일은 아무것도 아니다. 하지만 이곳은 다르다. 사람들은 손에 제각각 휴대용 산소통을 들고 헉헉거리며 산을 오르거나, 몇 걸음을 떼지 않고 종종 걸음을 멈춘다. 나도 채 몇 걸음을 오르지도 않았는데 바로 숨이 벅차다. 가이드가 준 산소통이 배낭에 있었지만 아직은 쓰고 싶지 않다. 가능하다면 온전히 내 힘으로 올라 보고 싶다. 마음은 빨리 오르고 싶지만 몸은 느리다. 숨을 헉헉거리다 문득 고개를 돌리니 하얀 빙하가 보인다. 위룽설산은 빙하가 서린 백옥 같은 산이다. 새파란 하늘 때문에 하얀 눈이 푸르게 빛난다. 30~40분쯤 올랐을까. 마침내 4,680m 지점에 올랐다. 어제 창산에서 강풍 때문에 2,900m 지점에서 멈춰 선 아쉬움을 여기 와서 말끔히 씻어 낸다. 위룽설산의 정상을 올려다본다. 이름 그대로 옥색의 용이 춤을 춘다.


위룽설산을 내려와 샹그릴라로 출발하기 전 장강(長江)의 상류지역인 호도협(虎跳峽)에 들렀다. 이름 그대로 호랑이가 건너뛴 협곡이란 말인데 위룽설산과 하바설산(哈巴雪山) 사이의 협곡이다. 중국 대륙을 서에서 동으로 가로지르는 총길이 6,380km의 장강은 그 길이가 워낙 큰 탓에 지역마다 다른 이름으로 불리는데 윈난의 400km 구간에선 황금모래강이란 의미의 진샤강金沙江이라 불린다. 이 물줄기를 거슬러 오르면 티베트의 만년설에 이를 것이다. 멀리서 호도협 물줄기를 보았을 때는 큰 감흥이 없었다. 그러나 진샤강가로 점점 다가가자 물줄기가 포효하듯 거세다. 거대한 호랑이가 쩌렁쩌렁 산을 울리며 포효하는 것 같다 해도 지나치지 않다. 호도협이란 이름은 허명무실하지 않다. 지구의 지각운동이 만든 호도협의 길이는 30km에 달한다. 


 




  설산에 둘러싸인 공연장은 해발 3,100m에 위치한다. 세상에서 제일 높은 공연장이다  


 


인상리장(印象麗江)

설산 아래서 꾼 한낮의 꿈  


"우리는 농민입니다. 우리는 빛나는 존재입니다. 

우리는 이 작품에 마음을 바쳤습니다."


위룽설산을 뒤로하고 출연자들이 관객을 향해 외쳤다. 드디어  <인상리장(印象麗江)> 공연이 시작되었다. <인상리장>은 리장의 소수민족이 만든 공연으로 공연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전문 배우가 아니다. 열 개의 소수민족, 500여 명의 농부들이 공연을 펼친다. 출연자 수가 워낙 많은 탓에 때로는 관객보다 출연자가 더 많은 것 같다. <인상리장>은 하늘과 땅, 아직 누구도 오르지 못한 해발 5,100m, 위룽설산의 영기를 느껴 보는 공연이자 설산의 영웅들 그리고 농부들 자기 자신에게 바치는 헌사다. 


원형의 거대한 노천극장은 위룽설산의 12개 봉우리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풍광 아래 만들어졌다. 해발 3,100m의 <인상리장> 공연장은 이 세상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공연장이다. 공연은 360도 방향에서 이루어진다. 출연자들은 때때로 말을 타고 공연장의 이곳저곳을 달린다. 윈난의 말은 조랑말이라 크진 않다. 빨리 달리지는 못하지만 가파른 산길은 잘 다닌다. 덩치는 작아도 좁고 험한 오솔길을 쉽게 오른다. 차마고도의 마방은 조랑말 없이 일할 수도 없고, 살 수도 없다. 이곳 사람들이 말을 숭배하는 이유다. 둥근 객석을 휘몰아치는 말발굽 소리에 붉은 색의 대형무대는 더욱 뜨거워진다. 


<인상리장>은 총 6개의 무대로 나뉜다. 간단히 내용을 정리해 보면 아래와 같다.  

1장은 ‘고도마방’. 차마고도는 하늘 위를 걸어 다니는 길이다. 100여 명의 마방이 길을 나서는 모습과 홀로 남은 나시족 여인들 모습을 통해 고생을 견디고 원망하지 않는 아내와 모성의 감정을 표현한다. 2장은 ‘술잔을 들고 설산을 향한다’. 윈난의 소수민족 사람들은, 친구가 오면 술을 마시고, 친구가 가면 또 술을 마신다고 할 만큼 친구를 아끼고, 가무를 즐긴다. 


3장은 ‘천상인간’. 여기는 연인들의 극락세계인 위룽설산이다. 순정의 산, 위룽설산은 윈난의 연인들이 숭배하는 산이며 위룽설산에서 청춘은 영원히 지속되고 세상의 고통은 사라진다. 4장은 ‘북을 치고 춤을 추며 노래를’. 북을 치듯 두드리는 건 리장 사람들의 오락이다. 사람들은 둥글게 서서 손을 잡고 즐겁게 춤을 춘다. 나시족 사람들은 ‘아리리’, ‘다로리’라는 춤을 추기 좋아하고, 청춘남녀는 춤과 노래로 감정을 교류한다.


5장은 ‘북을 치며 춤추며 하늘에 제사를’. 하늘에 대한 나시인들의 경배를 보여 준다. 나시족은 하늘의 아들, 자연의 형제라고 선언한다. 6장은 ‘기도의식’. <인상리장>의 대미는 출연자와 관람객이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위룽설산을 향해 두 손 모아 기도하는 장면이다. 이 순간만큼은 모두가 숙연해진다. 



"위대한 위룽설산 앞에 선 우리들은 하늘에서 보내 주는 염원을 경건하게 받아들여 우리 모두의 소원이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출연자들의 의상은 화려하기 그지없다. 윈난 여유국의 슬로건인 ‘컬러풀 윈난’은 공연한 말이 아니다. <인상리장>은 중국을 대표하는 영화감독인 장예모 감독, 왕차오거, 판웨 세 사람이 만들었다. 




에디터 천소현 기자  글·사진 Travie writer 박준 / 취재협조 중국국가여유국 서울지국 www.visitchina.or.kr


 



출처/트래비(여행신문)



Posted by 강남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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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이 막혔다. 

비행기는 아직 티베트 고원 위를 선회하고 있는데, 

들이마시는 숨이 평소의 절반 수준이었다. 

고산증 예방을 위해 하늘이 취하는 조치가 아닐까 싶었다. 

하늘에서 느꼈던 호흡 곤란은 망상이 아니었다. 

말과 행동이 자연스럽게 느려지고 머리가 띵하게 저려 온다. 

세계의 지붕, 티베트 고원에 들어왔다는 증거다. 


▶ 포탈라궁에서 만난 기도하는 티베트 할머니. 이 모습이야말로 티베트의 마음을 설명하는 완벽한 장면이었다


▶ 고원지대에 위치한 라싸는 처음 찾아가는 여행객에게 가파른 호흡과 작열하는 태양을 선물한다



티베트는 중국어로 시짱(西藏)이라 불린다. 지리적으로는 중국의 서남부로 분류되며 티베트족이라 불리는 장족의 지역이다. 과거 투르판 혹은 토번(吐蕃)이라 불리던 민족이 바로 티베트족이다. 일설에 의하면 서구지역에 티베트가 알려지는 과정에서 영국인들이 투르판을 티베트라 표기했고, 그 후 이 명칭이 공식화됐다고 한다. 티베트 고원지대는 중국 당국의 소수민족 정책에 의해 자치구로 분류된다. 그래서 티베트 지역을 티베트자치구, 시짱자치구라고 부른다. 



가파른 호흡, 작열하는 태양


잘 알려져 있는 대로, 티베트로 들어가는 길은 엄격하다. 이것은 티베트와 중국 사이의 관계에서 기인한다. 티베트는 달라이 라마가 정치 수반의 역할을 하는 제정일치 사회였지만 1950년 중국에 의해 병합됐다. 이후 티베트 지도부는 인도 다람살라로 망명했고, 지금까지도 중국 당국과 미묘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독립과 자치 보장, 두 해법을 둘러싸고 아직도 신경전이 펼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 이유로 중국 땅을 밟기 위한 비자를 받고도 외국인 여행객에게는 별도의 허가증이 필요하다. 도장 세 개가 깊이 새겨진 허가증은 쓰촨성 청두에서 비로소 손에 들어왔다. 청두는 티베트로 향하는 길목이다. 외국인이 티베트자치구에 오르기 위해서는 일단 이곳을 거쳐야 한다. 


라싸는 해발 3,670m의 고지대다. 최고 높이가 8,000m가 넘는다는 히말라야 고원에 비하면 별것 아닐지도 모르지만 그렇다고 무시할 만한 고도는 아니다. 고도가 높아서 깨닫게 되는 것은 또 있다.


땅이 높다는 것은 하늘과 가까워졌다는 뜻이다. 시리도록 푸른 하늘이 더없이 아름답다. 그 하늘빛을 가르고 강렬한 태양이 쏟아진다. 검게 탄 얼굴을 곳곳에서 만나게 된다. 멀리서 순례를 위해 찾아온 사람들은 대부분 선글라스와 천으로 얼굴을 몽땅 가렸다. 그들이 손에 들고 뱅뱅 돌리는 최고르(다라니 경전을 통에 넣고 추를 매달아 돌리는 성물. ‘마니차’라고도 부른다. 기도를 통해 손에 잡히지 않는 깨달음의 세계로 더 빨리 다가가기 위한 티베트인들의 물건이다)를 보니 다시 한 번 온몸으로 느껴진다, 이곳이 라싸라는 사실을.


 


▶ 포탈라궁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지대에 위치한 왕궁이다



▶ 라싸에서는 마니차를 돌리며 기도하는 티베트인들은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 포탈라는 왕궁이지만, 티베트인들의 신앙심을 엿볼 수 있는 순례지이기도 하다



▶ 강렬한 태양만큼이나 화려한 티베트의 색이 있는 곳이 포탈라궁이다



▶ 티베트인들은 조캉과 함께 포탈라궁을 순례하기 위해 라싸로 향한다. 그들의 미소는 더없이 순수했다 


 


붉은 산 ‘포탈라’


라싸의 태양은 게으르다. 일출이 늦다. 8시쯤이나 돼야 푸르스름하게 동이 튼다. 일몰 시간도 늦다. 저녁 8시 반에서 9시쯤 빠르게 저문다. 아마도 이것은 광활한 중국대륙의 동서를 표준시로 묶어둔 탓이리라. 몸으로 체감컨대, 라싸는 중국의 표준시에서 두 시간쯤 늦춰야 비로소 해가 뜨고 지는 시간이 얼추 맞아진다. 


라싸를 대표하는 명소는 역시 포탈라궁이다. 달라이 라마의 겨울궁전이자 과거 티베트의 정치 중심지이기도 했던 곳이다. 포탈라궁은 사진에서 보던 것보다도 훨씬 웅장하다. 궁성, 궁전, 뒷산의 조경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남북의 길이가 200m, 동서 길이가 320m에 달한다. 가이드로 나선 티베트인 링첸 왕부에 따르면 ‘포탈라’라는 이름은 본디 산의 이름이다. ‘포탈’은 ‘붉은’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고 ‘라’는 산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본래 투르판 왕국의 전설적인 왕, 송첸캄포가 처음 사원으로 건립했다. 1645년 5대 달라이 라마 때 본격적으로 증축되어 종교·정치의 중심지가 됐다. 포탈라궁의 가운데 붉은색 건물 홍궁이 바로 그때 지어진 부분이다. 이후 수세기에 걸쳐 증축되어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1994년에는 유네스코에 의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이른 아침부터 쏟아지는 태양을 뚫고 포탈라 궁전 곁의 광장으로 향했다. 이미 수많은 티베트인들이 모여 있고, 음악에 맞춰 전통 춤을 춘다. 남에게 보여 주기 위함이 아니라 스스로가 즐기기 위한 춤이다. 티베트족, 그들은 본디 이처럼 화사한 민족이었으리라. 강렬한 태양 아래 어울렁더울렁 어울리며 술과 음악과 춤을 사랑하던 민족이었음을, 그들의 아침이 충분히 보여 주고 있었다. 광장을 넘어 포탈라궁 쪽으로 다가가면, 성스러운 느낌이 물씬 배어난다. 곳곳에서 입으로 관세음보살의 진언인 “옴 마니 파드메 훔”을 외며 최고르를 돌리는 순례자들을 만날 수 있다. 


포탈라궁의 규모는 상당하다. 궁 안에만 1,000여 개의 방들이 있다. 그 방들은 법당, 침궁, 영탑전, 독경실, 요사채 등의 기능을 한다. 한정된 건축공간이 수많은 작은 공간으로 분화했다는 것은 ‘복잡하다’는 의미와도 상통한다. 내부는 미로와도 같다. 이 많은 공간들 중 관람객이나 순례객에게 허락된 공간은 20여 개소에 불과하다. 어쩌면 이처럼 폐쇄적인 관람정책이 ‘포탈라궁의 지하에는 샹그리라로 이어지는 비밀통로가 있다더라’ 같은 말을 생기게 했는지도 모른다.


관람이 허용되는 공간들은 주로 역대 달라이 라마의 흔적이 남아 있는 곳들이다. 포탈라궁의 가장 큰 특징이 여기에 있다. 일반적으로 ‘왕궁’이라는 공간은 왕위와 함께 후대의 왕들에게 물려 내려간다. 왕마다 별도의 왕궁을 마련하는 경우는 드물다. 그러나 포탈라궁에는 역대 달라이 라마의 공간들이 모두 별도로 마련돼 있다. 5대 달라이 라마가 생활하고 기도하던 공간 그 너머에는 7대 달라이 라마의 공간이 존재한다. 그 다음은 8대 달라이 라마의 공간이다. 수많은 왕궁들이 포탈라궁 내부에 존재한다. 


아무리 웅장한 건축물이어도, 그 속에 역대 왕들의 왕궁이 각각 존재하려면 공간의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다. 역대 달라이 라마가 생활하던 공간들은 그리 넓지 않다. 도리어 다른 나라의 왕궁들과 비교하면 초라해 보일 정도로 작고 좁다. 그러나 비록 공간은 작더라도 내부에서 느껴지는 장엄한 기운은 그 어느 나라의 왕궁과 비교해도 우위에 있다.


포탈라궁의 또 다른 특징은 건축물 내부에 스투파를 지어 놓았다는 점이다. 스투파는 부처님이나 고승들의 사리를 모셔 놓은 사리탑으로 보통 사리탑은 건축물 외부의 특정 공간에 세운다. 그러나 포탈라궁은 궁전 내부에 스투파를 지어 놓았다. 그 양식은 인도나 스리랑카, 동남아권과 다를 바 없지만 다른 곳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특징이다. 내부에는 역대 달라이 라마의 스투파가 여럿 있지만, 규모 면에서나 화려함에서나 5대 달라이 라마의 것이 가장 눈길을 끈다. 5대 달라이 라마의 스투파는 높이만 12m에 너비가 7.65m에 달한다. 황금 3,721kg과 보석 1만여 개로 외부를 치장했으며, 희귀 보석 명주가 이 스투파를 치장하는 데 사용됐다. 화려함의 극치를 보여 준다. 5대 달라이 라마를 향한 티베트인들의 존경심을 엿볼 수 있는 유물이기도 하다.


 


▶ 조캉에 들어서는 초입부터 순례자들을 만날 수 있다



▶ 사원 입구에 매달린 타르초가 인상적이다


 


오체투지 순례자들의 성지


외국인들이 가장 가보고 싶어 하는 명소가 포탈라궁이라면 티베트인들이 가장 가고 싶어 하는 곳은 조캉이다. 이곳은 티베트 불교를 이야기할 때 가장 중요한 성지가 된다. 무슬림들이 메카를 향해 가듯, 수많은 티베트인들이 수천 킬로미터의 길을 따라 오체투지를 하며 라싸로 향하는 이유도 바로 조캉 때문이다.


우리는 흔히 동남아로 전해진 남방 불교, 중국으로 전해진 대승 불교라고 배워 왔지만, 실제로는 또 하나의 흐름이 있었다. 바로 파드마삼바바가 히말라야 고원을 넘어가며 전한 밀교다. 8세기경, 당시 투르판 왕국의 33대 왕이었던 송첸캄포는 불교를 받아들여 통일왕국을 굳건히 다진다. 그는 군소 유목민들을 투르판이라는 왕국으로 통일한 최초의 군주였으며 히말라야 지역의 역사상 가장 강력한 왕권을 구축한 왕이었다.


송첸캄포는 통일왕국의 위업을 달성한 후 당 태종의 조카인 문성공주를 후궁으로 받아들인다. 송첸캄포가 투르판 왕국을 세우고 수도를 라싸로 옮긴 후, 온갖 재앙이 끊이지 않았는데 주역과 천문에 밝았던 문성공주는 이것이 라싸의 지형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라싸의 지형이 나찰녀의 형상을 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송첸캄포는 문성공주의 조언에 따라 만다라의 형상에 맞춰 방사형으로 사찰들을 건립한다. 특히 나찰녀의 심장에 해당하는 연못을 메우고 그 자리에 사원을 세웠는데, 이 사원이 바로 조캉이다.


조캉이 중요한 이유는 이곳에 문성공주가 당나라에서부터 모셔 온 석가모니 불상이 봉안돼 있기 때문이다. 이 불상을 티베트인들은 조오(jowo)라고 불렀다. 조오를 모신 사원캉, (khang)이기에 이곳을 일컬어 ‘조캉’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또한 이곳에는 티베트 불교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인 쫑카파의 상이 모셔져 있기도 하다. 쫑카파는 14세기에 존재했던, 당대 최고의 지성이라는 평가를 받는 인물이다. 그는 타락해 가던 티베트 불교를 다시 일으켜 세우고 복잡하기 이를 데 없는 티베트 불교의 밀교 수행 체계와 핵심을 알기 쉽게 정리해 대중에게 뿌리내리도록 했던 장본인이다. 여기에 송첸캄포 왕까지, 조캉에는 티베트 불교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들이 모두 모여 있다.




▶ 조캉에서는 눈돌리는 모든 것에 티베트인들의 신앙이 깃들어 있다



▶ 조캉의 이미지는 황금색이다. 그 찬란한 색감에는 여타의 국가에서 볼 수 있는 황금색과는 다른 깊이가 있다 




벽 속에 숨겨져 있던 ‘조오’


조캉은 라싸에서 가장 큰 전통시장인 바코르 마켓 뒤편에 위치해 있다. 조캉 정문에는 수많은 순례자들이 모인다고 했지만, 그날따라 순례자들은 그리 많지 않았다. 다만 소문처럼 티베트인들은 사원 앞에 온몸을 던져 오체투지를 올리고 있었다. 남녀노소, 너와 나의 구별이 없었다. 티베트인이라면, 응당 그래야 한다는 것처럼 합장한 두 손을 머리 위로 올렸다가 이내 두 팔과 이마, 다리를 땅 위에 길게 눕혔다. 이 모습은 종교를 불문하고 종교인이 몸으로 보여 줄 수 있는 최대한의 예경이다. 이를 지켜보는 사람들은 많지만 순례자들이 읊조리는 “옴 마니 파드메 훔” 구절 외에 다른 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성스러움은 모두의 입에서 쓸데없는 말을 지웠다.


사원 입구에 들어서서 짧은 회랑을 가로지르면 또 다른 문이 자리한다. 그 뒤로 돌아나가야 비로소 조캉의 진면목을 마주하게 된다. 황금빛 지붕이 찬란한 사원의 모습. 회랑의 벽은 온통 벽화로 치장되어 있고, 야크버터가 황홀하게 타오른다. 사원 내부는 티베트 사원 특유의 분위기를 간직하고 있었다. 어둑한 실내를 밝히는 촛불과 비릿한 야크버터 냄새, 그리고 매캐한 향냄새가 정신을 아득하게 만든다. 어두운 사원의 내부로 발길을 옮기며 기대감이 커지기 시작한다. 조캉이 티베트 불교 최고의 성지인 만큼 법당에는 라마 승려들이 가득 앉아 경을 읽고 있으리라. 낮고 느린 오묘한 소리가 끊이지 않으리라. 그러나 기대는 적잖게 무너져 내렸다. 승려들이 앉아 있어야 하는 자리에는 진보라빛 가사 무더기만 쌓여 있었기 때문이다.


조캉의 내부를 돌다 보면 가이드가 하얀 벽 앞에서 발길을 멈춘다. 지금의 조캉 사원은 그 벽이 있었기에 최고의 성지가 될 수 있었다. 1960년대 문화대혁명 당시, 중국은 우상숭배를 금지하며 전국의 사원과 불상들을 파괴했다. 당시 조캉의 고승 중 한 명이 문성공주의 석가모니 불상을 지키기 위해 사원의 어딘가에 숨겨 놓고 그 위치를 단 한 명의 승려에게만 전해 주었다. 그런데 아쉽게도 불상의 위치를 알고 있던 그 승려는 결국 불상을 다시 꺼내지 못하고 입적해 버린다. 수많은 사람들이 불상을 찾았지만 모두 수포로 돌아가고 오랜 시간이 흐른 뒤, 한 승려의 꿈에 벽 안에 숨겨진 불상이 등장한다. 그 다음날 사원 관계자들은 그 꿈대로 벽 뒤에서 꽤 오랫동안 숨겨져 있었던 불상을 발견하게 됐다. 티베트 불교의 신비로움을 더하는 이야기다.


사원의 3층은 라싸 최고의 전망대다. 동서남북으로 뻗은 라싸의 시가지가 한눈에 들어온다. 저 멀리에 보이는 포탈라궁의 위용도 함께 볼 수 있다. 눈에 들어오는 조캉의 모습은 어디를 둘러봐도 황금빛이다. 가히 티베트 최고의 성지다운 화려함이다. 조캉의 테라스에서 보이는 건물들은 지붕마다 타르초(경전이 쓰여진 오색 깃발)가 휘날리고 있다. 가만히 그 깃발들을 바라보고 있으면 ‘푸드득’거리는 소리가 난다. 바람에 깃발이 흔들리는 소리다. 티베트인들은 이를 두고 “바람이 경전을 읽고 갔다”고 말했다. 빛바랜 타르초 뒤로 어느덧 해그림자가 길어진 것이 보였다. 이렇게 라싸의 하루도 저물어가고 있었다.



▶ 라싸 곳곳에서 순례자들을 만나게 된다. 마치 도시 전체가 순례지인 듯하다



▶ 라싸의 하늘은 더없이 푸르다. 그 하늘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보는 사람의 마음도 파랗게 순수로 돌아갈 것만 같다




10년의 기다림, 이틀간의 짧은 꿈


티베트를 알게 된 것은 10년 전의 일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그 땅을 밟고 돌아와 그네들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텔레비전과 인쇄매체에서는 수시로 달라이 라마가 등장했으며, 서구에서는 ‘신비한 땅, 티베트’의 이미지를 끝없이 쏟아냈다. 한 번은 그 땅을 밟고 서서 그네들의 이야기를 톺아 보고 싶었지만, 두 발로 그 땅을 디디기까지 정확히 10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했다. 그나마도 그 땅에서 보낼 수 있는 시간은 이틀밖에 주어지지 않았다. ‘긴 기다림, 짧은 꿈’이라는 문구가 실감날 수밖에 없었다.


기다림이 현실로 다가왔을 때에는 괴로움도 함께 찾아왔다. 호흡의 어려움과 편두통이라는 고산증세다. 아침이면 간밤의 호흡곤란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고산증이 심한 사람들은 산소통의 힘을 빌어야 했다. 그 모든 난관에도 불구하고 진정 시리도록 파란 하늘과 순박한 티베트인들의 미소에는 누구든 감탄이 터졌고, 그래서 견딜 만했다. ‘스트레스’라는 단어를 모르는 사람들. 낯선 이를 경계하지 않으며, 민족의 아픔에 대해서도 오래 전 수많은 피를 불렀던 폭력의 업보라고 받아들인다는 그들. 빠르고 치열한 경쟁의 세상에 익숙한 도시인에게는 경외심마저 들게 하는 곳이 라싸였다.


라싸 공항을 다시 찾았을 때는 숨쉬기 편한 곳으로 돌아간다는 안도감이 찾아왔다. 마치 다시는 그 땅을 찾지 않을 것만 같았지만, 그 생각도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비행기에 오르자 이내 다시 그 땅이 그리워지기 시작했다. 순박한 그 미소 때문일까. 아니면 강렬하게 찔러 오던 태양 때문일까. 딱 부러지는 이유는 찾기 어렵다. 그러나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꼭 다시 그 땅을 찾겠다는 마음을 다지게 되는 묘한 땅. 그래, 그래서 그 많은 사람들이 히말라야의 바람소리를 그리워하나 보다. 라싸는 그런 땅이었다. 돌아서면 그리워지는. 



▶ 포탈라궁




travel info  

AIRLINE

인천에서 쓰촨성 청두까지 2시간, 그리고 다시 라싸까지 3시간 반이 걸린다. 

쓰촨성 청두까지는 아시아나항공을 비롯해 국제항공, 사천항공, 동방항공 등의 중국 민항기들이 있다. 청두에서 외국인 출입 허가증을 받은 후 다시 국내선을 이용해 라싸로 들어갈 수 있다. 




TRANSPORTATION

오프로드를 즐겨라 

티베트 자치구로 향하는 여러 방법 중 험준한 비포장길을 따라 자동차로 이동하는 오프로드 여행이 인기다. 이동하는 구간의 자연경관이 그렇게 멋있을 수가 없다고 현지인들은 말한다. 주로 베이징, 칭하이성, 쓰촨성, 윈난성 등에서 출발하며, 라싸까지 들어가는데에 짧으면 3일, 길게는 5일에서 일주일 정도 걸린다. 크게 세 가지 루트 중 쓰촨성에서 넘어가는 구간이 가장 위험하지만 가장 아름답다. 외국인들은 이동 시 진행 방향이나 동선을 파악하기가 어려운 관계로, 운전기사를 별도로 고용하는 것을 권장한다.


 


FOOD

당신의 입맛을 저격하다.


티베트 음식은 대체로 한국인들에게 아주 잘 맞는다. 

그만큼 한국 음식과 간도 비슷하고 맛도 익숙하다. 대표적인 음식은 뚝바, 텐뚝이다. 뚝바는 티베트식 칼국수, 텐뚝은 티베트식 수제비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외에도 초우민, 탈라 누들 같은 음식들도 권할 만하다. 다만 야크 특유의 냄새를 싫어한다면, 사전에 쇠고기나 양고기로 바꿔 달라고 주문할 것. 물론, 고기를 아예 빼고 조리하는 것도 가능하다. 라싸에서 꼭 빼놓지 말아야 할 것은 또 있다. 티베트의 술 ‘창(chang)’이다. 곡주로, 그 맛은 마치 예전 우리가 집집마다 담가 먹었던 가양주와 닮아 있다.



INFORMATION

티베트의 깃발


타르초는 불교경전을 새긴 오색 기도깃발들을 만국기처럼 줄에 매달아 놓은 것이다. 


룽다는 하나씩 세워 다는 큰 깃발로 ‘바람의 말’이라고도 불린다. 타르초는 빨강, 파랑, 노랑, 초록, 하양으로 구성되는데, 각각 불, 우주, 땅, 공기, 물을 상징한다. 티베트인들은 타르초를 바람이 잘 부는 곳에 설치한다. 타르초가 바람에 휘날리는 만큼 그들의 불심도 멀리 퍼져간다고 믿기 때문이다. 일반 가정집의 옥상이나 마당에서도 타르초와 룽다를 쉽게 볼 수 있으며, 티베트의 설날인 매년 1월3일 새 타르초와 룽다로 바꿔단다고 한다.


 


마니차(PRAYER WHEEL)

티베트인들이 가장 많이 애용하는 기도물품이다. 티베트인들은 ‘최고르’라고 부르는데 국내에서는 마니차라고 알려져 있다. 


손안에 들어오는 작은 사이즈부터 높이만 수십 미터에 달하는 것까지 종류가 매우 다양하다. 주로 원통에 추가 달려 있어 뱅뱅 돌리면서 들고 다니거나, 벽에 설치된 것을 돌리면서 지나간다. 내부에는 ‘다라니’라 불리는 경전이 들어 있다. 깨달음을 얻어 부처가 되기 위해서는 엄청나게 많은 공부와 수행을 해야 하는데, 일반인들은 그 과정을 따라가기 어렵다. 그래서 일반인들도 쉽게 수행의 공덕을 쌓고자 만들어진 도구다. 마니차를 한 번 돌리면 다라니를 3,000번 읽은 공덕이 쌓인다고 알려져 있다. 불교의 종파 중 하나인 밀교 문화권에서 주로 볼 수 있다. 


 


에디터 손고은 기자  글·사진 Travie writer 정태겸  / 취재협조 중국국가여유국 서울지국 www.visitchina.or.kr





출처/트래비(여행신문)



Posted by 강남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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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걷고 싶은 날 ①회동 수원지길 


깊은 고민이 생기면 나는 걷는다.

걷다 보면 신기하게도 몇 시간 뒤엔 엉킨 생각들이 말끔히 정리가 된다.

그건 부산에서 걸었던 두 길에서도  마찬가지였다. 


▲ 회동 수원지길 자연학습 관찰로는 걷기 좋은 나무 데크로 조성됐다



 45년간 베일에 싸여 있던 회동 수원지는 이제 걷기 좋은 길로 새롭게 탄생했다




길에도 운명이 있다 

회동 수원지길 


부산이 처음일 리가 없었다. 고향도 아니고 어떤 애틋한 추억이 남아 있는 곳도 아니지만 ‘부산’이라는 두 글자는 언제나 마음에 피어 있는 꽃이다. 좋아하는 책을 몇 번이고 읽는 것처럼 부산을 오갔다. 그런데 불현듯 깨달은 사실은 부산에서의 행동반경이 언제나 해운대와 남포동 인근으로 국한되어 있었다는 것이었다. 책을 한 챕터만 읽고 완독했다고 말할 수는 없는 법. 마침 그날은 코에 흙내음을 잔뜩 묻히고 눈에는 빨갛든 파랗든 자연의 색을 가득 담고 싶었다. 천천히 마냥 걷고만 싶은 날이었달까. 


다행히도 부산에는 걷기 좋은 길이 여럿이다. 도심과 자연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 스물 네 개의 갈맷길이 두루 포진해 있고 그 사이로 제각각 이름을 가진 둘레길들이 촘촘하게 얽혀 있다. 그중에서도 회동 수원지길은 다양한 자연 테마가 있는, 숲과 호수를 끼고 걷는 차분한 길이다. 상현마을에서부터 오륜동, 회동댐까지 이어지는 6.8km 구간은 자연의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기로 소문이 자자하다. 이유가 있다. 회동 수원지는 식수가 부족했던 시절, 수영강의 흐름을 막아 1942년에 조성됐다. 이후 1964년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되면서 일반인들의 출입을 막았던 것.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았으니 자연이 훼손당할 일은 당연히 없었다. 그로부터 45년이 지나서야 회동 수원지는 사람을 마주할 운명과 맞닥뜨린다. 2010년, 금정구는 자연을 따라 산책하기 좋은 45km의 ‘웰빙그린웨이’를 개발했는데 금정산길, 범어사길, 실버로드, 온천천길, 윤산길, 수영강길에 이어 수영강상류길과 회동 수원지길이 가장 마지막으로 합류하면서 완성됐다. 굳게 잠겼던 문이 열리자 소문은 금세 퍼졌다.


회동 수원지길은 날것의 아름다움을 유지하면서도 사람의 손에 의해 잘 다독여졌다. 전망 좋은 곳에는 전망대가 세워졌고 편편한 데크 길, 부드러운 황토를 곱게 깔아 놓은 황토길 등 누구라도 쉽게 산책할 수 있는 길이 조성됐다. 수원지를 따라 바람에 우아하게 흩날리는 갈대며 부들이 운치를 더하고 호수 건너에는 아홉산이 병풍처럼 길을 감싸고 있는 풍광이 아름답다. 그래서일까, 예부터 선비들이 사색을 즐겼다는 이야기가 많단다. 


회동 수원지는 금정구와 해운대구, 동래구 일대 약 20만 세대에 식수를 공급한다. 최대 저수량은 1,850만톤, 하루 생산되는 식수량만 10만톤에 달한다. 하지만 길이 개방되면서부터 회동 수원지는 남모르게 속을 앓고 있다. 방문객들이 무분별하게 버리고 간 쓰레기가 늘면서 식수 공급의 기능이 갈수록 떨어진다는 것이다. 베일에 싸여 있던 회동 수원지길의 개방은 고맙다. 다만, 길을 걸을 수 있는 자유가 허락된 대신 우리가 지켜야 할 최소한의 예의를 잊지 말아야겠다. 사람들의 안전과 수원지 보호를 위해 개방시간을 일부 지정하고 언론 보도에도 힘쓰는 등 지자체들의 노력이 있지만 어느 곳보다 더 여행자의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길 중간중간에는 쉬어 가기 좋은 정자가 마련돼 있다. 이 길에서 사색을 즐겼던 선비처럼 유유자적 시간을 보내 보자



 김민정 갤러리 & 카페 여림에서 바라본 회동 수원지길. 아홉산을 마주하고 있다


 


Inside 


회동 수원지길, 어디에서 시작할지 고민이라면?

6.8km의 회동 수원지길을 완주하려면 5시간은 족히 걸린다. 회동 수원지길 안에도 각 구간별로 예쁜 이름이 붙은 길이 많다. 그중에서도 오륜동에 있는 편백나무숲길, 땅뫼산 황토길, 자연학습 관찰로가 인기 구간이다. 나무 데크로 만들어진 자연학습 관찰로는 길목마다 자연스레 뿌리내린 식물에 대한 명칭과 설명이 담긴 표지판이 설치되어 아이들 야외수업 장소로도 각광받고 있다. 땅뫼산 황토길은 질 좋은 황토를 공수해 조성한 길이다. 계족산 황토길의 경우 비탈길인 탓에 비에 쓸려 내려가기 쉬운 반면, 땅뫼산 황토길은 이를 고려해 평지로 조성한 길. 약 1km 가량 이어진다. 황토길 끝에는 발을 씻을 수 있는 시설이 마련되어 있으니 잠시 신발을 벗고 맨발 걷기를 해보자. 한 걸을 내딛을 때마다 가볍게 발을 지압하면서 체내에 쌓인 노폐물과 독소를 정화시켜 주는 기분. 이어지는 편백나무 숲길에서 피톤치드를 한 숨 가득 깊게 들이키면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다. 





김민정 갤러리 & 카페 여림

오륜동에 위치한 갤러리 겸 카페다. 1층에서는 도자기 체험, 소묘 및 드로잉 미술수업, 악기 연주 등 다양한 범주의 문화예술 수업이 이루어지며 2층은 갤러리 및 카페로 활용되고 있다. 갤러리는 주로 신진 작가들의 작품을 무료로 전시해 준다. 때문에 카페에서 판매하는 음료의 모든 수익금은 갤러리 운영 및 유지에 사용된다. 야외 테라스를 지나 3층 옥상 전망대는 예쁜 화분에 아기자기하게 꾸며 놓은 작은 정원이다. 병풍처럼 펼쳐진 아홉산을 마주하며 차 한 잔 마시는 여유는 필수다. 


* 부산 금정구 오륜대로 245 / 051 514 6007 / 모든 음료 5,000원








길을 걷고 싶은 날 ②금정산성길



하늘로 올라가는 길을 걸으면 

금정산성길


각오를 단단히 하는 게 좋았을 것이다. 애초에 금정산성길을 ‘걷겠다’고 말한 건 금정산의 높이가 해발 801.5m라는 것만 알았을 때의 이야기다. 회동 수원지길과는 달리 금정산성길은 걷는다기보다 ‘오른다’는 표현이 맞다. 금정산은 땅 속에 있던 마그마가 8,500년이라는 시간동안 융화와 풍화작용을 수없이 거치면서 다양한 모습의 암석으로 우뚝우뚝 솟아올라 형성됐다. 그 절경이 수많은 이들의 발걸음을 모은 이유가 되기도 하지만 오를 채비는 분명 필요하다.


 

▲ 18km에 이르는 금정산성. 산성 안에는 약 1,200명의 주민들이 마을을 이뤄 살고 있다



 금정산성 북문 초입에는 바람에 흩날리는 억새풀이 많다


 

그렇다고 긴장할 필요는 없다. 산행에 자신 있다면 동문에서 시작해 최고봉인 고당봉까지 오르고 초보자라면 남문쪽 케이블카를 이용해도 된다. 북문부터 고당봉까지 오르는 코스를 선택한 데는 약 1km로 가장 짧은 구간이라는 단순한 이유 때문이었다.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훼손된 산성은 차근차근 복원됐고 그중 북문은 가장 마지막으로 제 모습을 갖추게 됐다. 동서남북으로 난 문 중에서 가장 투박하다는 북문에 올라 18km에 이르는 산성을 훤히 내려다보니 길게 늘어선 도미노처럼 보인다.


힘이 잔뜩 들어간 다리는 금샘에 다다르자 스르르 풀리고 만다. 금빛 물고기 한 마리가 오색구름을 타고 내려와 샘에서 노닌다 하여 이름이 붙은 금샘은 10m의 우뚝 솟은 바위다. 바위에는 두 개의 화강암이 붙어 있다가 한쪽이 솟아오르면서 나마*가 형성됐고 그 푹 패인 나마에는 언제나 물이 고여 있다고 한다. 예부터 가뭄에도 마르지 않는다 하여 부산의 작은 젖줄로 통한다. 실제로는 그럴 리 없지만 부산 시민들은 금샘에 얽힌 전설을 결코 믿어 의심치 않는다. 널찍한 바위 한 쪽에 자리를 잡고 한동안 금샘을 응시하니 잠자던 상상력이 발동한다. 고여 있는 물은 왠지 요정수일 것만 같다.


금샘에 올랐다는 건 고당봉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는 의미다. 고당봉은 금정구에서 하늘과 가장 가까운 곳으로 산신인 할미신의 집이 있어 할미 고姑와 집 당堂 자가 더해진 이름이다. 큼직한 암석들을 숨이 턱까지 차오르게 올랐건만 가장 높은 고당봉도 결국은 바위다. 밧줄을 꽉 움켜쥐고 올라서니 그제야 시야가 트인다. 날씨가 좋은 날에는 해운대, 광안리까지도 보인다. 고당봉에서는 가장 이른 해를 볼 수 있다고 했다. 언젠가 이곳에 서서 누구보다도 먼저 일출을 보게 될까? 벌써부터 다리가 후들거린다. 


 

 네 방향으로 난 문 중에서도 투박한 멋이 살아있다는 북문. 고당봉과 범어사 중간 즈음에 위치한다 



 가을에 방문하면 북문 초입에 무성히 자란 억새의 향연을 감상할 수 있다



 금정산성이 지어진 시기는 기록상 조선 숙종 1703년 때다. 하지만 축성 방식을 보아 신라시대 이전으로 추정한다. 

왜구의 침략 흔적도 많다



 가뭄에도 마르지 않는다는 금샘은 부산 시민들이 상상력의 보고라 생각하는 곳이다


* 나마(gnamma)는 지질학 용어다. 땅 속의 마그마가 올라오면 원래 있던 암석이 뜨거운 열에 녹아 마그마에 흡수되는데 이때 녹지 않은 암석들이 마그마와 함께 굳어 버린다. 이후 지표에 노출된 암석이 풍화작용에 의해 깎이고 깎여 움푹 패인 형상을 갖추게 된 것을 두고 ‘나마’라 부른다.



범어사 

금정산의 기운은 남다르다. 육지로 통하는 길목에 위치해 외적의 침입이 잦았기 때문에 금정산성은 부산은 물론 국가를 지키는 군사적 요충지이기도 했다. 


금정산에 있는 범어사는 국가에 크고 작은 일이 생길 때마다 물심양면으로 국난을 도운 호국사찰이다. 신라 678년 의상대사가 창건했으며 임진왜란 당시에는 스님들이 모여 기도를 올리고 일제강점기에는 독립운동가들의 은신처가 되어 주기도 했다. 금정산 해발 330m에 위치해 있지만 90번 버스를 타면 매표소 앞까지 갈 수 있어 금정산성길을 걷는 많은 이들의 거점이 된다. 최근에는 다양한 프로그램의 템플 스테이를 진행하고 사회기관들과 협력해 문화행사를 만드는 등 일반인들과 소통하고 화합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 데 힘쓰고 있다.


 


Food 

금정산성의 시큼 쫄깃한 맛!




금정산성 막걸리

금정산성이 가장 자랑하는 먹거리는 뜻밖에도 막걸리다.

과거 산성마을의 가계를 책임지는 생계수단이었던 술이 지금은 전국 막걸리 애호가들에게 일품 막걸리로 통한다. 깨끗한 금정산의 지하수와 발로 꾹꾹 디뎌 빚은 전통방식의 누룩을 사용한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민속주 1호로 허가할 정도로 특히 애정이 깊었다고. 쌀 100%로 만든 막걸리는 시큼하면서도 고소한 맛을 담고 있다. 아직까지도 전통 양조 방식을 고수하고 있는데 금성동에 위치한 산성문화 체험촌에서 막걸리 빚기 체험을 할 수 있다. 


* 금정산성문화체험촌 / 부산광역시 금정구 죽전2길 42 / 051 513 6848


 


흑염소불고기 

금정산성 막걸리에 실과 바늘처럼 따라붙는 것이 바로 흑염소불고기다. 

금정산성 흑염소불고기는 부산에서도 손꼽히는 향토음식이다. 1971년부터 스물 네 가구가 음식점 허가를 받아 흑염소불고기를 팔기 시작한 이래로 지금은 약 150여 곳이 산성마을에 오밀조밀 모여 성업 중이다. 부산 시민들은 물론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도 특별한 먹거리로 통하고 있다. 불고기용으로 얇게 썬 고기를 양념해 숯불에 빠르게 구워내는데 쫄깃한 식감이 특징. 칼슘과 인, 철 등 인체에 이로운 성분이 다량 함유돼 건강식품으로도 통한다. 


글 손고은 기자  사진 Travie photographer 노중훈 

취재협조 금정구청 www.geumjeong.go.kr






출처/트래비(여행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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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광역시 금정구 금성동 | 금정산 고당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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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름을 간직한 봉화. 

분주함도 재촉할 필요도 없다. 

기차가 아니면 갈 수 없는 자연 속으로 파고들었다.


 

▲ 고택의 담장과 들판에 핀 꽃들이 어우러져 평화롭고 아름다운 닭실마을



▲ 소나무 숲이 우거진 뒷동산 기슭에 남향으로 자리한 계서당 


 


이몽룡의 생가, 계서당


조선시대 최고의 로맨스이자 4대 국문 소설로 꼽히는 <춘향전>의 주인공인 이몽룡. 실존인물은 계서(溪西) 성이성(成以性), 1595~1664년이다. 초기 <춘향전>에는 성도령, 성몽룡으로 쓰이다가 나중에 이몽룡으로 고쳐졌다고 전해진다. 아버지 성안의를 따라 남원에서 공부했고 이후 과거에 급제해 암행어사로 출두, 남원으로 돌아와 술 한잔 기울이며 나누던 이야기를 토대로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춘향전> 집필 당시에는 양반의 실명을 바로 거론하는 것이 허락되지 않아 대신 춘향의 이름에 ‘성’씨를 붙여 줬다는 후문이다. 성이성의 일기에는 눈 오던 밤 광한루에 앉아 ‘내 어린 시절 이야기를 하다 보니 밤늦도록 잠들지 못했다’는 구절이 있다고 한다.


성이성이 어린 시절을 보냈다고 하는 계서당으로 가는 길에는 사과와 옥수수 밭이 아담하게 자리하고 있다. 마을 전체가 고요하고 녹음이 짙어 어디를 둘러봐도 눈이 편안하다. 소나무 숲 아래 자리한, 지은 지 400년 넘은 계서당은 큰 벼슬에 비해 소박하고 정겹다. 아래쪽 마당 끝에 대문간채를 두고 북쪽 높은 곳에 사랑채와 안채가 하나로 연결된 조선시대 경북 북부지방 ‘ㅁ’자형 전통가옥의 옛 모습도 간직하고 있다. 지금은 13대손이 고택을 관리한다. 



▲ 주민이 직접 만든 최초의 민자역사 양원역. V-train은 약 10분 정도 이곳에 정차한다



▲ 기와를 이용해 장식한 ‘눈과 입을 조심하라’는 교훈이 담겨 있는 계서당의 누하주벽



▲ 계서당 오른쪽에 자리 잡고 있는 사당으로 가는 사주문


 


권벌 선생의 흔적, 석천정사와 닭실마을


석천계곡 오솔길을 따라 올라가면 한눈 가득 들어오는 석천정사(石泉亭舍). 무릉도원이 있다면 이런 모습일까. 한 폭의 동양화를 보는 기분이다. 계곡 물에 발을 담그고 시원한 바람을 벗 삼아 책을 읽으면 좋을 것만 같다.


안동 권씨의 대표 인물인 충재 권벌 선생의 장남 권동보가 1535년에 지었다는 이 정자는 청암정(靑巖亭), 삼계서원(三溪書院)과 함께 그 경치가 아름다워 사적 및 명승지로 주목을 받고 있다. 정사의 왼쪽 끝자락을 돌면 그 건너편으로 닭실마을이 보인다. 한국의 풍류가들이 손꼽는 곳으로 조선 중기의 실학자 이중환은 <택리지>에서 경주의 양동마을, 안동의 앞내마을 및 하회마을과 더불어 물가에 사람이 살 만한 조선 4대 길지 중 하나라고 극찬했다. 닭실마을은 풍수학에서 말하는 금계포란(닭이 알을 품고 있는)형의 명당이다. 충재 권벌 선생의 종택이 이곳에 자리 잡고, 제사를 모시면서 기존에 살고 있던 파평 윤씨와 함께 마을을 형성했다. 원래 500여 년 동안 달실마을로 불렸으나 근래 표준어 사용의 적용을 받아(‘달’은 경북 북부지역 닭의 사투리) 현재는 닭실로 쓰이고 있다. 고택의 담장과 푸른 들판이 펼쳐진 마을은 곳곳이 평화롭고 여유로웠다. 깨끗하게 정돈된 길은 인위적이지 않아 더 포근했다. 닭실마을을 떠나며 뒤돌아본 마을 풍경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 거북 모양의 바위 위에 멋스럽게 지어진 청암정



▲ 수려한 아름다움의 석천정사는 주변 계곡의 경관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 충재박물관과 청암정을 지나 길을 걷다 보면 보이는 고즈넉한 닭실마을 풍경



▲ 67가구 경상북도 산골마을의 기적. V-train을 타고 낙동정맥트레일을 시작할 수 있는 분천역은 산타마을로 꾸며져 있다



▲ 낙동정맥트레일의 봉화 제2구간 코스는 울창한 숲속을 지나 배바위고개를 향한다


 


기차도 타고 트레킹도 하고


공기 좋고 물 맑은 봉화에서는 느리게 걸어야 한다. 3구간으로 총 70km에 이르는 낙동정맥트레일 봉화구간 중 2구간을 거닐었다. 낙동강 최상류에서 시작하는 1구간, 외씨버선길과 만나는 3구간보다는 다소 거리가 짧은 2구간은 열차 여행도 함께 할 수 있어 더 매력적이다. 열차가 아니면 갈 수 없는 곳을 누빌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특별하다.


분천역에서 승부역까지는 백두대간 협곡열차 V-train(V는 ‘valley협곡’의 약자)을 이용한다. 8월의 크리스마스라는 표현이 딱 어울릴 만한 분천역의 풍경이 열차를 기다리는 시간마저 즐겁게 만든다.


분천역은 계획적으로 변모했다. 지난해 겨울, 스위스의 체르마트역과 자매결연을 맺고 산타마을로 조성했는데 관광객들의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었다. 원래 한시적으로 운영될 예정이었던 산타마을은 철거되지 않고 지금까지도 봉화를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분천역을 출발한 협곡열차는 백두대간 오지구간을 시속 30km로 천천히 달린다. 유리창 너머로는 시원하게 펼쳐진 숲과 협곡이 청정자연을 가감 없이 뽐내기 바쁘다. 승부역에서 내리면 이제부터 트레킹이 시작된다. 배바위고개 마지막 280여 계단의 다소 가파른 여정이 기다리지만 마침내 정상에 올라 시원한 바람을 맞으면 어느새 가쁜 숨은 희열이 된다.


 


낙동정맥트레일

구봉산에서 부산 다대포의 몰운대에 이르는 ‘낙동정맥’과 ‘트레일Trail’이 더해져 만들어진 이름이다. 트레일은 트레킹 길 중 산줄기나 산자락을 따라 길게 조성하여 시작점과 종점이 연결되지 않는 길을 의미한다. 


 



 travel info  



train

백두대간 협곡열차 

V-train

외관은 대한민국 백두대간을 누비는 백호를 표현했다. 1호차 전망실(56석), 2호차 전망·미니카페실(46석), 3호차 전망실(56석)로 구성되며, 열차 전체가 유리창으로 돼 있다. 야광스티커로 꾸민 천장은 26개의 어두운 터널을 지날 때 빛을 낸다. 1호차 맨 뒤는 유리창으로 시원하게 개방돼 지나오는 기찻길을 감상할 수 있다. 운행 내내 주변의 지형지물을 설명해 준다.


※ 분천→양원→승부→철암 하루 3차례(왕복) 운행(매주 월요일 운행 없음)   분천-철암 편도 8,400원(약 1시간 10분 소요)

 / www.vtrain.co.kr


 



Museum

충재박물관

충재 권벌 선생과 후손들이 남긴 1만여 점의 다양한 고서와 유물을 전시 및 보관하고 있다. 2007년, 문중 사람들이 만든 개인 박물관으로 권벌 선생의 후손이 관리한다. 박물관 바로 옆에는 우리나라에서 몇 손가락에 드는 아름다운 정자 ‘청암정’이 있다.


※ 동절기 5~10월 10:00~17:00, 하절기 11~4월 10:00~16:00 

※ 경상북도 봉화군 봉화읍 유곡1리 934 / 054-674-0963 / www.darsil.kr





Activity

봉화 목재 문화 체험장

선조들의 목재문화부터 목재의 쓰임새, 생산과정 및 종류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야외에는 산림욕장과 자생식물단지, 목재 놀이시설, 잔디광장 등 다양한 휴식공간이 조성되어 있다. 특히 체험장에서는 간단하게 목재를 활용한 생활 공예품을 만들 수 있다.


※ 동절기 09:00~17:00, 하절기 09:00~18:00(폐장 1시간 전까지 입장), 1월1일, 설날·추석연휴, 매주 월요일, 공휴일 다음날 휴무

※ 무료(체험료는 제품별 별도)

※ 경상북도 봉화군 봉성면 구절로 151 / 054-674-3363


 


Information Center

낙동정맥트레일 봉화구간 숲길 안내센터

분천역 근처에 자리 잡고 있으며 다양한 종류의 팸플릿을 비치해 두고 있다. 트레킹 여행자에게 숙소와 샤워실 등 다양한 편의시설을 제공한다. 안내소 주변에 있는 주차장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낙동정맥트레일 봉화 제2구간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이곳에 주차 후 분천역에서 열차를 타고 승부역에서 내려 트레킹, 다시 분천역으로 돌아오면 된다.


※ 경상북도 봉화군 소천면 분천리 935-81 / 054-672-4956


 

에디터 손고은 기자  글·사진 Travie writer 유리  취재협조 경상북도 관광공사 www.gtc.co.kr봉화군청 www.bonghwa.go.kr




출처/트래비(여행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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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난성(湖南省)·호남성에서는 시간을 잊는다. 

원초적인 경관을 지닌 장자제(張家界)·장가계와 

고대도시 펑황(鳳凰)·봉황, 그리고 남쪽 화이화(懷化)·회화에 

머무는 동안 신선과 속인의 경계를 무수히 넘나들었다. 

무르익어 아름답고 경이로운 풍경이 그곳에 있다. 



▲ 후난성 상서토가족묘족자치주에 자리한 봉황고성의 풍경. 타강 주변으로 위락시설 대부분이 길게 늘어서 있다


 삭계욕자연보호구의 보봉호는 장자제 유일의 수변풍광을 간직한 곳이다. 10여분간 유람선을 타고 풍광을 감상한다


 백룡엘리베이터에 오르기 전 승강장 앞에 펼쳐진 위안자제의 풍경




장자제(張家界)

놀랍고 놀라운, 장자제 


장자제를 직접 본 이라면 풍광과 맞닥뜨린 순간, 표현할 단어를 몰라 멍한 표정을 짓거나 외마디 감탄사를 쏟아낼 수밖에 없다. 장자제는 기이하고 묘하다. 스케일도 다르다. 적당한 수식어가 떠오르지 않으니 ‘사람이 태어나 장자제를 가보지 않았다면 백세가 되어도 어찌 늙었다고 할 수 있겠는가(人生不到張家界, 白歲豈能稱老翁)’라는 단골 중국 고사로 대신하는 편이 낫겠다. 3억8,000년 전 장자제는 바다였다. 오랜 시간 지구의 변화와 중력에 붕괴되면서 바다가 육지로 올라와 지금의 모습이 되었다. 


후난성 북서부에 자리한 장자제시(市)는 영정구와 무릉원구로 나뉜다. 중국인들은 장자제를 흔히 무릉원(武陵源)이라 부르는데, 정식 명칭은 무릉원국가중점풍경명승구다. 무릉원은 크게 장자제국가삼림공원, 천자산자연보호구, 삭계욕자연보호구로 나뉘고 그 안에 또 여러 개의 절경이 있다. 통상 장자제라 부를 때는 총 면적 369km2에 이르는 이 세 곳 모두를 가리키는 것이다. 


아열대 기후인 장자제는 200m 이상이 되는 돌기둥들이 촘촘히 솟아 숲을 이룬다. 산 위로 구름이 머물러 수분이 유지되기 때문에 높은 바위에도 나무가 자라고, 풍광 속에는 3,000여 종의 식물과 국가에서 보호하는 28종의 동물이 또한 살아간다. 


장자제가 일반인에게 공개된 것은 2002년이다. 장자제국가삼림공원이 1982년 중국 최초로 삼림공원으로 지정되었고, 1992년에는 무릉원구가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장자제는 기원전 200년 유방을 도와 한나라를 세운 장량(張良)이 그를 처단하려는 황후 여후(呂后)의 모략을 피해 가족과 함께 숨어든 곳이다. 한고조는 군대를 보내 장량을 없애려 했지만 험준한 지형에 익숙한 토가족의 도움으로 한고조의 군대를 퇴치한다. 그 후 이 지역은 장량의 땅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물러났다는 뜻에서 ‘장씨의 땅’, 장자제라 불렸다. 


삭계욕에 있는 황룡동(黃龍洞)부터 찾았다. 1983년 군사훈련 중 우연히 발견된 이 석회동굴은 전체 15km 중 공개된 곳이 3km다. 안으로 들어갈수록 구불구불 회랑이 이어져 지하마궁이라고도 불리는데, 지하수를 보트를 타고 건너기도 한다. 수많은 종유석과 석순, 석주 가운데 단연 눈에 띄는 것은 19.6m의 가늘고 긴 석순, 정해신침(定海神針)이다. 이렇게 자라기까지 20만년이 흘렀는데 6m를 더 자라 천장에 닿으려면 앞으로 6억년이 더 걸린다니. 그 귀한 몸을 보호하기 위해 국가에서는 40년간 180억원의 보험까지 가입시켰다. 


보봉호(寶峰湖)에서는 뱃놀이를 즐겼다. 기묘하게 생긴 바위에 눈길을 주는 동안 이따금 배가 멈추는 자리에서 바람소리 같은 목소리의 토가족이 노래를 들려주었다.


장자제에서 가장 늦게 개방된 곳은 천자산(天子山)쪽이다. 1,250m인 주봉에서도 가장 붐비는 장소는 선녀가 꽃을 뿌리는 형상을 한 ‘선녀산화(仙女散花)’와 세 개의 걸출한   봉우리가 솟은 어필봉(御筆峰). 어필봉에는 전쟁에 패한 황제가 홧김에 붓을 던지니 땅에 거꾸로 꽂혔다는 전설이 깃들어 있다.


장자제국가삼림공원 내 위안자제(袁家界), 원가계로 가는 데는 백룡 엘리베이터가 명물이다. 순식간에 355m의 절벽을 수직으로 오르는데 1분30초밖에 안 걸린다. 위안자제는 2009년 상영된 영화 <아바타(Avatar)>의 촬영장소로도 유명하다. 봉우리들이 경쟁하듯 도열해 있는 풍경은 혼을 잃을 만큼 아름답다 해서 미혼대(迷魂台)라 부른다. 그 혼미한 돌 숲 사이에서 영화에 등장했던 건곤주(乾坤柱)를 찾기란 웬일인지 쉽지 않았다. 그것이 영화에 나오는 할렐루야 바위가 틀림없다고 누군가 몇 번을 말해 주어도 고개만 갸우뚱했다. 그도 그럴 것이 나무가 자라서 가느다란 돌기둥 아래를 모조리 뒤덮은 탓이다. 멈춘 듯 보이는 이 신선의 세계에도 시간은 어김없이 흘렀던 모양이다. 



 천문산 케이블카의 흐린 차창으로 내다본 천문산. 실제 느껴지는 높이감은 현기증이 날 만큼 아찔하다


 999개의 가파른 계단, 상천제는 성스러운 천문동에 이르는 관문이다


 천문산의 잔도에서 본 풍경. 아래로 장자제 시내가 시야에 들어온다

 


장자제의 혼, 천문산


해발 1,517m의 천문산(天門山)은 ‘장자제의 혼’이라 불린다. 천문산 정상까지는 케이블카로 오른다. 도심을 가로질러 이어지는 케이블카의 길이는 7,445m. 세계에서 가장 길다. 이른 아침인데도 케이블카를 타기 위한 줄은 꼬리를 물고 길게 이어져 있었다. 마침내 올라탄 케이블카는 30여 분간 천천히 놀라운 풍광을 차창 너머로 보여 주는데, 고도가 높아질수록 아찔해서 현기증이 인다. 


케이블카가 멈추는 곳에서 트레킹 코스가 천 길 낭떠러지 위로 길을 낸 600m의 유리잔도로 이어진다. 강화유리라 일반 유리보다 25배 강하다고 하지만 900m 상공에서 아래가 훤히 들여다보이는 유리 위를 걷는다는 게 달갑지는 않다. 유리보호를 위해 마련된 덧신을 껴 신고서 무심히 걷다가도, 문득 아래를 내려다보면 몸이 절로 바위 쪽으로 붙는다. 


아슬아슬한 유리잔도가 끝나면 이번에는 산세가 험해 귀신도 다니기 힘들다는 귀곡잔도(鬼谷棧道)가 1.6km 이어진다. 으스스한 이름처럼 나무마다 소원을 적은 수많은 붉은 천 조각이 휘날려 분위기가 묘하다. 


명(明)대에 창건된 화려한 천문산사(天門山寺)를 지나고 7개로 연결된 산체관통 에스컬레이터로 한참을 내려온 후에야 천문산의 상징인 천문동(天門洞)에 이르렀다. 높이 131m에 너비가 57m의 거대한 바위구멍, 천문동은 말 그대로 하늘에 이르는 신성한 관문이다. 천문동에서 아래까지는 999개의 하늘로 오르는 계단, 상천제(上天悌)로 이어져 있다. 1,000은 하늘을 뜻하니 하나를 뺐다. 내려갈 때는 가파르고 올라설 때는 까마득해서 힘들기는 마찬가지다. 


산 아래로 내려가는 마지막 관문은 아흔아홉 구비로 휘감은 골짜기 통천대도(通天大道)다. 기막힌 운전솜씨의 셔틀버스 기사 옆에 앉아 안전벨트를 움켜쥔 채 10여 킬로미터의 굽이굽이 내내 숫자만 내려 세었다. 꼬리를 물고 줄을 서야 하고, 셔틀버스를 갈아타는 수고도 견뎌야 하고, 오금이 저리는 다리와 멀미마저 감수해야 하지만 장자제를 접할 기회가 또 온다면 마다할 이유가 없다. 하늘과 통하는 그 길 위에 펼쳐진 세상은 모든 힘든 것들을 한순간에 잊게 하니까. 


 

 독특한 볼거리를 품고 있는 봉황고성은 또한 묘족과 토가족의 터전이다



 고성 내 북문과 동문을 연결하며 유일하게 남은 성벽. 옆계단 위로 아기가 앉아 있다  


 


펑황(鳳凰)

오래된 수채화, 봉황고성


장자제에서 차로 3시간 30분, 후난성의 서쪽 상서토가족·묘족자치주(湘西土家族苗族自治州)에 있는 펑황(鳳凰), 봉황으로 간다. 봉황이 성곽에 깃들었다는 마을 봉황고성(鳳凰古城)을 보기 위해서다. 펑황현은 토가족과 묘족이 치우천왕을 모시고 4,000년을 살아온 터전이다. 춘추전국시대에는 초나라의 땅으로, 당나라 때는 웨이양(渭陽)으로 불리고 청나라에 와서야 펑황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옛 모습 그대로의 고성은 여행자의 마음을 단박에 사로잡는다. 동문 성루로 이어진 거리에는 특산품과 기념품을 파는 가게들이 이어지고, 고성의 중심에는 어머니의 강이라는 타강沱江이 무심히 흐른다. 북쪽 벽휘문(璧輝門)에는 강을 유람하는 나룻배가 정박된 나루터가 있다. 


고성의 아름다움은 아픈 역사에서 비롯된 것이다. 명청(明淸)왕조는 자신들을 위협하는 묘족을 견제해 왔는데, 명나라 조정은 정권을 유지하고 묘족을 억압하기 위해 190km에 달하는 변성을 쌓았다. 1615년부터 시작해 1622년에 마무리된 그 성이 봉황고성의 서쪽에 자리한 남방장성(南方長城)이다. 남방장성은 묘족을 한족과 가까운 숙묘(熟苗)와 융화를 거부한 생묘(生苗)로 갈라놓고, 생묘족의 발전을 막아 순응하도록 만들기 위한 수단이었다. 그 장성의 중심에 지어진 봉황고성은 남방장성을 행정적으로 관리했다. 


봉황고성은 청나라 강희 39년에 와서야 돌을 쌓아 동서남북으로 성문을 쌓고 누각을 만드는 등 지금의 형태를 갖추었다. 이제 옛 성벽의 대부분은 사라지고 남은 것은 강을 따라 북문과 동문을 연결하는 일부 성벽뿐이다. 명나라 태조 때 창건해 1670년 강희 9년에 보수한 홍교(虹橋)는 1층은 기념품점, 2층은 전망대와 찻집으로 그 형태가 잘 보존되어 있다. 


밤이 깃들고 조명이 켜지는 순간부터 고성은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바뀐다. 화려한 네온은 성곽과 다리, 가옥 할 것 없이 타강 주변을 휘황찬란하게 뒤덮는다. 카페나 바bar로 개조된 가옥에서는 음악을 쏟아내며 호객행위에 여념이 없다. 전망이 좋다 싶은 곳은 어김없이 ‘가배(咖啡)·coffee’라는 간판을 내건 카페들의 차지다. 


노신(魯迅)과 함께 중국현대문학을 대표하고, 1988년 노벨문학상 최종후보로 올랐으나 그해 안타깝게 사망한 심종문(沈從文)·1902~1988은 소설 <변성(邊城)>을 통해 봉황고성의 풍광을 서정적으로 묘사했다. 고성에는 그가 15세까지 머물던 생가, <변성>의 결말을 형상화한 동상, 그리고 그의 유골 일부를 묻은 소박한 묘지도 남아 있다. 


걷고 걷다가 다리가 아프면 강가의 바람을 맞고, 묘족 할머니들이 손수 바느질한 공예품을 흥정하거나 3,000원짜리 국수 한 그릇에 만족하며 야경을 감상하는 일. 상업화의 물결이 예외 없이 이곳에 깃들었다 해도 하루 혹은 이틀을 머무는 여행자의 마음은 봉황고성의 이 여유가 아직 고마울 따름이다. 



 타강에서 배를 타면 묘족 가옥들의 독특한 건축방법을 볼 수 있다. 뒤로 보이는 홍교는 봉황고성의 랜드마크다


 타강 상류의 대교 아래로 사람들이 나무다리를 건너고 있다



화이화(懷化)

화려한 날은 가고. 검양고성


봉황고성의 남서쪽 화이화(懷化), 회화시에서 가장 먼저 만난것은 포도다. 중팡(中方), 중방현 통무(桐木), 동목진에 자리한 남방 포도구는 약 165k㎡의 어마어마한 포도밭으로 차라리 ‘포해(葡海)·포도의 바다’라 불린다. 그것도 순수 토종 품종인 검은색을 띠는 자포도(紫葡萄)만 재배한다니. 이곳에서 가장 오래된 포도나무는 120년을 견뎌내 그 줄기의 크기로 기네스북에도 올라 있다. 농가 입구에서부터 999m로 이어진 길은 때마침 탐스러운 포도송이가 가득 달려 있었다. 중국의 와인 역사는 이미 100년이 넘는다. 껍질이 두껍고 당도가 비교적 약한 자포도는 와인을 만드는 데는 적격이라 와인은 이곳 특산품으로 빠지지 않는다. 


달콤함을 뒤로하고 훙장(洪江), 홍강으로 향했다. 훙장은 1997년 새로운 훙장시로 바뀌기 전까지는 첸양현(黔陽), 검양으로 알려져 있었다. 원강과 우수강이 합류하는 곳에 자리한 포구마을 훙장은 그래서 ‘검양고성(黔陽古城)’ 혹은 ‘홍강고상성(洪江古商城)’으로 불린다. 


훙장은 춘추전국시대를 시작으로 당나라 때 모습이 갖춰져 특히 청나라 말기에 가장 번성했던 고대 상업도시다. 대륙의 서남쪽으로 통하는 길목이었기 때문에 물자가 활발하게 거래될 수 있었다. 한창 때는 전국 18개 성과 24개 주부(州府), 80여 개 현에서 이곳에 상업회관을 짓고 활동하면서 가문을 번창시켜 나갔다. 상인들이 모여들면서 자연스레 그들이 객고를 푸는 환락가도 생겨 호황을 누렸다. 


훙장 상인들은 실크로드를 따라 귀주와 운남으로 건너가 미얀마와 인도를 거쳐 유럽까지 교역을 넓혔다. 비단과 목재, 도자기, 기름을 주로 팔았다. 훙장은 또한 아편의 집산지였다. 당시 200여 곳의 아편굴이 성행했다는데, 1952년 신중국 선포 후 아편은 이곳에서 자취를 감추었지만 고성에서는 거부들이 아편을 피던 화려한 침대를 볼 수 있다. 


옛 건물들 속에서도 특별히 눈에 띄는 것이 청(淸)나라의 대표적인 전통 건축 양식으로 지어진 음자옥(窨子屋)이다. 음자옥은 주로 부유한 상인과 명사들이 거주한 집을 말하는데 1층은 점포, 2층은 창고, 3층은 방으로 쓰이거나 2층은 대청이나 창고, 3층은 거실로 사용했다. 외부에선 실내를 볼 수 없을 뿐 아니라 침입도 불가능해서 통풍과 채광을 위해 지붕에 사각형 모양의 천정天井을 만들었다.


지금의 검양고성은 상업도시라기보다는 오래된 거주지의 느낌이다. 집 마당을 비질하고 오리를 잡거나 카드놀이를 즐기는 주민들의 일상은 아주 태연해 보인다. 


‘겉은 부드러우나 속은 엄격하고, 의로운 방법은 엄히 지키며, 먹을 수 있음이 곧 복이요, 어짐 속에 아름다움이 있다’는 믿음을 토대로 공공의 이익에 보답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했다는 옛 훙장 거상들의 흔적은 이제 선조들의 자취를 힘주어 자랑하는 노옹의 얼굴에서 유추해 볼 밖에 도리가 없다. 


 

 검양고성에는 세월이 켜켜이 쌓여있다. 공자의 묘를 둘러 친 이끼낀 담장 아래에서 견학 온 아이들을 만났다.


 래되고, 새로울 것 없는 자연스러운 일상을 엿보는 듯한 느낌이 검양고성의 매력이다


 


travel info   


후난성

중국 남동부에 위치해 있는 후난성의 성도는 창사(长沙), 장사. 동정호(洞庭湖) 남쪽에 위치하고 있어서 후난(湖南), 호남이라 하고, 약칭하여 ‘샹(湘)’이라 부른다. 13개 시와 1개의 자치주를 가지고 인구는 2010년 현재, 약 6,500만명이다. 장자제는 9~11월이 가장 관광객들이 몰리는 시기다. 날씨변화가 심하고 비가 잦기 때문에 대비해서 옷을 잘 챙겨야 한다. 



AIRLINE

인천에서 출발해 창사까지 직항을 이용하고 창사에서 장자제까지는 버스나 국내선을 이용한다. 인천에서 창사까지는 약 3시간이다. 창사에서 장자제까지는 버스로 약 2시간 30분 거리. 대한항공, 중국동방항공, 중국남방항공이 직항편을 운항한다. 대한항공으로 오전 9시에 출발하면 11시20분에 창사에 도착한다.




MUSICAL

뮤지컬 천문호선(天門狐仙)

세계적인 영화감독 장예모 감독이 연출에 참여한 대규모 뮤지컬이다. 후난에 전해 오는 ‘유해감초’라는 설화를 원작으로 나무꾼 ‘유해’와 천년을 산 흰 여우의 사랑이야기를 그렸다. 호왕선지, 선산기우, 월야상사, 배판선풍, 천년수망 등 총 5장으로 약 1시간 45분의 공연에는 500여 명의 배우와 100여 명의 토가족 합창단의 노래와 무용이 펼쳐진다.


특히 천문산을 자연 그대로 배경으로 활용한 무대연출은 웅장한 극에 신비감을 더한다. 공연은 매일 저녁 8시20분에 시작에 10시에 끝나고 야외무대인 만큼 3월부터 12월까지만 펼쳐진다. 바위에 중국어와 함께 한국어 자막이 표시되는데 번역이 매끄럽지 않다. 하지만 가사와 대사의 감정이입에는 문제될 것이 없다. 지정석이고 무대가 야외이니만큼 따뜻한 옷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티켓은 일반석이 238위안이다.



에디터 트래비  글·사진 Travie wirter 이세미 

취재협조 중국국가여유국 서울지국 www.visitchina.or.kr





출처/트래비(여행신문)


Posted by 강남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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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개 갠 높은 하늘, 시원한 바람. 여행을 떠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계절이다. 알록달록 붉게 물든 단풍까지 더해지니 더 이상의 이유는 필요 없다. 가을, 오사카를 비롯한 일본의 간사이 지역을 여행한다면 꼭 알아 두어야 할 단풍놀이 포인트 5곳을 소개한다. 긴테쓰 레일 패스 와일드 하나면 어디든 갈 수 있다. 



▲ 이세신궁의 단풍




오사카 / 미도스지


‘미도스지’는 오사카의 상징적 메인 스트리트이다. 난바에서 우메다까지 남북으로 잇는 거리로 길이만 약 4km에 달한다. 미도스지 주변에는 여자들의 마음을 흔들 명품숍이나 오피스 빌딩이 즐비하다. 하지만 미도스지의 특별함은 이뿐만이 아니다. 바로 길 양 옆으로 쭉 이어진 은행나무들 때문이다. 11월 말부터 12월 초까지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 때문에 거리 전체가 눈부신 황금빛이다.


‘일본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선정됐다는 것이 결코 과하지 않다. 끝없이 이어지는 은행나무를 곁에 두고 여유롭게 걷는 것도 좋지만, ‘OSAKA SKY VISTA’의 2층 오픈 버스를 타고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건축물, 대표적인 명소를 두루 돌아보는 훌륭한 선택도 있다. 난바 루트에 미도스지 코스가 포함되어 있어 차가 없어도 멋진 단풍 드라이브를 만끽할 수 있다. 게다가 11월29일부터 다음해 1월17일까지 ‘오사카 빛의 향연’이라는 일루미네이션 이벤트도 펼쳐진다. 화려한 일루미네이션으로 치장한 미도스지 거리를 걸으면 로맨틱한 기분에 잠길 것만 같다. 



+Tip

-오사카 빛의 향연 : 2015년 11월29일~2016년 1월17일 / http://www.hikari-kyoen.com (일본어 페이지)

-오사카 스카이 비스타 : 오사카를 대표하는 명소를 둘러보는 2층 오픈 덱 버스. 앞서 소개한 ’남: 난바 루트’에 올해부터 ‘북: 우메다 루트’를 새롭게 선보였으며, 저녁 6시부터는 야경을 즐길 수 있다. / www.kintetsu-bus.co.jp/skyvista/index.html (일본어 페이지)



 오사카 빛의 향연


 


미에현 / 이세신궁


2000년 전에 창건된 이세신궁은 예로부터 일본 사람들이 일생에 한 번은 참배하고 싶은 곳으로 존경과 숭배를 해 온 장소이다. 365일 참배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지만 단풍이 들 무렵, 한층 아름다운 모습을 하여 장엄함을 느낄 수 있는 곳이 된다. 이스즈가와의 강 위로 비친 울긋불긋한 단풍이 한 폭의 그림 같다. 자연이 창조해 따라 그릴 수 없는 그림이다. 깊은 가을의 정취를 느끼며 신께 기도를 올리면 마음은 더욱 평안해진다.


아카메 48 폭포

아카메 48 폭포는 간사이 지방에서 손꼽히는 출사지다. 곳곳의 폭포가 바위에 흘러 떨어지는 풍경이 아름답다. 일본의 특별천연기념물인 ‘살아 있는 화석’이라고 불리는 큰 도롱뇽이 서식할 정도로 맑고 깨끗한 청정지역이다. 특히 단풍이 곱게 물들기 시작하는 11월 초부터는 아름다운 경치를 사진에 담고자 하는 출사자들이 인산인해를 이룬다. 하이킹 코스도 마련되어 있어 폭포와 단풍, 두 가지의 매력이 진정한 단풍 여행지의 진수를 보여준다. 

 

+Tip

-이세신궁 단풍은 11월 말부터 12월 초까지 절정을 이룬다. / 이세신궁 홈페이지 http://www.isejingu.or.jp/korean/index.htm 

-아카메 48 폭포 주변은 11월 초순에서 하순까지가 단풍 여행의 적기다. / 아카메 48 폭포 홈페이지 http://ninja-valley.com


 


 아카메 48폭포


 


교토 / 도후쿠지


교토에는 여러 단풍 스폿 있지만, 그중에서도 도후쿠지는 말하지 않아도 누구나 아는 단풍명소다. 11월 중순, 단풍이 드는 무렵이면 평일에도 많은 사람이 찾아 온다. 도후쿠지의 단풍나무는 송나무 원산의 세닢 단풍나무로 잎 끝이 세 갈래로 나뉘어 다채로운 황금빛으로 물드는 것이 특징. 특히 아름다운 단풍을 볼 수 있는 추천 포인트 츠텐교를 비롯해 국가 지정 명승지인 도후쿠지 혼보 정원은 11월1일부터 12월6일까지 평소보다 30분 일찍 개장을 해서 여유롭게 단풍 구경을 할 수 있다. 


+Tip

도후쿠지 홈페이지 http://www.tofukuji.jp/korea/index.html 



 도다이지의 단풍




나라 / 나라 공원


사슴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기로 유명한 나라 공원. 사실 나라 공원에 서식하고 있는 사슴은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야생동물이다. 나라 공원은 봄이면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고, 가을이면 따뜻한 온기를 띄는 단풍이 방문객들을 맞이한다. 단풍 시기는 11월 초부터 12월 초까지이며, 단풍나무나 은행나무 등 많은 종류를 볼 수 있다. 또한, 나라 공원의 가을과 겨울의 매력은 단풍 뿐만이 아니다. 내년 2월8일부터 2월14일까지는 아름답고 신비로운 빛이 나라 공원을 감싸는 ‘시아와세 카이로 나라루리에’가 펼쳐진다. 나라공원 일대를 비롯해 가스가 타이샤, 고후쿠지, 도다이지 등 나라현을 대표하는 명소의 평소와는 조금 다른 모습을 즐길 수 있다.


 

 ‘시아와세 카이로 나라루리에’ 모습


 


겨울에는 눈꽃이 피리라 / 고자이쇼 로프웨이


미에현의 고자이쇼다케는 계절에 따라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가을은 10월 중순부터이며 산 정상에서부터 서서히 단풍이 물들기 시작하여 약 한 달 간 알록달록 화사한 산의 경치를 즐길 수가 있다. 겨울에는 수빙이 만들어 내는 은백의 세상으로 바뀌며 케이블카를 타고 공중산책을 하며 내려다보는 산기슭은 빛과 각도에 따라 시시각각 다른 색을 보여준다. 나뭇가지에 눈이 얼어붙은 수빙은 12월 하순부터 늦으면 3월 중순까지 볼 수 있다. 고자이쇼다케 산기슭에서 솟아나는 온천수로 유명한 ‘유노야마 온천’에서 여유로운 한때를 즐겨보자. 알칼리성 라듐천이 위장통, 신경통, 외상에 탁월한 효과가 있어 심신을 치료하기에 제격이다. 피부미용 효능도 있다고 해서 미인탕으로 여성들에게도 인기가 있는 온천이다.


+Tip

* 고자이쇼 로프웨이

  - 찾아가기: 긴테쓰 유노야마온센역에서 버스로 산코유노야마온센에서 하차 후 걸어서 10분 거리

  - 이용시간: 오전 9시~오후 5시(12~3월은 오후 4시까지)

  - 승차운임: 2,160엔 (편도 1,240엔)

  - 문의: 81-59-392-2261

  - 홈페이지:  http://www.gozaisho.co.jp (일본어 페이지) / 한국어 소개 http://www.gozaisho.co.jp/language/korean.pdf



유노야마 온천 협회

- 주소: 〒510-1233 미에현 미에군 고모노초 고모노8522

- 문의: 81-59-392-2115

- 홈페이지: http://www.yunoyama-onsen.com (일본어 페이지)


 

 고자이쇼 로프웨이


 


간사이 지역 단풍여행의 필수 패스! 

긴테쓰 레일 패스 와이드(KINTETSU RAIL PASS WIDE)


오사카, 나라, 교토, 이세시마, 나고야를 여행하는 이들에게 쏠쏠한 혜택이 있는 레일 패스다. 승차 개시일에서 5일간 사용이 가능하다. 간사이 국제공항·주부 국제공항에서 출발하는 교통편과 긴테쓰 전차, 이가 철도, 미에교통버스, 도바시영버스의 전노선을 자유롭게 승하차 할 수 있다. 거기에 긴테쓰 특급권 할인권 3회분까지 포함되어 있다. 


교통뿐만 아니라 오사카, 나라, 교토, 미에, 나고야 지역의 관광시설 우대도 포함되어 빵빵한 혜택이 더해진다. 간사이 국제공항 제1 여객터미널 1층의 ‘간사이 투어리스트 인포메이션 센터 간사이 국제공항’과 메이테츠 주부 국제공항역 개찰구 옆의 ‘메이테츠 트래블 플라자’, 해외 지정 여행사에서 구입할 수 있다. 요금은 5,860엔이다(어린이요금 동일).



에디터 트래비 자료제공 긴테쓰 일본철도 




트래비(여행신문)


Posted by 강남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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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베이에 미식이 있다면 타이베이 외곽에는 미경(美景)이 있다.

타이베이에서 1시간만 벗어나면 펼쳐지는 그림 같은 풍경 속으로. 


핑시선 

기차 타고 소박한 풍경 속으로


타이베이 도심에서 기차를 타고 1시간여. 덜컹덜컹 추억을 부르는 소리와 함께 핑시선 기차 여행이 시작된다. 

반나절이어도 좋고, 한나절이어도 좋다. 마음 따라 발길 따라 몸을 이끌면 소박하지만 정 깊은 작고 오래된 마을이 펼쳐진다. 


 




소원을 적어 천등을 날리다 

스펀 (十分)

스펀역은 핑시선의 역 중에서 최대 규모의 역이다. 복선 선로를 지닌 역으로 유일하다. 역 주변 스펀 라오지에에 자리한 집과 상점들은 역을 동경이라도 하듯 선로 가까이에 붙어 자리했다. 아슬아슬하게 집과 상점을 피해 선로를 달리는 기차 소리가 집 밖처럼 집 안에서도 똑같이 들릴 것만 같다. 물너울을 뒤덮치며 파도가 밀려오고 밀려가는 것처럼 쏴 하는 순간 거의 모든 사람들이 빠져 나가고 또 들어찬다. 스펀역에 내린 사람들은 파도에 떠밀리듯 앞 사람과 걸음을 맞춰 스펀 라오지에로 향한다.


여행자들이 스펀을 찾는 큰 이유 중 하나는 천등이다. 매년 음력 정월 15일, 스펀과 핑시, 징통 일대에서는 천등 축제가 열린다. 건강과 사랑, 재물 등 각자의 소원을 적은 천등이 밤하늘을 날면 그야말로 장관이 펼쳐진다. 축제의 장관을 재현하기는 역부족이지만 스펀의 하늘은 일 년 내내 천등으로 가득하다. 여행자들은 천등에 소원을 적는다. 건강과 사랑 그리고 ‘로또 당첨’. 국적은 달라도 소원은 비슷하다. 천등의 가격은 단색이 TWD150, 4가지 색이 TWD200다. 여러 명이 함께 천등 하나를 날리면 정말 저렴하게 기분을 낼 수 있다. 


 




고양이의 성지

허우통 (侯硐)

허우통. 과연 고양이의 성지다. 허우통 여정의 시작인 기차역에서부터 어슬렁거리거나 낮잠을 청하는 고양이들이 출몰한다. 기차에서 내려 역사를 빠져나가지도 못하고 5분, 10분… 시간이 후다닥 내달린다. 일반적인 여행자들이 허우통에 머무는 시간은 약 1시간. 역사에서 지체할 수 있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다. 위아래 마을에서 치즈, 삼색이, 턱시도, 검둥이, 고등어 등 모양도 성격도 각양각색인 고양이들이 기다리고 있다. 


1970년대까지 타이완의 가장 큰 탄광촌 중 하나였던 허우통은 석탄 산업의 몰락과 함께 쇠락의 길을 걸었다. 핑시선이 관광열차로 탈바꿈했을 때에도 허우통역에 내리는 이들은 흔치 않았다. 이런 마을에 활기를 불어넣은 건 한 사진가다. 2008년, 허우통에서 개최된 고양이 사진 이벤트를 시작으로 허우통은 고양이의 성지라는 지금의 명성을 얻게 된다. 이후 마을은 많이 변했다. 고양이 모양의 펑리수까지 판매하는 등 고양이 기념품을 판매하는 상점과 식당이 생겨났다. 당연히 허우통역에서 내리는 여행자들 또한 점점 늘고 있다. 


타이베이역에서 루이팡까지 가는 기차표로 이동한 후 루이팡에서 핑시선을 탑승하면 된다. 루이팡에서 출발한 핑시선은 허우통, 스펀, 핑시, 징통 등의 역을 지난다. 마음에 드는 역에 내리고 타길 반복하며 여정을 즐기면 된다. 핑시선을 하루 동안 무제한으로 탈 수 있는 일일패스는 TWD80. 


 




수이진지우(水金九) 폐광촌 이야기

지우펀(九份)과 진과스(金瓜石)는 타이베이 여정에서 빠지지 않는 인기 코스. 요즘에는 지우펀과 진과스에 더해 수이난동까지 둘러보는 여행자가 늘고 있다. 수이난동, 진과스, 지우펀의 앞 글자를 따 이 지역은 수이진지우라 불린다. 


타이베이 기차역에서 루이팡까지 기차로 이동하자. 루이팡에서 지우펀이나 진과스, 수이난동까지 가는 버스를 타거나 MRT 중샤오푸싱역에서 지우펀, 진과스로 가는 1062번 버스를 타면 된다. 


 



영화 배경 장소로 거듭난 폐광촌의 영화 같은 이야기 

지우펀 (九份)

지우펀은 육지에 길이 나기 전인 옛날 옛적, 바다를 통해서만 다른 지역과 소통이 가능했던 오지 중의 오지였다. 당시 지우펀의 가구 수는 아홉. 육지에서 공수한 물건은 배로 날라야 했는데, 아홉 가구의 주민들은 물건을 사서 사이좋게 아홉 등분으로 나누었다. ‘아홉으로 나눈다’는 뜻의 마을 이름은 그렇게 탄생했다.


아홉 가구의 작은 마을에 변화가 일기 시작한 건 1890년경. 마을에서 금이 발견된 이후다. 지우펀은 골드러시를 겪으며 순간 4,000여 가구의 거대한 마을로 성장한다. 더 이상 캐낼 금이 없어지자 이 또한 영화로운 추억으로 남겨지게 된다. 지금의 지우펀은 ‘영화(映畵)’로 다시 영화(榮華)를 얻었다. 타이완 영화 <비정성시>와 일본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서 소개된 풍경을 쫓아 여행자들은 지우펀으로 모여든다. 수치루의 비탈진 계단 옆으로 층층이 선 찻집들은 홍등을 매달아 놓고 여행자들을 유혹한다. 


 




폭포와 바다에 뒤섞인 폐광 

수이난동 (水湳洞)

수이난동에는 산에서 바다로 흘러온 광수(鑛水)의 철 성분으로 황토색으로 변한 바다가 있다. 인양하이(陰陽海)다. 음과 양이라는 이름 그대로 파란 바다를 물들인 황토빛은 조금 스산하다.


인양하이를 마주보고 선 건물은 1933년에 세워진 제련소다. 정식 이름은 수이난동쉬엔리엔창(水湳洞選煉廠). 13층 규모라 광부들에 의해 쓰싼청(十三層)으로 불렸다. 인양하이의 거친 파도 소리가 더해지면 폐허가 된 건물이 우는 듯한 착각이 든다. 쓰싼청 위쪽에는 황금폭포가 자리했다. 광물이 섞인 물이 주변을 노랗게 만들어 황금이라는 이름이 붙은 폭포다. 실제로는 황금보다는 노란색에 가깝다. 


 




풍경이 된 폐광 마을 

진과스 (金瓜石)

지우펀과 더불어 타이완의 황금시대를 열었던 진과스는 금광이 문을 닫으며 폐광촌으로 남았다. 타이완금속광업공사가 철수한 자리에는 빈 건물만이 덩그러니 놓였다. 타이완 정부는 잊혀져 가는 마을에 쓸모를 더했다. 빈 사무실과 식당을 현대적인 전시관으로 탈바꿈시키고, 여행자들을 불러 모았다. 지우펀과 가까이에 자리했지만 분위기는 완전히 다르다. 지우펀에 비해 볼거리가 많아서다.


진과스 황금의 역사를 한눈에 보여주는 핵심 볼거리는 황금박물원구. 일제시대에 일본 직원을 위한 기숙사, 일본 황태자 방문을 위해 지은 태자빈관 등의 볼거리를 지나 가장 마지막에는 황금박물관과 만난다.


- 월~금요일 09:30~17:00, 토~일요일 09:30~18:00 / +886 2 2496 2800 / www.gep.ntpc.gov.tw


 




진과스의 명물

쾅꽁시탕 (礦工食堂)

진과스 내 황금박물원구에 자리한 식당. 도시락을 시키면 도시락 통까지 통째로 주는 광부도시락이 인기다. 황금박물원구 내 기념품 가게에서 도시락을 TWD150에 판매하고 있으므로 이래저래 따져도 매우 저렴한 편이다. 도시락뿐만이 아니다. 도시락을 싸는 보자기와 젓가락도 공짜다. 밥도 먹고 기념품도 챙긴다. 타이완식 돼지갈비 덮밥과 음료가 나오는 도시락은 한국인의 입맛에도 무난하다.


- 광부도시락 (TWD290) / +886 2 2496 1820 / www.funfarm.com.tw


2015.09.11 환율

대만 TWD 1달러 = 대한민국 WON 36.41원


에디터 손고은 기자 글 Travie writer 이진경 사진 Travie photographer 노중훈

취재협조 타이완 관광청 www.taiwan.net.tw





출처/트래비(여행신문)



Posted by 강남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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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바구스 인도네시아(Oh, my Bagus Indonesia)

①발리-아무것도 안 해도 좋은 발리 


데이터 로밍을 하지 않은 채 인도네시아로 떠났다.

어쩐지 애틋해지고 싶었다. 나는 그곳에서 ‘좋아요’를 누르는 대신 ‘바구스’를 외쳤다.

엄지손가락 척 하니 들 만큼 만족스러울 때 말하게 되는 인도네시아의 ‘따봉ta bom’이랄까.

발걸음을 늦추고 들숨과 날숨으로 만난 인도네시아의 또 다른 표정,

나의 바구스 인도네시아.


 

 초록은 동색이 아니다. 제각각 푸른빛을 뽐내는 울루와투 사원 전경





발리(Bali) 

아무것도 안 해도 좋은 발리


최근 입에 달고 사는 말이 있다. ‘아무것도 안 하고 싶다. 이미 아무것도 안 하고 있지만 더 격렬하게 아무것도 안 하고 싶다. 웃음을 유발하지만 그 웃음 너머로 곤한 삶을 보듬어 주는 위안의 메시지가 녹아 있어서인지 무려 두 문장에 달하는, 광고 카피치고 매우 긴 호흡에도 유행어가 된 이 말. 감히 발리에서 실천해 버렸다. 정말로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호텔 방에 들어앉아 멍하니 있었던 것은 아니다. 발리의 명소들을 속속들이 찾아다니는 부지런을 고이 접어두고 그저 발리에 스르르 스며들었을 뿐.


수영을 하지 못한다. 그럼에도 사 놓고 입어 볼 엄두조차 내지 못했던 과감한 디자인의 수영복을 꺼내 입었다. 우붓(Ubud)의 신록 가운데 자리 잡은 자그마한 수영장에는 다행히도 나를 주눅 들게 하는 시선이 없다. 우붓에서는 투숙하지 않더라도 수영장을 개방하는 개인 소유의 빌라나 스파 리조트들이 꽤 있다. 가장 번화한 몽키 포레스트 로드만 하더라도 길 양쪽으로 가지 친 골목골목에 ‘swimming pool’ 표지판이 심심찮게 보인다. 구경삼아 몇몇 곳을 둘러보다 가장 구석지고 조용한 라카 라이 방갈로(Raka Rai Bungalows)에서 걸치고 있던 옷을 훌러덩 벗어던졌다. 바닥에서 발을 떼지 못한 채 종종걸음으로 물속을 걸어야 했지만, 수영장 가장자리에 걸터앉아 참방참방 물장난만 쳐댔지만 물 위로 내 웃는 모습이 예뻐 보인다.



 호주의 바닷모래로 단장한 더 트랜스 리조트 발리



 많이 보는 것도 좋지만 여행은 함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수영을 못 하면 어떠리. 그냥 뛰어들면 그뿐이다


 


단골이 되고픈 그곳


우붓이고 스미냑(Seminyak)이고 발리의 이름난 거리에는 이곳이 아니면 없을 것만 같은, 그래서 한참을 들었다 놨다 하다 결국엔 지갑을 열게 만드는 부티크 숍들이 나란히 들어서 있다. 밤이면 분위기가 확 달라지지만 한낮에는 너무도 쨍한 바깥 날씨 때문에 안이 어둑해 보이기도 하고, 발리 특유의 나른한 분위기에 문을 열었는지 닫았는지 헷갈릴 때가 있지만 ‘부카(BUKA)’ 푯말이 걸려 있다면 망설이지 말자. 우리말로 ‘영업 중’이란 말이다. 감각적인 패션 소품들이 많은 마카시(MaKaSSi)와 폴레떼(Polette), 수제 잼과 비누를 판매하는 코우 퀴진(Kou Cuisine)은 단골이 되고픈 곳들이다. 


이름부터가 원숭이 천국일 거라 쉬이 짐작케 하는 몽키 포레스트(Monkey Forest)는 물론이고 절벽 위에 자리 잡은 울루와투 사원(Pura Luhur Uluwatu)에 이르기까지 발리에서는 원숭이와의 만남이 잦다. 무진장 과감한 발리 원숭이들은 바나나만을 탐하지 않는다. 선글라스며 가방이며 손아귀에 낚아채는데 스파이더맨이 따로 없다.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왕서방이 번다고 했던가. 어디선가 구세주처럼 나타나 빼앗긴 물건의 주인을 되찾아 준 노부는 고맙다는 말만으로는 부족하다는 듯 당당히 돈을 요구한다. 


발리는 늘 한여름 날씨지만 6월부터 두어 달은 호주로부터 불어오는 겨울바람 덕분에 그리 습하지 않다. 한낱 땡볕 아래만 아니면 여행하기 참 좋은 계절이다. 해질녘의 짐바란(Jimbaran)에도 전에 없이 보송한 바닷바람이 불었다. 사람들은 마주앉기보다 같은 곳을 향해 걷거나, 나란히 앉아 이야기를 나눴다. 바다 위로 숨어드는 태양은 주위를 멜랑콜리 보랏빛으로 물들이고 모두들 참으로 너그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짐작건대 내 표정도 다르지 않았으리라. 아무것도 하지 않고서도 말이다. 


 

▶ 감각적인 디스플레이가 돋보이는 폴레떼의 우붓 매장


 싱그러운 기운으로 가득한 우붓의 골목


 관광객의 선글라스를 날름 빼앗아간 발리의 원숭이


 짐바란 해변의 석양


 


나의 바구스 인도네시아(Oh, my Bagus Indonesia)

②반둥 


 땅꾸반 프라후 화산 분화구 주변을 둘러싼 노점 풍경


 


반둥(Bandung) 

방울방울 맺힌 반둥의 추억


얼마 전 마트에서 뽀로로 버블건을 보고 갖고 싶다고 말했다가 마치 제 아들 나무라듯 “네가 애냐?” 꾸지람을 준 친구에게 보란 듯이 한 장의 사진을 전송했다. 하트 모양 막대기에서 봉긋하게 맺힌 비눗방울. 바다로 둘러싸인 발리에서 화산으로 둘러싸인 고원 분지 반둥으로 옮겨 오는 동안 나는 나이를 거꾸로 먹는 벤자민 버튼이 된 것인가? 옥빛의 화산 호수 까와 뿌띠(Kawa Putih)에서 1만 루피아, 우리 돈 800원 남짓을 주고 산 비눗물에 신이 났다. 


화산에 가까워지는 동안에 웨딩 촬영으로 유명한 곳이란 설명을 들었다. 화산의 산화 정도에 따라 옥빛이 점점 짙어지다 옅어지다를 반복하며 신비로운 분위기를 연출하기 때문이다. 스튜디오 촬영 일색인 우리에겐 다소 생경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이토록 고운 풍경이라니. 새하얀 웨딩드레스를 입은 신부와 턱시도 차림의 신랑은 숨길 수도, 참을 수도 없는 미소를 짓는다. 하긴 그걸 왜 숨기고 참겠는가. “Congratulation!”이라는 인사에 “감사합니다”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이 부부 센스가 보통이 아니다. 행복하길 바라며 비눗방울 세례. 내 비눗방울이 흩날려 뭇사람들의 기념사진 또한 조금은 특별한 장면으로 연출되니 애 같으면 어떤가. 나는 오늘 누군가에게 더없이 인심 좋은 외국인 관광객으로 기억되리라. 반둥 여행 중엔 마침 정이현의 짧은 소설 <말하자면 좋은 사람>을 읽고 있었다. 아무도 없는 곳에서 홀로 훌쩍이며 눈물 훔치는 어른이 되었지만 여전히 들꽃처럼 살고 싶은 그런 사람. 


반둥이 화산으로 둘러싸여 있다는 말은 땅꾸반 프라후(Tangkuban Perahu)에서 실감한다. 도심을 기준으로 남쪽에 까와 뿌띠, 북쪽의 땅꾸반 프라후가 반둥의 대표적인 관광명소. 땅꾸반 프라후는 최근까지 크고 작은 분화가 일어나고 있는 만큼 까와 뿌띠보다 훨씬 짙은 유황냄새가 콧속을 간지럽힌다. 분화구 주변을 한 바퀴 도는 동안 유황 연기만큼이나 매력적인 것은 곳곳에서 올라오는 화로 연기. 화산돌과 숯을 달군 화로에 손부채질을 해가며 익혀 주는 옥수수는 한 알 한 알 톡톡 터져 나오는 식감이 재밌다. 노점 평상에 걸터앉아 내려다보는 잿빛 분화구는 파란 하늘과 묘한 대비를 이룬다. 음흉한 눈빛으로 스프를 끓여대는 스머프 마을의 가가멜이 떠오른 건 어울리지 않는 듯 어우러지는 그 색감 때문이었을까.


화산으로 인해 비옥해진 토양과 고원의 서늘한 기후는 반둥에 풍성한 먹을거리를 가져다주었다. 도심에서 화산지대를 오가는 동안에 논이며 밭이며 튼실한 흙의 기운이 가득 느껴지는데 그 중 가장 눈에 띄었던 것은 딸기농장이다. 서울에서 딸기체험 하러 가자고 했으면 아마도 콧방귀와 함께 핀잔만 배불리 들었을 텐데 역시나 여행길이 좋긴 좋다. 기어이 차를 멈춰 세우고 발갛게 익은 딸기를 꼭지째 똑똑 한 바구니 가득 채우는데 그 누구도 토를 달지 않는다. 어린 날의 추억이 방울방울 터져 나오고, 새로운 추억이 방울방울 맺힐 뿐. 


 

 까와 뿌띠 화산 호수에서 웨딩 촬영을 하고 있는 커플


 사막 한가운데 오아시스를 닮은 까와 뿌띠 화산 호수


 땅꾸반 프라후 화산 꼭대기에서도 삶은 계속된다


 부채질을 하며 옥수수를 익히는 반둥 여인


 올망졸망 꽃송이처럼 곱게 맺힌 반둥 딸기


▶ 화로에 구운 옥수수. 서걱서걱한 식감이 재미있다


 


travel info Indonesia


AIRLINE

가루다 인도네시아항공(Garuda Indonesia)

1949년 운항을 시작한 인도네시아의 국영항공사 가루다인도네시아항공이 인천-발리 노선을 주 6회(월, 화, 목, 금, 토, 일요일) 운항하고 있다. GA871편이 11:05 인천에서 출발하여 17:05 발리에 도착한다. 돌아오는 편은 00:15 발리를 출발하여 08:25 인천에 도착한다. 


가루다인도네시아항공은 지난 2014년 영국 항공 서비스 평가 전문 기관인 스카이트랙스(Skytrax)로부터 최고 등급인 5성급 항공사에 선정되었다. 기내서비스는 물론 지상 서비스까지 800개 이상의 기준을 만족시키는 수준 높은 퍼포먼스를 보이는 항공사에게만 부여하는 타이틀로 가루다인도네시아항공은 전 세계 7번째 5성급 항공사가 되는 영예를 안았다. 또한 2014년 3월5일부로 20번째 스카이팀(Skyteam) 회원사가 되어 전 세계 1,064개 도시로 네트워크를 확장했다. 더불어 현재 한국-인도네시아 노선의 항공기는 최신형 A330으로 보다 쾌적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 02 773 2092 / www.garuda-indonesia.com


HOW TO GO

발리와 서부 자바(West Java)에 위치한 반둥은 비행기로 이동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가루다인도네시아항공은 발리에서 13:20 출발하여 14:05 반둥에 도착, 반둥에서 06:35 출발하여 09:15 발리에 도착하는 발리-반둥 노선을 매일 운항하고 있다. 약 1시간 40분 소요되는데 반둥이 1시간 늦다. 출·도착 시간은 현지 시각 기준. 





HOT SPRING

사리 아뜨르 호텔 & 리조트(Sari Ater Hotel & Resort)

42도의 천연 유황온천수가 흐르는 계곡가에 자리 잡아 온천욕을 즐길 수 있는 휴양지로 인기 있다. 최근에는 캠핑장을 오픈해 천혜의 자연 속에서 더욱 호사를 누릴 수 있게 되었다. 온천뿐만 아니라 리조트를 에워싸고 있는 차밭 산책을 하거나 낚시, 골프, ATV, 승마, 오프로드 드라이빙 등 다양한 액티비티가 가능해 가족여행객들이 즐겨 찾는다.


- Jl. Raya Ciater Subang, Westjava / +62 260 471700 800 / www.sariater-hotel.com




Resort & Hotel

더 트랜스 리조트 발리(The Trans Resort Bali)

핫하다. 올 7월에 문을 연 신상 리조트라는 점은 물론 발리에서 가장 번화한 스미냑 메인 스트리트까지 걸어서 5분이면 충분히 오갈 수 있는 곳에 위치하고 있으니 매력적일 수밖에. 도심 속 리조트인 탓에 프라이빗 비치는 없지만 호주에서 공수해 온 해변 모래로 단장한 비치풀이 오아시스가 되어 주는가 하면 10여 분 거리의 모자이크 비치 클럽(Mozaic Beach Club)까지 무료 셔틀 서비스와 함께 할인 이용권을 제공하니 아쉬울 것 하나 없다. 세밀한 발리풍의 조각과 회화로 장식한 184개의 리조트 객실과 16채의 풀빌라 모든 객실엔 욕실의 욕조 외에 별도의 자쿠지가 마련되어 있어 느긋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다. 


- Kerobokan Seminyak, Bali / +62 361 898 1234 / www.transresortbali.com




더 트랜스 럭셔리 호텔 반둥(The Trans Luxury Hotel Bandung)

더 트랜스 럭셔리 호텔 반둥은 놀이공원, 쇼핑몰과 함께 대규모 엔터테인먼트 단지를 이루고 있는 반둥의 새로운 랜드마크다. 맨 꼭대기 18층을 반둥의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하면서 식사를 즐길 수 있는 루프톱 레스토랑과 라운지로 꾸며 반둥에서 가장 인기 있는 나이트라이프 스폿이 되었다. 3층에 위치한 레스토랑은 수영장과 바로 연결되어 언제나 활기찬 분위기. 전 객실에 100% 구스다운 침구와 루이비통 라인의 아쿠아디파르마(Aqua Di Parma)의 어메니티를 제공하고 첨단 기술이 접목된 테크노짐(Techno Gym)을 구비한 피트니스 센터와 스파까지, 호텔의 모든 서비스는 럭셔리라는 이름에 걸맞다.


- Gatot Subroto 289, Bandung / +62 228 734 8888 / www.thetranshotel.com


 


에디터 손고은 기자  글 Travie writer 서진영  사진 김남용(Jiminpapa)

취재협조 가루다인도네시아항공 www.garuda-indonesia.com





출처/트래비(여행신문)



Posted by 강남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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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생에 단 한 번, 가장 로맨틱한 

여행을 꿈꾸는 커플에게 안내하고 

싶은 유럽의 소도시들.


▶ 코모호수의 진주라고 불리는 마을 ‘벨라지오’의 한 상점


 


코모는 로망


자신이 생각하는 가장 아름다운 장소에서 결혼식을 올리는 일은 전 세계 연인들의 공통된 로망이다. 그런 장소가 배우 원빈과 이나영에겐 강원도 정선이었고, 배우 이영애에겐 하와이였고, 가수 이효리에겐 제주였을 것이다. 이탈리아의 연인들은 코모호수(Lake Como)를 마음에 품는다. 아니, 이탈리아 사람이 아니어도 코모호수를 알고 있는 사람은 누구나 한 번쯤 그곳에서 결혼하는 상상을 한다. 존 레전드, 조지 클루니도 각각 2013년과 2014년 코모호수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코모호수는 스위스와 국경을 접한 이탈리아의 북쪽에 오르타(Orta)호수, 마조레(Maggiore)호수, 루가노(Lugano)호수, 이세오(Iseo)호수, 가르다(Garda)호수 등과 함께 자리해 있다. 이 호수들은 모두 알프스의 빙하가 녹아 흘러내린 물이 고여 만들어졌다. 이들 중에서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호수’란 수식어가 붙는 곳이 코모호수다. 밀라노에서 기차로 50분 거리에 있는 도시 코모Como와 접해 있어 코모호수라는 이름으로 유명하지만 정식 명칭은 ‘라리오(Lario)호수’다.


코모호수는 중세시대부터 유럽 귀족과 부호, 예술가들의 휴양지로 사랑받았다. 깎아지른듯 높은 알프스산맥, 깊고 푸른 호수, 지중해의 온난한 기후와 알록달록한 호숫가 마을이 어우러진 이곳을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었을까. 지금도 코모호수는 전 세계의 부호들이 사랑하는 휴양지다. 조지 클루니, 베르사체, 아랍 왕족 등이 이곳에 별장을 사 놓고 틈날 때마다 찾아와 휴가를 보낸다.



 ‘바레나’마을에서 바라본 호수의 풍경


 코모호수 전경


 코모 올드타운의 예쁜 건물


 


호수와 서른 개의 동화


‘코모에 도착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코모를 떠나는 일’이란 말이 있다. 관문도시인 코모에만 머물러서는 코모호수의 진가를 볼 수 없다는 이야기다. 코모호수는 동그랗지 않다. 알프스산맥에서 한줄기로 내려오다가 양 갈래로 갈라지는 ‘사람 인人’자 모양으로 생겼다. 이 길쭉한 호숫가를 따라 30여 개의 동화 같은 마을이 동글동글 뭉쳐 있다. 그 마을들 속으로 들어가야 코모호수의 진짜 아름다움을 만나게 된다.


가장 유명한 마을은 호수가 두 갈래로 나뉘는 꼭짓점에 있는 벨라지오(Bellagio)다. ‘아름답고 마음 편한 곳’이란 뜻을 가진 이 마을은 코모호수의 진주라고 불린다. 마을 구석구석 그림 같은 골목이 천지여서 젤라토를 하나씩 손에 쥐고 걷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질 수 있다.


시간이 많지 않다면 코모에서 페리로 두 정거장 거리의 체르노비오(Cernobbio) 마을을 가 보길 권한다. 코모호수 전체를 통틀어 가장 유명한 호텔 ‘빌라데스테(Villa d’Este)’가 여기에 있다. 15세기 소박한 수녀원이었던 곳이 100년 후인 16세기에 대저택으로 개조됐고, 1873년부터 호텔로 이용되며 무려 600여 년의 세월 동안 코모호수의 상징이 되어 왔다.


빌라데스테에는 16세기부터 이탈리아를 비롯해 세계 각국의 왕족과 귀족이 찾아와 휴가를 즐겼다. 호텔이 된 뒤로는 소설가 마크 트웨인, 가수 마돈나, 디자이너 랄프 로렌 등이 이곳을 ‘두 번째 집’이라 부를 정도로 자주 찾았다. 20세기 중반엔 ‘또 하나의 할리우드’라고 불릴 정도로 많은 영화배우들이 모여들었다고 한다.


 


고급스럽게 또는 소소하게 데이트하기


앞서 소개한 빌라데스테는 고객의 사생활 보호를 최고의 가치로 꼽는 곳이어서 아무나 호텔 내부를 둘러볼 수 없다. 그렇다고 코모호수를 대표하는 호텔을 목전에 두고 그냥 돌아서긴 아쉬울 터. 방법이 있다. 바로 빌라데스테의 ‘라 베란다(La Veranda)’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는 것. 햇빛이 호수에 반짝이는 점심이나 노을이 호수를 물들이는 저녁, 빌라데스테의 아름다움을 눈에 담으며 이탈리아 정통 음식을 맛보는 경험. 사랑하는 사람과의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이다.


소소한 데이트를 좋아하는 커플에겐 조금 다른 걸 추천하고 싶다. 마을버스를 타고 코모호수 주변 마을을 여행하는 거다. 가장 붐비는 노선인 코모에서 벨라지오 가는 길을 넘어서면 버스는 좁고 가파른 언덕길로 들어선다. 차 한 대가 겨우 지나갈 듯한 길을 미끄러지듯 유연하게 통과하는 운전기사의 노련함에 감탄하고,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호수의 풍경에 ‘우와우와’ 감동하는, 재미있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산꼭대기에서 코모호수의 전망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푸니쿨라(Funicula)’도 잊지 말고 타 보는 것이 좋다. 코모의 브루나테(Brunate)산에 있는 푸니쿨라가 특히 유명하다.


우아한 허니문 사진을 남기고 싶다면 일반인들에게 개방된 대저택을 찾아가 보길. 트레메조(Tremezzo) 마을의 ‘빌라카를로타(Villa Carlotta)’는 미술관 간판을 걸고 있어 누구나 들어가 구경할 수 있다. 밀라노의 한 은행가가 1960년에 지었다는 이 저택의 정원에는 꽃이, 건물 내부에는 미술작품이 가득하다. 곳곳에서 웨딩사진을 찍는 이탈리아 커플들을 심심찮게 만날 수 있다. 



코모호수 찾아가기

코모는 밀라노에서 기차를 타고 가는 것이 가장 편리하다. 50분이면 도착한다. 코모에서 코모호수의 다른 마을로 이동할 땐 페리 또는 버스를 타면 된다. 코모 카보르광장 선착장에서 하루 30편 이상 페리가 출발하는데, 벨라지오까지 가는 배는 수시로 운행한다. 갈 때는 마을마다 정차하면서 천천히 가는 유람선을, 돌아올 때는 코모까지 곧장 오는 일반 여객선을 타는 것이 좋다. 


 


글 고서령 기자 사진 트래비CB




출처/트래비(여행신문)



Posted by 강남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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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아르누보의 꽃이 피다 올레순(Alesund)


새였다면 좋았을 텐데.

우렁찬 산의 높이와 고요한 물의 깊이 그리고 피오르를 감싸던 바람의 너비 사이에서 유영하고 싶었다. 예술을 품은 도시도 마찬가지. 노르웨이가 당신에게 주는 선물은 평화. 그리고 그것만으로 완벽한 세상. 




 


아르누보의 꽃이 피다 

Alesund(올레순)


불길이 지나간 자리, 동화가 되었다


책 한 권 펼쳐 들고 까무룩 잠이 들었다가 랜딩 사인에 눈을 떴다. 오슬로에서 2시간, 달콤한 잠 한숨 거리에 올레순이 있다. 손바닥만한 공항을 나와 3개의 해저 터널을 지나면 도심에 도착한다. 공항이 도심에서 1시간 거리에 자리한 비그라(Vigra)섬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헌데 유명한 오슬로나 베르겐을 제쳐 두고 올레순이라니. 이름조차 낯선 이곳에 ‘왜’ 왔는가. 남서부 해안가에 자리한 올레순은 인구 4만여 명의 작은 소도시다. 이를 증명하듯, 도시 한가운데에 들어서도 한적하기만 하다. 빽빽한 것은 건물이요, 드문 것은 사람이다. 여행의 재미 중 8할은 사람이 주는 것이라지만 올레순은 아니다. 도심 곳곳 발길 가는 어느 곳에서건 고개를 들어 건물의 벽과 문, 창문과 지붕을 볼 것. 감탄사는 미리 준비해 두시라.


올레순은 ‘아르누보(Art Nouveau)’의 옷을 입은 도시다. ‘새로운 예술’이란 아르누보는 1900년대 초반, 유럽을 중심으로 유행한 건축양식인데 사실 단순 명료하게 설명하긴 어렵다. 자연의 것에서 모티브를 얻기도 하고, 일본 판화 양식에서 영향을 받기도 하는 등 발상과 표현을 자유롭게 한, 그야말로 ‘새로운’ 모든 양식을 말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정의는 애매모호할지라도 걱정하지 말길. 올레순에 들어서는 순간, 무엇이 아르누보인지 당신의 눈이 먼저 깨달을 것이다. 


건물을 휘감은 넝쿨 장식, 아치형 창틀, 둥글거나 뾰족한 지붕 등은 섬세한 감성을 가진 누군가가 꼼꼼히 손본 삽화 속 동화마을 같다. 올레순을 관통하는 브로순뎃(Brosundet) 바닷가의 여유로운 풍경 또한 마찬가지다. 그러나 올레순의 낭만적인 풍경은 비극에서 비롯된 것이다. 1904년 마을 서쪽에서 시작된 작은 불씨는 바닷바람을 타고 빠르게 번져 온 도시를 불태우고 말았다. 나무 건물이 대부분이었던지라 속수무책으로 화마에 휩싸였고, 단 한 채만을 남기고 850여 채의 건물들이 모두 잿더미가 됐다. 이 소식을 듣고 곳곳에서 젊은 건축가들이 찾아와 마을을 다시 살리는 데 손을 더했다. 마을은 당시 유행하던 아르누보 스타일로 3년 만에 재건됐다. 벽돌 건물이 대부분인 것도 그때의 교훈에서 비롯된 것이다. 화마 속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았던 ‘미라클 하우스’는 지금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파란만장한 올레순의 역사는 아르누보 센터에서 영상과 사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역사를 알고 나면 걸어 다니며 보이는 마을의 풍경이 새롭게 다가온다. 시련이 올레순에 깊이를 더해 준 셈이다. 물론 이런 풍경을 보존하기 위해 노력하는 덕분이기도 하다. 아르누보 양식으로 지어진 건물들은 시의 허가가 없이는 함부로 새로 짓거나 디자인을 변경할 수 없고, 색을 새로 칠할 수도 없다. 덕분에 건물 내부는 현대식으로 바뀌더라도 외형만큼은 그때의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고. 


건물 하나하나마다 각기 다른 모습의 아르누보를 만날 수 있으니 올레순을 제일 잘 볼 수 있는 방법은 ‘걷기’다. 그리고 악슬라(Aksla) 전망대에 올라 전체를 조망하는 기쁨도 놓칠 수 없다. 마을 동쪽 끄트머리에 자리한 악슬라 전망대는 418개 계단을 따라 올라가는 방법이 있고, 차를 타고 산을 빙글 돌아 올라가는 방법이 있다. 전망대에 서면 마을은 미니어처가 된다. 건축양식 덕분인지 더욱 아기자기하다. 색색깔의 건물, 멀리 보이는 섬을 오래 기억하려면 가만히 서서 여유롭게 바라볼 일이다. 볕이 좋은 날이면 이곳 주민들도 악슬라산을 오르며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고.  





노르웨이 바다 생태를 한눈에

아틀란틱 씨 파크 (Atlanterhavsparken)


물개가 바다와 연결된 야외 연못에서 고개를 쏙 빼어 들고 사육사에게 먹이를 달라고 다리로 수면을 팡팡 친다. 아틀란틱 씨 파크는 노르웨이 바다에 살고 있는 어종을 관찰할 수 있는 해양 테마파크다. 물개와 펭귄이 살고 있는 야외 연못, 자연광을 이용한 내부 수족관 등으로 이뤄져 있다. 앞 바다의 물을 그대로 수족관에 사용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게를 낚거나 멍게나 불가사리를 직접 만져 볼 수 있는 체험형 공간이 있어 아이들과 함께일 때 더욱 즐겁다. 


9~5월 | 월~토요일 11:00~16:00, 일요일 11:00~18:00, 6~8월 | 토요일 10:00~16:00, 월~금요일 및 일요일 10:00~18:00

170크로네, 3~15세 아동 75크로네, 3세 이하 무료

Atlanterhavsparken, Tueneset, N-6006 Alesund / +47 70 10 70 60 / www.atlanterhavsparken.no


 

▲ 악슬라 전망대에서 내려다보이는 올레순의 풍경. 아기자기하고 평화로운 풍경이 가득 담긴다


 올레순을 관통하는 브로순뎃 바다의 양옆에 아르누보를 입은 건축물들이 빼곡히 들어서 있다



 꽃으로 장식을 더한 건물의 입구. 오랜 시간이 만든 빛바램이 더욱 운치를 더해준다


 골목골목을 걷다 보면 보석같은 올레순의 건물들을 만날 수 있다


 악슬라 전망대로 올라가는 418개 계단




② 비밀의 정원 예이랑에르 피오르(Grirangerfjord)


길 위에 서면 가득 벅차 오르는 것들


차는 둥근 능선을 넘고 넘어 달린다. 집 한 채 보이지 않는 땅이 이어지다가도 언덕을 넘으면 열댓 채가 옹기종기 모여 앉아 있다. 양옆으로 보이는 산은 길이 깊어질수록 한 눈에 담을 수 없을 정도로 커지고, 산 꼭대기에만 수줍게 쌓여 있던 눈은 이내 등